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혹시, 체스를 두실지 아시나요? 서양식 장기인 체스를 저는 못합니다만, 장기에서의 장군, 멍군과 같은 용어가 있더군요

바로, 체크메이트. 사실 한쪽이 체크메이트, 라고 외치는 순간은 우리에게 익숙한 GameOver 자막이 뜨는 것과 같답니다.

하지만, 정말 게임은 끝난 걸까요? 아니면, 한쪽의 체크메이트가 있다면 멍군이 있듯, 다른 한 쪽도 또다른 체크메이트가

있지 않을까요? 그것은, 마치 카드케임의 히든카드와도 같기도 하지요. 숨겨진 그 무엇, 말입니다.

 

왜 그런 생각을 쓸데없이 하냐고요? 이미, 게임은 끝났는데도 미련이 남아설까요 하면 아니더라고요. 가만히, 체스판이나

장기판을 들여다본답니다.

 

 



 

 

체스도, 그리고 바둑판 모양과 같더라고요. 흑이 있고 백이 있고. 그건 그저 편가르기를 위해서 있는 것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승자와 패자는 너무나도 확연히 구분이 되지요 그런데 가만히 보면 흑과 백 그 사이의 승자와 패자가 있을까요?

- 무언가 그 사이에 있는 것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들게 한답니다. 말들을 들여다보면, 각기의 역할이 있기도 하지요

 

그 역할을 잘 활용해야하는 것은 물론 체스 두는 사람에게 달린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승패가 갈리기도 하지요.

하지만, 가끔씩 일부러 지는 것도 봤답니다. 그것은 상대방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것일 수도 있고, 이유는 한가지만이

아니니까요- 혹은, 또 한가지만이기도요. 그건, 체스판과 아주 묘하게 비슷해보입니다. 왠지 모르게 말이지요.






 

 

네 체스판의 말들에겐 각각의 주어진 일들이 있답니다. 바로 그것과 비슷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찌보면 일정한 규칙이

있기까지 하지요- 그리고 이 책이 그렇습니다. 우리의 사계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 해마다 우리에게 돌아오듯,

그렇게 가사사기,히라구시, 그리고 미나미..이렇게 셋도 어쩌면 수수께끼를 풀고, 감탄을 하고 그리고나서 슬며시, 생각지도

못했던 말을 움직이면서 우리에게 말할 겁니다. "체크메이트" 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다시, 게임은 끝난 듯 또 시작이 된답니다

마치, 사계가 그렇듯이요.

 

 

 

 

 

 

 

 

 

 

 

 

 

 

 

 

 

 

 

 

 

 



 

 

 

미치오 슈스케는 알려지기는 나오키상 수상작인 "달과게"이긴 하지만 그 전부터 일본미스터리에 조금 관심이 있었다면, 혹은

그의 작품인 "술래의 발소리" "섀도우" "해바라기가 지지않는 여름" 등으로 그를 눈여겨 보고 있었던 분들도 상당수이며, 또한

그만의 "색채"를 띄고서 조금은 서늘한 느낌으로 혹은 끈쩍한 느낌으로 다가와서 한번 읽고 나서 다시 그를 찾게 만들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작가기도 하다. 그런 그가 사계의 형식을 띄면서 4개의 에피소드를 낸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서점"을 들고

다시 찾아왔다.

 

 



 

 

시작은 나, 히라구시가 번번히 다치나바주지에게 당하면서 시작한다. 아주 몹쓸 것 같은 물건을 높은 가격에 매입한 후,

투덜거림으로 시작한다. 사실 이것도 일종의 수수끼끼다 왜 당하면서 또 당할줄 알면서 그곳을 히라구시는 갈까? 라는.

그리하여 가사사기에게 핀잔이 나오면서 일상스러운 모습으로 시작한다. - 그러나, 그들에게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로

"수수께끼" 이다. 묘한 수수께끼들인 것이다. 물론 살인사건이나 그렇게 오싹한 것들은 아니다. 어찌보면 스쳐지나갈 뻔한

것들이다. 그리고 이것들은 가사사키의 한마디 "체크메이트다" 면 끝이다.

 

실제 그 추리를 하고 범인을 안 뒤에도 가사사키는 - 여기까지, 인 것이다. 간섭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추리는 참으로

그럴싸하긴 하지만, 실은 어긋나 있다. 그걸 바로 잡는 것이 바로 히라구시의 역할이다. 거의 똑같은 패턴으로 되풀이된다.

지리하지 않을까, 싶다면 그건 그렇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체스판의 말과 같다. 가사사기라는 말, 그리고 미나미라는 말, 히라구시라는 말, 다치바나라는 말이 똑같이

그때마다 판에 짜인듯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체스가 똑같은 말을 그리 움직일 수 있다고해서 지리하다면 지금껏 그것을

즐기는 사람이 없듯이 이 가사사기도 똑같다. 캐릭터는 딱 잡혀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판도 똑같은 것 같은데, 움직이는

내용에 따라 게임은 달라지는 양상인 것이다. 그리고 게임이 끝났나 싶을 때, 그제서야 진짜 "체크메이트" 가 나온다

 

그리고, 그 "진실" 의 이면에 담겨져 있는 것은 가사사키가 밝히지 않듯 또 거기까지이다. 이 게임이 가벼운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여름날 스르라미가 우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지는 기억에 없지만, 그 소리가 참 서걱,하고 지나가근 소리다. 아프다

라기보단 바람처럼 지나가는 소리. 그래서 조금 아팠다가 곧 아물것만도 같은 어느 여름날의 소리. 그것을 미치오 슈스케는

그려내고 있었다.

 

 



 

 

미치오 슈스케의 소설에 있어서 그는 어두웠다. 이제껏 내내 그리고 그것이 빠지게도 한다 그만의 매력이기도 하다. 어느날

비를 맞은 느낌의 소설, 아물지 않을 것 같은 소설, 그 다음이 내내 비가 그친 하늘에도 여전히 남들은 햇볕 아래에 있지만

여전히 비가오는 그 날에 머무를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 그런 것이 미치오 슈스케였고, 여기엔 그런 그가 사라졌다, 라고

생각하게 하지는 않았다. 여전히 사건이 끝나고 진실의 이면이 드러날 때, 또 그자리에 서 있는 느낌이였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여전히 나는 웃고 있지만, 잠시 뒤에 비가 온다. 혹은 사락사락 마음에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온다.

 

그 체스말들이 움직여 어떤 모양의 게임을 시작하든, 결국 승자와 패자가 있듯, 결국은 "보여지는" 사실과 "숨겨진" 진실

즉, 정유정 작가의 말을 빌어 사실과 진실 사이의 "그러나" 를 히라구시가 살포시 풀어내고 있는, 일면 그의 말대로 진지한

놀이인 것이다.

 

다만, 이 작품에 있어서 한가지-

이제까지의 그의 어두운 색을, 표현을 담아내는 것을 좋아했다면 실망할 가능성도 높다, 라는 것이다. 사실 한명쯤은

그런 작가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어두운 내면을 불편하게 풀어내는 그런 작가. 그 작가의 색이 바래지 않기를 바란다면 어쩌면,우려의 생각이 들지도, 라는 것이 완전히 떨쳐버리기는 힘들지도 모르겠다.

 

 





 

 

다치바나는 자신도 추운 겨울과 같은 그런 싸한 마음을 안고 있으면서도 히라구시의 스륵스륵거리는 스르라미 소릴 듣고

잠시 없애주는 역이다. 그리고 그렇게 혼자서는 어쩌면, 예전의 미나미의 얼굴에서 본 무언가를 꽉 참고 있어야만 하는

투덜거림으로 그제서 푼다 - 그것을 함께 하자고 온 남쪽에서의 따뜻한 소식이 바로 미나미와 가사사기로 표현한 미치오 슈스케이다. 참 절묘한 이름, 을 판으로 잘 짠 느낌이다.

 

- 만약 그때, 남쪽의 미나미의 얼굴을 보지 않았더라도 가사사기와 함께였을까? 아니면, 가사사기의 추리를 그저 듣고만 있다가

"정신차리지 않으면 안돼" 라는 말을 듣고 있기나 했을까? -

 



 

 

중고라는 것은 처음부터는 존재치 않는다. 누군가가 분명 아끼고 아꼈던 그런 물건들이다. 다만 그것이 잠시 손을 떠나거나

혹은 이제는 조금 다른 누군가가 더 필요치 않을까 하는 물건이 또 중고가 된다. 처음부터 중고라는 것은 없다. 그리하여,

어느날 길을 걷다가 저렇게 가사사기의 중고매점이라고 적혀있다면 한번쯤 그곳으로 들어가 보고 싶다. 어딘가, 누군가의

손에서 반짝이던 사연들을 찾아내면서 스스로 수수께끼를 풀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혹은 그들과 같이 동참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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