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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기 있나이다 1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19년 6월
평점 :
조너선 사프란 포어. 정말 어마어마한 이야기꾼이다. <모든 것이 밝혀졌다>와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단 두 작품으로 미국 문학계의 신동이 된 그가 11년만에 써낸 장편소설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온 유대인 가족을 4대에 걸쳐 그려내는 소설이다.
도서관측의 정리 실수로 2권을 함께 빌려오지 못해 일단 1권만 읽은 상태다. 뭐랄까. 포어는 오직 소설만이 풀어낼 수 있는 방법으로 이야기를 짓는다. 특히 미국에서 유대인으로 살고 있는 가장 제이콥을 중심으로 민족, 가족, 남편, 아버지,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중간중간 삽입된 표현들은 날카롭고 신랄하지만 제이콥 가족을 둘러싼 사건들(이스라엘에서의 지진, 가족의 죽음, 외도 등)은 폭포처럼 연신 쏟아져내린다.
왜 사람들이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등장을 두고 ‘제 2의 필립 로스가 나타났다‘고 말했는지 알겠다. 내게는 로스의 글이 더 치밀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크고 작은 정체성의 문제를 거침없이 문장에 녹여내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능력은 두 작가 모두 독보적으로 뛰어나다.
제목 선정부터가 미쳤다. 2권을 마저 읽어야 정리가 될 것 같다. 대단한 작품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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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이 그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 아버지여 하니
그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다(Here I am)’
_창세기 22장 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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