스토너 (초판본, 양장)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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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디자인으로 다시 출간된 덕에 몇 년만에 다시 읽는 <스토너>. 처음 읽었을 때 받았던 충격이 생생하다. 더없이 평범한 보통 사람 스토너의 인생을 시간순으로 그려낸 이 소설은 ‘평범하기에 숭고하다’는 말을 증명하고 있다.​



책 속에는 삶과 문학, 언어에 대한 사랑이 깊이 스며들어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스토너가 처음으로 문학에 매료되는 바로 그 순간을 묘사한 장면이다. 결코 명료하게 설명할 수 없는,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황홀함과 성취감! 특히 그 이후 스토너가 전 생을 다해 문학을 비호하는 이로 그려져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보통 사람의 (어쩌면 실패했다고도 볼 수 있는) 인생을 다룬, 출간 당시에는 빛을 보지 못했다는 소설 <스토너>. 재조명된 이후에는 수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인생 책으로 꼽는다. 누군가 나에게 “혹시 당신에게도 이 책이 인생 책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그렇다”고 대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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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20-07-22 0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책입니다. ㅠㅠ
 
다시 쓸 수 있을까 - 77세에 글을 잃어버린 작가 테오도르
테오도르 칼리파티데스 지음, 신견식 옮김 / 어크로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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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평생 40여권의 책을 출간한 77세의 전업 작가다. 그런데 어느 날 더 이상 글이 써지지 않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글이 글을 불러왔던 예전의 감각을 느낄 수 없다. 글을 쓸 수 없는 작가를 작가라고 할 수 있는가? 아닐테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막막하기만 하다. 바로 스웨덴 작가 테오도르의 이야기다. 그의 에세이 <다시 쓸 수 있을까>는 작가로서 최대의 위기를 맞은 그가 자근자근 그 위기를 헤쳐나가기까지의 여정이 담겨있다.



다시 쓸 수 있을까,라는 저자의 고민은 ‘다시 할 수 있을까‘ 혹은 ‘다시 살 수 있을까‘ 등의 비슷한 말로도 바꾸어 생각해볼 수 있다. 어쩌면 무언가를 다시 하는 것은 처음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용기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 같다. 무엇이든간에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해왔던 일이 순식간에 막혀버린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미련 없이 뒤돌아갈 수도 있고 끝까지 정면돌파를 해볼 수도 있겠다. 사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저자가 ‘그냥 내 인생을 바꿔야만 한다. 잃어버린 것을 되찾아야 한다.(33P)‘고 결심하고 바로 행동하는 장면이었다. 저자는 수십년을 머물렀던 작업실을 정리해버리고 만다. (물론 이게 끝이 아니다.)



저자 테오도르 칼리파티데스는 그리스인이나 스웨덴에 정착해 스웨덴어로 글을 쓰는 작가다. 책의 후반부에 이르러 이 독특한 정체성이 그에게 터닝 포인트가 되어준다. 결국 저자는 다시 글을 쓰는데 성공하고야 만다. 그 과정이 참 놀라운데 어떤 것인지는 직접 확인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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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시리즈의 네 번째 단행본. 이번에는 소설가다. ‘좋은 소설가는 철학자의 몫까지 할 수 있다’는 조수용 발행인의 말을 시작으로 여덟 편의 인터뷰와 한 편의 에세이를 만나볼 수 있다. 써야만 하는 이야기를 쓰는 사람, 소설가.



책 속에는 다양한 소설가들의 깊이있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왜 소설을 쓰는지, 소설가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하루 일과는 어떤지 등등. 인터뷰를 하나씩 읽다보면 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해 조금은 더 잘 알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중간에 이르러 ‘이 책의 인터뷰를 찾아볼 사람이라면 이미 써야 하는 사람’이라는 장강명 소설가의 말에 한참을 멈춰있게 될지도.



꾸준히 쓰는 일밖에는 없다고 말하는 마르크 레비, 자신의 소설을 ‘독자와의 대화’라고 정의내리는 정세랑, 소설가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헌신이라고 단언하는 로셀라 포스토리노. 좋아하는 작품들을 쓴 세 소설가의 인터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글을 쓰는 일과 직업에 마음이 간다는 것을 다시금 확신할 수 있었다. ‘소설의 가치가 한 사람의 삶에 우선하지 않는다’(김초엽)는 문장 또한 내내 곱씹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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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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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사적 복수를 생각해본 적이 있지 않을까.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혹은 저지른 범죄에 비해 턱없이 적은 형량을 받는 범죄자들을 볼 때 말이다. 소설 <디 아더 피플>은 대신해서 복수를 해주는 다크웹사이트다. 조건은 단 하나, 나중에 한 번 신세를 갚는 것. 복수의 품앗이.



딸이 죽지 않았다고 믿으며 정처없이 돌아다니는 게이브와 그에게 닥친 비극에 어떤식으로든 연결되어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진행된다. 소설의 중후반부에 이르러 게이브의 비밀이 드러날때가 가장 재미있다.



솔직히 말하면 초반 180페이지 정도는 계속 읽을지 말지 많이 망설였다. 다행히 이후부터는 쭉쭉 진도가 나가서 막힘없이 읽을 수 있었다. 물론 데우스 엑스 마키나식 해결법이라는 의심도 들었지만, 타임킬링용으로 나쁘지 않았다.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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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언어들 - 나를 숨 쉬게 하는
김이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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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사가이자 방송인으로 활동중인 김이나의 에세이 <보통의 언어들>. 왜 제목이 ‘보통의 언어들’일까 궁금했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참 절묘한 제목이었다. 저자는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지만 의미를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는 단어들을 관계, 자존감, 감정 세 가지 카테고리로 소개한다.



책을 읽으며 두루뭉술해지기 쉬운 이야기가 정확하게, 그러나 전달되기 쉽게 쓰여져있어 놀랐다. 저자가 대중과 가까이에서 호흡하는 이이기에 가능한 글쓰기가 아니었을까. 또한 저자는 자기 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돌아보고 살피는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마다 저자의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이 묻어나있다. 그 진솔함 덕분에 기대했던 것보다 더 깊이 공감하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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