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서 오늘도 버렸습니다 - 매일의 기분을 취사선택하는 마음 청소법
문보영 지음 / 웨일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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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버리고 버려도 가지고 있는 물건의 총합은 절대 줄지 않는 것 같다. 무엇인가를 버리면 꼭 무엇인가가 나타나 빈 자리를 대신한다. 그렇다면 무언가를 버릴 때 불안도 같이 치워버리고 그 빈 자리는 행복으로 채우면 어떨까? <불안해서 오늘도 버렸습니다>는 문보영 시인의 ‘버리면서 불안 다이어트하기‘의 기록이다. 저자는 그 날 버린 물건이 무엇인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왜 그 물건을 버리게 되었는지에 대해 쓴다. 또한 살아있는 한 끊임없이 쓰레기가 나온다는 점에서 이 책은 저자의 ‘살아있는 나 자신 그리고 삶에 대한 관찰(9p)‘이기도 하다.



재미있게 읽었던 글은 ‘인싸와 아싸‘. 취향이 개인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시대. 대체 인싸란 무엇이고 아싸란 무엇인가? 저자는 ‘안쪽에 소속되어야 한다는 불안은 내가 오롯이 나 자신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방해‘하므로 ‘차라리 아뿔싸에 가까운 사람으로 살아가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다(118p)‘고 말한다. 그래 이거다. 나는 종종 ‘나다움‘을 강조하면서도 각종 인증으로 ‘인싸‘가 되기를 종용하는 이 사회가 피곤하게 느껴진다. 하나만 잘 하기도 어려운데 말이다. 그러니 저자의 말대로 어딘가에 속해야한다는 강박을 집어던지고 아뿔싸 인간이 되는 편이 여러모로 더 나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 자신에게는 더 집중할 수 있을 테니.



삶에 대한 희망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계속 희망을 생각하다보면 결국 희망에 의존하는 희망의존인간이 되고 만다. 희망의존인간이 되는 것이 무엇이 나쁘냐 싶지만 문제는 ‘우리의 인생에서 희망이 하차할 때도 있다(34p)‘는 것. 저자는 ‘희망 꼴통으로 살아가는 법(35p)‘에 대해 이야기한다. ‘희망 아닌 것을 희망이라 부를 때 희망을 발견할 수 있‘지 않냐며. 그러게. 있다가도 없는게 희망이니까. (행복과 마찬가지로..) 희망이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희망 부가 서비스 요청‘없는 저자의 글을 다양한 지면에서 더 자주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거의 반 년만에 새로 만나는 저자의 단행본. 열일 너무 좋고요.. 일기 딜리버리로 이미 받아본 글들도 단행본이 나왔으니 다시 쭉 읽기!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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