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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보이
데이비드 셰프 지음, 황소연 옮김 / 시공사 / 2019년 3월
평점 :
<뷰티풀 보이>는 데이비드 셰프가 약물에 중독된 아들 닉의 치료과정을 함께한 실제 이야기를 그려낸 에세이로 2008년에 출간되었다.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동명 영화로도 제작되어 2019년 개봉을 앞두고 있다. 나는 안일하게도 티모시 샬라메라는 말만 듣고 영화를 보기 전에 원작을 읽어보자는 생각에 이 책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며칠동안 정말, 너무나 힘들었다. 마치 수 클리볼드의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를 읽었을 때와 비슷했다. 자식을 이해하려고 애쓰고, 받아들이려고 고군분투하며, 자기 자신이 망가지는지도 모르고 자식을 떠올린다는 점에서 수 클리볼드와 데이비드 셰프는 닮은 지점이 있다. 물론 그들이 처한 상황은 너무나 다르지만, 부모가 끈질기게 '왜'를 묻고 해답이 없을지라도 해답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은 읽고 있기가 너무나 힘겹다.
아직 부모가 되어보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나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고 느껴져서인지 나는 계속해서 무너졌다가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닉의 모습에 마음이 쓰였다. 거짓말을 하고, 스스로 통제할 수 없기에 약물 복용을 반복하고, 자기 자신을 혐오하고, 그럼에도 바뀌지 않고. 그러나 놀라운 점은 저자인 데이비드 셰프를 비롯해 닉 주변의 가족들이 끝까지 그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포기할 수 없었다는 말이 옳은지도 모르겠다.) 현재 닉은 8년째 약을 끊고 지내며 가정을 꾸리고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언제 다시 무너질지는 모르는 일이나 그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조금씩 스스로를 이겨왔다는 점만은 대단하다.
약물 중독은 질병이며 중독자가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완전히 끊을 수 있는 것 또한 아니다. 참담하고 아프지만 그게 현실이다. 어찌됐든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수밖에. 그 과정에서 가족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건 어떻게 보면 큰 행운이 아닐까. 아무튼. 부모의 조건없는 사랑이라는 것에 놀라고, 그럼에도 그림자처럼 완전히 지울 수 없는 중독이라는 것에 또 놀랐다.
데이비드 셰프의 후속작 <Clean>과 닉 셰프의 <Tweak>등의 저서도 궁금해진다.
(*서평단 활동으로 제공받은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