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가 흐르는 황혼
이런 그림이 주였습니다. 웃지 않고 있는 여인들. 그리고 꽃으로 둘러싸인 여름이되 겨울의 여인을 보고 있었습니다. 꽃의 화관을 쓰고, 또 꽃으로 둘러싸여 있어도 웃지 않는 여인이었으며 웃고는 있지만 어딘가 서글픈 여인들을 만났었습니다. 책으로 보면 조금 웃는 느낌인데 그림으로 만났을 땐 처연한 느낌이 왜 들었을까요? 그림이란 게 그날의 기분을 말해주기도 하는데 그날의 저는 그랬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왜 그녀들은 웃지 않는가, 라면서요. 색채의 화려함으로 그녀들의 우수를 가리고 있다고요.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사람 같지가 않음은 그녀가 말했듯, 사막의 여왕이라면 아마도 이런 피부 아닐까, 싶었고
꽃의 화관과 만났지만 왜 그리 기뻐 보이지 않는지, 싶으니
"그 순간 슬픔이 괴어 와 저는 그대로 내 슬픈 눈망울만 내놓은 채 사막을 달리고 싶었어요. 지구에서 하염없이 짓밟혀 온 콩알만도 못한 존재의 의식 때문에 스스로가 가엾어진 것이지요"(본문 107p)
어쩌면 그런 것을 고스란히 캔버스에 옮겨놓은 것을 제가 그냥 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은, 그녀가 거부하는 것과 만나고 싶은 것들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