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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안갑의 살인 ㅣ 시인장의 살인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21년 5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안갑의 살인, 은 주인공들이 수상한 기관인 마다라메 기관을 찾으면서 시작됩니다. 시작은 논리적입니다. 그러나, 그 시작점에 있는 것은, "설명하기 힘든 일, 비논리적인 일" 때문입니다. 그렇게 주인공들이 향한 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은 갇히게 됩니다. 제각각 다른 이유로, 같은 시간에 모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곳에 갇혀 버렸습니다. 그 이유는, 참으로 이기적이기도 합니다. 바로 "예언" 때문입니다. 그 예언은 11월 마지막 이틀간, 남녀 각각 2명씩 4명이 이곳, 진안에서 죽는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 예언가인 사키미를 찾아서 왔는데 일어난 일인 것입니다.
스포가 될 지도 모릅니다.


멀리 떨어진 곳이나 사람의 마음, 미래를 꿰뚫어 보는 천리안과 달리, 악의를 품고 상대를 노려봄으로써 저주를 거는 것이 마안이다. 본문 170p
그들이 그곳 요시미에 예언자인 사키미를 찾아서 왔든 혹은 우연찮게 왔든 마안갑에 갇히게 된 이유는 바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다리를 끊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이기심이란 그런 것이죠. 사람들은 그녀, 사키미가 예언가라며 비웃었습니다. 그런데, 한 번도 그 예언이 틀린 적이 없어서 두려워하면서 그들은 모두 그곳을 떠난 것으로 부족해, 낯선 사람들이 진안으로 들어가자 다리를 불태운 것입니다. 마치, 그들을 제물로 바치듯 말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곳, 마안갑에 갇혀버린 것입니다. 한 편으로 그들도 그 예언이 뭐길래, 라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두려워했다면 정말 일어나는 것일까? 그렇다면 나는?이라는 두려움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이 소설과 맞닿아 있기도 합니다.
전형적인 "클로즈드 서클"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거기에 '예언, 예지"이라는 초능력이 등장합니다. 이상하지 않을까 싶던 것은, 상당히 잘 어울리는 마리아주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것도 이 "클로즈드 서클"에 이만큼 어울리는 예언은 없을 것입니다. 어떻게 일어날까,라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게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살짝씩 그다음은..?이 기다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야기는 초반, 이 작가의 #시인장의살인, 을 읽지 않았다면 조금 낯설기 수도 있습니다 제 경우는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인물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았던 것을 둘째고 조금 가벼운 말투 등은 이 본격물보다 소위 라이트 노벨에 가까운.. 데라고 생각했으나 문이 닫힌 순간, 진짜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때부터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면서 500여 페이지 넘게 술술 읽히기 시작했습니다.
전혀 다를 것만 같은, 즉,
추리의 "논리"와 초자연적인 현상, 초능력이란 "오컬트, 非 논리"를 작가는 잘 버무려 냅니다. 나중까지, 그 밸런스를 잘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이 기관, 마다라메란 곳의 비밀에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초반을 그렇게까지 이해하려 하지 마시고, 나중에..라고 생각하시고 그저 하나의 #클로즈드서클 이라고 생각하시면 읽기가 편하실 겁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마안갑을 만난 후, #시인장 은 머리에서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그냥 하나의 "마안갑"의 이야기가 시작될 뿐입니다.

클로즈드 서클은
"지금 우리는 요시미로 통하는 유일한 다리가 무너져도 도망도 구조 요청도 불가능한 클로즈드 서클에 있었요. 이거야말로 지금 가장 중요한 요소에요. 왜냐하면 클로즈드 서클은 나중에 반드시 열리는 법이니까요. " _ 본문 331p
계속 닫혀있지 않는 것. 어쩌면, "열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열쇠를 찾아야 합니다. 설령, 피가 묻었다 해도 찾아서 열어야 하는 것, 그것입니다. 탐정들이 그렇게까지 뜸 들이면서 범인을 늦게 찾는 것관 다른 행동을 히루코 겐자키는 합니다. 그것은 아릿한 죽음 후의 그녀 다운 행동이었습니다.
저도 못내 그 죽음이 아쉬웠습니다. 처음의 등장과는 다르게 모든 것에 솔직했던, 그래서 어쩌면 끝까지 함께 했으면 했던 인물이었으니까요.모든 이들에게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지만 가끔 유독 별것 아니며 어디서나 있을법한 이야기라도 마음이 더 가는 그런 이야기를 지닌 사람이라서였고, 또 그 수줍음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탐정은 그 피 묻은 열쇠로 문을 여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나의 사실이란 열쇠를 찾아내고 진실이란 문을 열었을 때 기다리고 있는 것은 명확하지만 또, 참 잔혹한 그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에리카의 꽃말 알아?"
"(.....) 품종과 색깔에 따라 몇 가지가 있지만, 에리카의 주된 꽃말은 배신, 고독, 쓸쓸함"
383p
어쩌면, 모든 일의 끝이 끝날 때쯤,
개운함과 함게 찾아오는 감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 마안갑에서의 모든 일들에 적용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뜻하지 않은 두려움이 발전해 공포가 되면서 어쩌면 소설의 끝은, 그렇게도 씁쓸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공포란 것은 "예언"이 만들어낸 것일까요.?마안의 눈을 가진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녀의 눈을 마안으로 만든 것은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히루코와 하무라는 그런 공포가 또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그럼에도, 그들이 찾아내야 할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 끝에 배신과 고독, 결국 쓸쓸함이 남더라도 손을 놓지 않고 그들의 여정에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컬트와 논리, 그 두개의 재미를 또 보여주기를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