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연애의 모든 것
이응준 지음 / 민음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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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말했다. " 악처는 남편을 철학자로 만든다"라고. 그런데, 그런 소크라테스의 말에 수긍이 가는가하면, 예전부터 내내 한번 그에게 질문을 하고 싶었다. 그럼, 악처를 만드는 것은 무엇이냐고. 또 묻고 싶었다. 그렇다면 악부는, 과연 그의 부인을 철학자로 만들어낼 수 있는가? 라고 말이다. 소크라테스는 또 비겁하게 변명을 하면서 도망갈지도 모르겠지만. 그래, 분명 그의 처, "크산티페" 는 세계 3대 악처가 돼 있다.

그럼, 그 악처의 입장에서 보자.

남편이 철학을 한다. 좋다, 이거다. 그런데_ 돈을 먹고 살만큼 벌어놓았던가? 아니다. 갑부라서 먹고 살 걱정이 없던가? 아니다. 그러하면, 그나마 신분이 고귀해서 "명예" 라도 있던가? 아니다. 그러면, 소크라테스가 꽃미남이던가? 그건 더더욱 아니다. "소크라테스 닮았다" 라는 말이 욕일 정도로 못났다. 그렇다면, 그나마 마지막 하나, 연하던가? 아니다 ! 연하는 커녕 이 사람은 중늙은이고, 크산티페는 젊다. 나이차도 많다. 한마디로 무능하고, 외모도 볼품 없으며, 게을러서 세치 혀로 혼자 "철학" 이란 걸 한답시고 돈 한푼 안 벌어온다. (내가 크산티페였다면??? 생각하기도 싫구나아~~)

자, 당신이 크산티페라면,

오오! 나의 서방님 오늘도 철학을 하시고, 토론과 논쟁을 하시느라 얼마나 수고가 많으셨나요 오오, 그대의 눈은 언제나 반짝거리고 있군요 비록 뱃살이 쳐졌더라도 오오, 나의 사랑하는 서방님 내일도 세치 혀를 놀리려면, 쉬어야지요 오오, 사랑하는 그대는 늘 영롱한 눈빛으로 그 "뱀의 혀"로서 갤러리를 만드셨군요 오오오! 나의 서방님, 서방님!!

이랬다면, 소크라테스는.

<소크라테스의 죽음, 다비치>

크산티페의 말을 듣었을까? 아니다, 그는 그런 그녀에게 분명 찬물을 끼얹었을 것이다.

- 이런 가식과 위선의 탈을 쓰고 있다니! 너 자신을 알라!

이러지 않았을까? 그러니, 이러나 저러나 크산티페는 그저 악처가 되는 수 밖에. 그러니 이들의 인연이란, 로미오와 줄리엣 이전이 악연인 것이다. 그나마 로미오와 줄리엣은 아름다운 이야기로 포장(?!)됐지만, 어쨌든 만나지 말았다면 좋았을 인연이였던 것이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들도 그렇다. 도대체 왜 만났을까?

여당과 야당_ 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의 김수영과 오소영, 그리고 야당과 여당_ 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오소영과 김수영이 만났다. 만나는 것까지야 어쩌랴만은(어차피 국회에서 만날...안 만날려나요..?) 문제는 그들이 사랑에 빠졌다(!) 는 것이다. 그리고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내 연애의 모든 것>.

- 여기서부터는 스포가 1%도 싫다, 하시면 패스 바랍니다. 안 읽으셔도 됩니다^^;; 또한 읽을 예정이시면 더더욱이요._

쓰다보면 본의 아니게 스포가 있습니다. 그리고 길어서 과감히 패스하시길 바랍니다.

가끔씩은 아니고 종종 생각해본다. 과연 선악과는 어떻게 생겼을까?_ 왜냐면 그저 "선악을 구분하는 과실" 이라고 했지, 사과처럼 생겼다던가.. 그런것이 없다. 그런데, 왜 다들 선악과를 사과처럼 그리는가? 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그래, 왜일까? 그러니, 오소영과 김수영과 그럴 밖에. 왜, 상대가 하필이면 로미오와 줄리엣이 되야하는가라고 말이다.

솔솔한 재미가 있었는가 하면, 솔직히 말하자면 소위 로망티크류의 "연애소설" 을 찾는다면, 특히 로맨스소설에 길들여져 있다면, 더더욱. 왜냐면 이들의 만남은 100페이지가 넘어야 그나마 만나고, 그리고 150여페이지가 넘어가야 그나마 감정이 생기는데 이 150여페이지쯤에서도 역시 ...설득당하지 못하는 사랑이 있다. 그러나, 바로 그것일까? 우리가 왜 로미오와 줄리엣이 하루 아침에 사랑에 빠졌는가? 그것과 같다, 라고 말한다면.. 뭐 할 말이 없어지는 것이지만.. 로맨스 소설류 쪽에 길들여졌다면, - 처음 만나서, 투닥거리다가, 사랑하고..- 이걸 즐긴다면 글쎄...갸우뚱하다.

물론, 이들의 사랑도 그렇다. 더더욱 조심스럽고, 그리고 만남이 악연이고 투닥거리도 그러다 사랑하고 이건 같은데, 거기서 살짝 사과의 단맛, 여흥은 덜하다. 로맨스소설로서는 말이다.

중간중간, 사랑 타령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가들이 나온다. 그리고 사랑은 실은 그처럼 심오할 수 있다. 가장 근원적인 인간의 욕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자와 여자, 여자와 남자만큼 다르면서도 또 같은 걸 추구하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그건, 또 사랑이다. 예전의 시계를 봐도, 지금의 시계를 봐도 그렇다. 사랑은 지구를 돌면서 떨어지고 있는 것이고 내일 당장 지구가 멸망해도 사랑은 해야하고_ 인 것이다. 스탕달, 괴테를 비롯 사랑에 대한 철학의 향연..까진 아니라도 슬쩍슬쩍 읽어내려갈 수 있다.

그러나,

- 자칫, 이 책은 도대체 그러면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은가? 아니면 철학을 논하고 싶은가? 사랑도, 철학도 그 아무것도 잡지 못했다_ 라는 평가를 분명 받을 수 있다. 내 경우도, 이 책의 앞쪽 등장인물이 많아서 보리가 삼국지를 좋아하는 것처럼, 전화번호부 대신 이 책의 등장인물도 만만찮게 많다. 나중엔 오소영과 김수영이 아닌 주변 인물들이 쓸데없이 많았다. 물론, 삼국지처럼 재미를 주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국민들은 의외로 국회의원들의 사랑에 관심이 있을까? 물론, 있지만 그들의 사랑이 불륜이 아니고서는 딱히다. 내 경우는 그랬다. 젊은 남녀가 사랑한다는데, 그게 그렇게까지인가? 라는. 물론, 오소영이 좀 특이한 케이스긴 하지만.








게다가, 클라이막스에서 막이 내려간다. 아직 풀어야 할 이야기가 남았는 것 같은데, 막이 내려간다. 연극을 재미있게 보려는 찰나다. 그런데, 이제 재미있어지나 싶었는데 빠른 막을 내려버리는 느낌이다. 반짝이는 두개의 우주가 이제 잘 보이려나, 싶었는데 응? 하고 반짝, 하더니 툭 떨어진 느낌이다. 질질 끄는 것도 그렇지만 이리 급하게 내려가나? 하면서 연극을 본 느낌이랄까..

그리고, 왜 거부하는 쪽이 여잘까?

- 물론, 오소영의 입장은 좀 특이하다. 잘난 대권 주자였던 언니의 의문사 _ 그리고 보리를 입양해 키우고 있고 늘 진보를 외치면서 정작 사랑은 "여당"의 김수영이다? 그래서 그녀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한다면, 처음부터 그녀의 진정성을 지켜야지, 왜 오소영만 그렇게 만드는가? 오소영이 떳떳하게 나올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아니다. 김수영은 나중에라도 멋있고 떳떳하게 나오는데, 오소영은, 파.연의 한 장면 !



:왜 말 못해? 입 없어? 소리 못 질러? 저 남자가 내 사람이다. 저 남자 내 애인이다. 왜 말을 못하냐구~!

물론, 책 속의 오소영의 입장에선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시작" 을 말아야지. 그러나, 어디 사랑이 그렇던가? 금기의 열매, 선악과는 그래서 더 따먹고 싶은 것이였을까? 그뿐이였을까?너무 자기애가 강한 오소영만 그 곳에 남겨두고 있었다.

그러나,

벽에는 여전히 시계가 있다. 그래, 시간이 가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바로, 사랑과 철학? 아니, 사랑과 정치다.

여전히 사람들은 사랑을 하고, 또다시 또다른 사랑으로 12시를 기해 하나의 사랑을 보내고 또다시 사랑을 할 지도. 혹은, 가끔 같은 사람과 똑같은 그 시간 아래서 사랑을 할지도.

그리고 정치. 변하질 않는다. 여전하다._ 어쩜 그렇게 안 변하는가? 그건, 우리의 문제인가 아니면 정치가들의 문제일까? 아니면 다른 문제일까?

책은, 가볍지 않다. 로망티끄 식의 연애를 바란다면, 이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의외로 재미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걸 바라지 않았다 해도 초입부분에서 화악 끌어당기진 않는다. 그럼에도, 뒤로 갈 수록 힘은 붙는다. 다만, 클라이막스에서 내려진 막이 아쉽긴 했지만.

그리고 철학과 사랑의 이야기를 머무림에 있어서, 꽤나 괜찮았다. 연애소설론 무거운 감으로 그리고 철학적 사색을 하기엔 가볍게 왔지만, 조금 색다른 연애소설과 동시에 조금 사색할 수 있는 책을 원한다면, 이 책 <내 연애의 모든 것> 을 살짝 내밀고는 싶다. 사랑 이야기일까? 정치이야기일까? 혹은 철학이야기일까? 그건, 시계의 12시 정오와 새벽무렵처럼 연애와 정치, 그리고 철학이 수시로 바뀌지만, 또 그만큼 또 바뀔까? 무엇이? 바뀌고 있긴 한데 여전히 그 벽에 걸려 있는 시계처럼, 결국 정치와 철학, 그리고 사랑은 늘 그 자리에 있고, 우린 그러면서 풋사과가 익은 사과가 되길 기다리지만, 결국, 사과가 익기 위해선 원래 풋사과였던 것을. 또 알지 않던가 싶다.

- 간단히 요약하자면- (하고 보니 스포가 있습니다. 패스해주시길요.ㅠㅠㅠㅠㅠ)

1) 로망티크류의 연애소설을 원하신다면, 달달함을 원하신다면 패스해주세요.

2) 기대치보다는 못했지만, 저는 괜찮았습니다. 다만, 제게 초입부분이 지루하고 의외로 인물이 많았으나. 우리가 주인공들만 사연이있던가요? 뭐, 삼국지만큼 재미있진 않았습니다.

3)장도준....은 가끔, 김수영의 다른면 같아서, 시계의 반쪽 같기도..했답니다.

4)그러나, 여자는 늘, 왜 로맨스소설류와 같아야 하는지! 전 그게 불만이였습니다. 오소영이 안돼서 모르겠지만 그럼, 김수영도 같이 찌질이로 그려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딱히 멋있지도 않았지만, 오소영보단 용감했지요.

5) 아니, 철학도 연애도 어중간하네? 라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제 경우도 철학과 연애가 "아주 잘 믹스 됐다" 라기 보단, "오홋, 새롭게 믹스됐네"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니, 각자의 호, 불호는 역시 개인의 취향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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