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라면 종류에 상관없이 즐겨읽지만 굳이 가장 손이 가지 않는 책을 고르자면 그림책인 것 같다. 어린이만을 위한 책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일까? 생각해보니 내 손으로 그림책을 사 본 적도 없다. 아무래도 내가 책을 ‘활자로 적힌 이야기‘로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 나의 고정관념을 깨뜨려준 것이 이 두 권의 책이다. 복합문화예술공간인 맨션나인에서 발간한 ‘현대 미술을 가지고 노는 그림책 시리즈‘. 오수지 작가의 그림이 실린 <오늘은 무엇을 먹나요>와 임보영 작가의 그림이 실린 <괜찮아 정원>. 이 책들은 단순한 그림책을 넘어 작가의 도록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책을 펼쳤을 때 이야기보다도 그림에 집중할 수 있었는지도. 줄글로 된 이야기를 재빨리 읽어치우기에 바쁜 내가 천천히 그림을 뜯어보며 책을 읽기는 처음이다.
‘작가의 도록을 그림책으로 바꾸는 작업‘을 통해 세상에 나온 두 권의 책. 그래서인지 하나의 이야기로 쭉 이어진다기보다는 각 작품 작품마다 캡션이 달린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비록 이야기 자체는 매끄럽지 않았지만 크게 불편하지 않았던 이유는 작품 각각이 연결되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림책 선물을 받으니 어린아이가 된 것 같다. 어쩌면 그림책은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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