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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수장룡의 날
이누이 로쿠로 지음, 김윤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옛적, 여인들에게는 이상하게도 굴레가 많기도 했습니다. 그래선지 새를 키우면서도 꼭 그네들 같이 갇혀있기도 했지요.
옛적, 여인들에게서 나비문양의 노리개가 많은 것은 새는 새장에서 자신처럼 갇혀있지만, 나비처럼 여리고 여린 것들은
옛적, 여인들에게는 어쩌면 그래서 더 이상향은 아니였을까 싶기도 합니다. 작은 틈이 있다면, 비집어 날아갈 수 있듯요.
새장안에 갇힌 새처럼 있었던 많은 여인들은, 그래서 나비문양을 좋아했고, 그래서 훨훨 하루라도 날고 싶어했던 걸지도요
그 여리고 여린 가는 두쪽의 날개를 펼치면서 가끔은 새보다 더 높이, 그리고 더 아름답게 날아가는 것을 보고 있었던거지요
그 여리고 여린 여인들 처럼, 그렇게 담장안에서 꽃을 취하러 오다가도 가까이 가면 수줍게 도망가는 것도 참으로 닮았지요.

그래서, 가끔 꿈을 꿉니다. 나비가 되는 꿈을요. 그러나, 그저 간직한 할 뿐인 것을요. 이뤄지지 않을테니까요
그래서, 또한 나비인 것입니다. 팔랑, 하며 나비가 내가 가까이 가면 살포시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것이 부럽습니다.
그래서, 그냥 나비인 것입니다. 여린 날개로 그렇게 또 잠시나마 내가, 나비가 되어 날 수 있었던 그 꿈을 접습니다.
그리고는 낮은 한숨소리를 내면서 또한 낮게 또 몰래인듯 읋어봅니다
不知周之夢爲胡蝶 與胡蝶之夢爲周與"
["장자가 꿈속에 나비가 되었는지 또는 나비가 꿈속에 장자가 되었는지를 모르겠다."]

네,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단지 다른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잠시 눈을 감고 읊조리는 옛적의 여인들의 소리인듯
마치, 하늘 위에서 아래를 보고 싶은 그저 바램일지도, 그리고 잠시, 눈을 감고 읊는 순간에 나비가 되어 날개를 펴고
훨훨 날아가는, 그런 꿈을 잠시나마 꿔보면 어떻겠냐고 꿈과 현실, 그 사이의 어디쯤에서 발을 딛고 있냐고 묻는 나의
손이 닿기전 팔랑, 하고 날아갈 것만 같은 나비와 같은" 완전한 수장룡의 날"의 날개의 끝을 따라가 봅니다-
는 훼이크-.-; 고요 정말 저런 글 읽느라 수고 하셨슴돠 __)__)

이누이 로쿠로- 는 내겐, 참으로 생소한 이름이다. 일본 미스터리를 많이 아는 것은 아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나
미야베미유키의 경우는 그 전에도 "들어본"(특히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에 낚여서 그를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는)
적이 있고 살짝 일본 미스터리를 알아가면서 아직 보지는 읽지는 못했지만 들어본 작가, 읽고 싶은 작가들이 있는데
참 낯설어서 보니, 이랬다. 즉 미스터리로서는 이 "완전한 수장룡의 날" 이 처음인 셈이기도 하다.

그리고 『바리스타 수술팀의 영광』 이후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작이라니, 궁금할 수 밖에.
사실, 만장일치라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나오기 힘든 결과기도 하다. 게다가 미스터리의 강국인 일본에서 쟁쟁한
작가들을 물리치고 대상으로 선정됐다는 것도 충분히 일본 미스터리팬이라면 찾아볼만 할 것이기도 하다-
줄거리는 만화가인 나 야쓰이를 둘러싸고 있다. 어릴적, 그 바닷가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부모님은 이혼하면서 어머니까지
돌아가셔서인지 야쓰이는 자살미수로 식물인간이 된 남동생 고이치를 쉽게 놓치 못하고 SC 인터페이스를 통해서 식물인간인
남동생과 센싱(서로 교류함)을 하면서 그를 만난다. 그리고 그때마다 매번 동생은 선명하리만큼 다시 그녀의 앞에서 자살한다.

그리고 야쓰이를 둘러싼 인물들.- 계속되는 꿈과 현실, 그리고 현실과 꿈 그 사이의 경계선상의 어디쯤엔가 서 있다.
그것은 책에서 계속 언급되는 "호접몽(호접지몽)" 과도 같다. 미스터리다운 사건은 없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정말
없을까 싶다면 그것도 부정하기는 힘들다. 꿈, 그리고 현실 그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보다 더 미스터리한 일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라고 되물어본다면, 말이다.
- 분명, 사건 따윈 없다. 그러나 그 현상 자체가 미스터리는 아니던가? 우리가 그녀가 말한, 르네 마그리뜨의 작품,
"밤의제국" 처럼 낮이되 밤이며, 밤이며 낮인 곳이 공존하는 그 느낌, 그 자체가 미스터리인 것이다. 참으로 매력적이다
그래서 이 소설이 미스터리 대상이 됐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과연 그정도일까? 아니, 이끌어가는 힘이 좋던가?

<르네 마그리뜨, 밤의 제국>
신예치곤 괜찮았지만 순간순간 짜증이 난다. 아, 또 이거야? 라는 것이다. 같은 반복일지라도, 매순간 다를 순 없지만
한결같은 패턴으로 일관성있게 이끌고 있다. 게다가 호접몽에 대한 이야긴 계속 해서 그만하지요..라고 싶었으면, 르네의
작품으로 대놓고 말한다 - 이 작품은 몽환적이며, 초현실주의적인 고급을 지향하는 고급미스터리에요- 를 알리고 싶었을까?
메세지는 의외로 와닿지는 않지만, 또한 읽은 사람마다 다를테자만, 내게는 선명했다. 계속 말하던 그 호접몽은 어쩌면
진짜와 가짜, 그리고 가짜와 진짜를 구별해낼 수 있냐고 묻는다. 그리고 지금, 확신하냐고 말이다.
- 지금, 당신은 꿈꾸고 있습니까? 혹은 아닙니까? 진짜, 지금이 꿈이 아니라고 하실 수 있는지요?
매력은 있었다. 충분히 물론 소재만은.

의외의 만장일치라니 대단한 작품일 것 같았는데, 몽환적, 이란 느낌도 퇴색하게 할만큼 꿈과 현실, 현실과 꿈..
그 아슬아슬한 혼돈의 경계선상을 오갔다면 모르지만, 의외의 결말은 커녕, 대놓은 반전과 함께 여운은 없었으나
가슴을 때리는 그 뭔가는 있었다.- 대체, 이걸 뭘?! 이란 것이다. 미스터리를 몰라서? 맞다. 심사위원들이 보기엔
내겐 너무나 벅찬 작품일지도 모르지만 장르소설이란, 대중과 가장 가까워야하는 것인데 대중을 밀어낸다.
장르문학이 고급을 지향하는 건 알겠지만, 밀어내기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책을 깍아내리고픈 마음은
없다. 신예작가가 나왔는데 그걸 그렇게 평가절하하고프지 않지만, 심사위원들의 이 "만장일치" 는 참으로 반전이다~
- 사실, 의외의 결말과, 반전은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 라는 작품은 아닐까? 하는 음모론까지 든다.

게다가 샐린저의 바나나피쉬에 대한 오마주라기보단 솔직히 인셉션에 대한 오마주에 가까웠다.- 사실 인셉션을 너무
재미있게 본 후, 이 작품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소재란 것이 참으로 매력적이니 한번쯤 작가라면 탐낼만한
소재니까. 거기에 적절한 르네 마그리뜨, 그리고 호접몽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나감에 있어서 조금만 능숙하게 풀었더라면
브라보, 라는 찬사가 나왔을지도. 그러나 그러지 못했고 모든 엔터테이먼트가 그렇지만 책은 호, 불호가 분명 있다
이 책은? 이라면. 호, 불호, 오- 아마 오도 상당수 있을것이다.
분명, 이 "완전한 수장룡의 날" 은 내게 이렇게 혹평을 받을만하지는 않다.- 물론 병주고 약주고 있다.(약부터 주면 가혹하다)
사실, 꿈 혹은 환상 그리고 현실을 넘나들면서 써내려갔고 실은 이 주인공이 가끔은 여자가 아닌 남성화자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을 만큼 남자와 여자, 그 성별에 있어서의 모호함도 잘 써내려갔으며, 재미없네, 이게 뭐야 하더라도 분명 흡입력은 있다.

거기다, 분위기는 몽환적이기는 하나, 사실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너무 대놓고 호접몽, 그리고 현실과 꿈, 게다가
지금 당신은 진짜냐고 그 모호함과 카오스의 경계선상의 어디쯤 있냐고 말하고는 있지만, 앞에서 언급했듯, 이것을 어떻게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그 방법에 있어서 서툴었다는 것이다. 소재, 매력적이였고 미스터리계로의 발을 들여놓는 것은 무난한
혹은 무난하다기 보다 찬사에 가까운 출발지점에 서 있는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을 한번 정도는 더 기대해보고 싶다.
그러나, 조금 난해한듯한 이 소설, 은 그래서 호, 불호가 선명할테고 만약 환상, 꿈, 그런것들이 들어가는 장르소설이
매력적인 분에게는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흡입력 없지는 않으나, 이 기묘한 이야기같은 느낌의 이야기를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면 권하고 싶지는 않다. 상의 권위란, 심사위원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가 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하나 더,
<바리스타 수술팀의 영광> 을 읽지 않아서 대체,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는, 작가에게 약이 아니라 부담감 내지 독으로만
작용할 것 같기도 하다.-
(쯔, 역시 허세야-.- 끝까지 허세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