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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저주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1년 3월
평점 :

언젠가 대학선배가 묻더군요. 가장 저주 받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 것 같냐고요. 전, 제가 생각했던 대답을 했는데, 돌아온
답은 바로 "원치 않아도 무당이 될 수 밖에 없는 사람" 이라는 것이였습니다. 자신의 운명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택함을
받는 건 그것도 전혀 원하지 않는 운명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어쩌면 그건 제가 대답한 동일선상의 것과 맞물렸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이 사람은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스스로가 "저주" 란 것을 몰고 다니는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일까요..?
놀랍게도, 어려운 사건을 척척 해결하는 이른바 "명탐정" 이랍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싫어합니다.
우리에게 들려줄 그 이야기들엔 참으로 많은 사연들이 있는데도, 그는 이런 이야기가 싫다고 도리질을 칩니다.
살짝, 그의 얼굴이 모자에 가려져 있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조금의 고개숙임도 보입니다. 어째서일까요..?
- 그는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왜 나인 거냐고요. 어째서 자신이 가는 곳마다 사건이 생기는지를요.
우리에게 되려 묻고 있는 그의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잠시 그래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볼까도 싶습니다.
그의 두뇌는 누구보다 회전력도 빠르고 관찰력도 빠른 눈을 가지고 있으며 그리고, 사건을 푸는데 있어서 일등공신입니다
- 그런데 그가 묻습니다. 만약, 내가 없더라도 아니, 없었다면 이런 사건들이 과연 생길까요? 라고 말입니다.
저도 잠깐 생각을 해봅니다. 실은 모르겠습니다. 그가 필요한 이유는 이런 사건들을 풀기 위함이 아닌 건가 하고 말이지요.

오늘도 그는, 아마 어느 새벽, 안개속에서 서성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또 살짝 고개를 숙이고는 그 속으로
사라져 버릴지도요. 그리고, 아마도 그는 그의 운명과 싸우고 돌아올 지 혹은 운명에게 질 지도 모르지만 오늘도,
또다시 그는 그의 운명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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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기시노 게이고의 책은 일단 잘 읽힙니다. 무척이나 빠르게 읽힙니다. 가독성이 좋습니다
그러나, 그의 본격추리에 대한 일침이라기보단, 자학이 많이 섞여 있어선,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할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히기시노 게이고가 애증이시라면 이 책은 잠시 패스하셨으면 합니다
가독성면에서 준 점수는 상당히 크지만 정교한 트릭?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저 자학개그만이 존재했던 듯
했습니다. 떠났으면, 떠난 그 뒷모습이 아름다웠으면 했습니다.-
너님이나 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