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 - 자기 몫을 되찾고 싶은 여성들을 위한 야망 에세이
김진아 지음 / 바다출판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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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 책 모든 여성 지인들에게 한 권씩 선물해주고 싶을 정도다! 세상에 세상에! 이 책은 복합문화공간 ‘울프소셜클럽’의 운영자이자 카피라이터인 저자가 ‘과거의 헛발질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 반성하는 기성세대’로서 적어내려간 에세이다.



야망이 여자를 살린다. 그러나 ‘노력으로 채워지지 않은 텅 빈 야망은 오히려 독이다.(8p)’



결혼은 불안을 해소하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나의 가장은 나다.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잠재된 남자에게 욕망당하고 싶은 욕망. 그 ‘초이스 당함’이 권력이 아니라는 걸 명심하자. 저자의 말대로 ‘여자는 예쁠 필요도 욕망당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두려움 없이 더 큰 꿈을 꿔야 한다.



내 안에 내재된 가부장제가 나를 검열하고 짓눌러올때마다 이 책을 떠올려야지. 또한 내게 필요한 것은 남자나 결혼이 아니라 나만의 공간과 경제력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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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칸에서 바닷소리 들으며 시나리오를 씁니다 니시카와 미와 산문집 2
니시카와 미와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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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직업>에 이은 니시카와 미와 감독의 두번째 산문집 <료칸에서 바닷소리 들으며 시나리오를 씁니다>. 첫번째 산문집이 영화계에 입문하고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였다면 두번째 산문집은 영화 <아주 긴 변명>을 제작하던 때를 중심으로 ‘함께 만들어나가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였다.



사실 니시카와 미와 감독만의 톡톡 튀는 색이 잘 드러난다고 생각되는 쪽은 첫번째 산문집이다. 더 재미있기도 했고. 하지만 영화 현장이나 감독의 작품 세계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을 때는 역시 두번째 산문집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두 권 모두 국내에는 올해 소개되었지만, 각각 2013년 2017년으로 4년의 시간차가 나는 산문집이니 결이 다른 것이 당연하다.



첫번째 산문집에서 무능한 자신과 살아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던 감독은 이제 ‘자신에 대해서도, 타인에 대해서도, 포기만 하지 않으면 우리는 또 어디까지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감독은 불현듯 ‘함께‘의 의미를 깨닫게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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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를 열어 바닥까지 휘젓고 - 피나, 당신의 카페 뮐러 활자에 잠긴 시
안희연 지음, 윤예지 그림 / 알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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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연 시인과 윤예지 일러스트레이터가 현대무용의 거장 피나 바우쉬와 만났다. 시인은 글을 쓰고 일러스트레이터는 그림을 그린다. 알마 출판사의 ‘활자에 잠긴 시‘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장르의 경계를 너머 시와 그림으로 쓴 산문‘. 얼마전 안희연 시인의 에세이를 꽤 흥미롭게 읽었던 터라 주저없이 골랐다.



사실 나는 피나 바우쉬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다큐멘터리 영화 <피나>는 오랫동안 보고싶은 영화 목록에 있었으나 보지 못했고, 그녀의 작품이 한국에서 공연될 때마다 한 발짝씩 늦게 알게되는 바람에 작품도 본 적이 없다. 무수히 많은 말들로만 들어왔을 뿐. 이 책을 읽기 위해서 <피나>를 봐야 하나 며칠 고민했는데 그냥 영화 <그녀에게> 도입부에 나오는 ‘카페 뮐러‘를 감상하는 것으로 갈무리했다. 안희연, 윤예지 두 작가가 그려내는 피나 바우쉬를 읽고 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 (변명)



시인은 중간중간 피나 바우쉬에게 편지를 보낸다. 걱정과 불안, 고민거리에 대해서. 이에 대해 피나는 단호하고 조금은 엉뚱한 답변을 내려줄 것만 같다. ‘나를 열어 바닥까지 휘젓는‘그런 답변.



알마 출판사의 ‘활자에 잠긴 시‘ 시리즈는 둥근 모서리에 감각적인 일러스트작품이 함께 들어있어 마치 한 권의 작품 같다. 예술가들이 또 다른 예술가에게 마치는 연서를 몰래 읽는 느낌이다. 다음 권에서는 어떤 예술가들의 만남을 보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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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면 종류에 상관없이 즐겨읽지만 굳이 가장 손이 가지 않는 책을 고르자면 그림책인 것 같다. 어린이만을 위한 책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일까? 생각해보니 내 손으로 그림책을 사 본 적도 없다. 아무래도 내가 책을 ‘활자로 적힌 이야기‘로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 나의 고정관념을 깨뜨려준 것이 이 두 권의 책이다. 복합문화예술공간인 맨션나인에서 발간한 ‘현대 미술을 가지고 노는 그림책 시리즈‘. 오수지 작가의 그림이 실린 <오늘은 무엇을 먹나요>와 임보영 작가의 그림이 실린 <괜찮아 정원>. 이 책들은 단순한 그림책을 넘어 작가의 도록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책을 펼쳤을 때 이야기보다도 그림에 집중할 수 있었는지도. 줄글로 된 이야기를 재빨리 읽어치우기에 바쁜 내가 천천히 그림을 뜯어보며 책을 읽기는 처음이다.



‘작가의 도록을 그림책으로 바꾸는 작업‘을 통해 세상에 나온 두 권의 책. 그래서인지 하나의 이야기로 쭉 이어진다기보다는 각 작품 작품마다 캡션이 달린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비록 이야기 자체는 매끄럽지 않았지만 크게 불편하지 않았던 이유는 작품 각각이 연결되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림책 선물을 받으니 어린아이가 된 것 같다. 어쩌면 그림책은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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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기 있나이다 1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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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사프란 포어. 정말 어마어마한 이야기꾼이다. <모든 것이 밝혀졌다>와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단 두 작품으로 미국 문학계의 신동이 된 그가 11년만에 써낸 장편소설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온 유대인 가족을 4대에 걸쳐 그려내는 소설이다.



도서관측의 정리 실수로 2권을 함께 빌려오지 못해 일단 1권만 읽은 상태다. 뭐랄까. 포어는 오직 소설만이 풀어낼 수 있는 방법으로 이야기를 짓는다. 특히 미국에서 유대인으로 살고 있는 가장 제이콥을 중심으로 민족, 가족, 남편, 아버지,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중간중간 삽입된 표현들은 날카롭고 신랄하지만 제이콥 가족을 둘러싼 사건들(이스라엘에서의 지진, 가족의 죽음, 외도 등)은 폭포처럼 연신 쏟아져내린다.



왜 사람들이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등장을 두고 ‘제 2의 필립 로스가 나타났다‘고 말했는지 알겠다. 내게는 로스의 글이 더 치밀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크고 작은 정체성의 문제를 거침없이 문장에 녹여내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능력은 두 작가 모두 독보적으로 뛰어나다.



제목 선정부터가 미쳤다. 2권을 마저 읽어야 정리가 될 것 같다. 대단한 작품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

이삭이 그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 아버지여 하니
그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다(Here I am)’

_창세기 22장 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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