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살로 읽는 세계사 - 중세 유럽의 의문사부터 김정남 암살 사건까지, 은밀하고 잔혹한 역사의 뒷골목 테마로 읽는 역사 5
엘리너 허먼 지음, 솝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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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화려한 궁전, 그리고

그만큼 발달한 향수의 이유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 화려해 보이지만 실상은 마치 백조의 물밑에서의 발길질과 같다는 것을 말입니다.그렇게 상반된 것처럼, 왕이나 왕족은 최상의 서비스를 받았을 것 같은데 읽으면서 이렇게까지 해서 왕이 되어야 할까?라는 것이었습니다.

분명, 화려합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왕관의 무게만큼이나 제겐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독살을 당하지 않기 위함이라곤 하지만그 많은 이들이 음식에 키스를 하고 옷과 침실까지 키스를 했다고 합니다.

또한, 화려한 궁전의 이면처럼

독일에서 17세기가 넘도록 팔린 독약인 줄리아 토파나의 주 고객층에 대해서 참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600여 명을 죽일 수 있는 독을 사간 고객들, 바로 "미망인이 되고 싶어 하는 여성들"이었단 것입니다. 이유는 아마도 다양할 것입니다. 가장 약한 계층인 여성, 그것도 과부를 원했던 것은 어쩌면 압박일 수도, 혹은 재산일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책은 그렇게 흥미롭게 "독"과"독살"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그리고, 저는 누가 그 속에서 독살을 당해 억울하게 혹은 안타깝게 혹은 조금은 다행스럽게 죽었을까 싶은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좀 놀라웠던 것은 그 당시의 부검의 결과가 상당히 발전해 있었단 것이었습니다. 물론, 조금씩의 이견들은 나올 수 있었겠지만 그런 것들은 차치하고서라도 말입니다. 또한 왕족의 경우, 죽고 나서 거의 필수적으로 부검을 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독살"을 전혀 배제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정확한 사인을 알기 위함도 있었겠지만요.

당시에도 의사들은 "독살"이 의심된다 하더라도 아주 여러 가지의 가능성을 내놓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역사 속으로 독자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여성들은 아름다움에 목숨을 건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 유명한 엘리자베스 1세부터 시작해서 그들이 버리지 못한 것, 그 안에 설령 나쁜 독이 들어있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1장부터 3장까지,

궁전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독살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그러나 "독"은 뒤로 갈수록 잠시 조연으로 물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대신 세계사를 장식했던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독살로 의심되었던 인물들과 함께 바로 그 당시의 검시가 주연으로 등장합니다. 1장에서는 앙부레아즈 파레라는 의사가 참으로 많이 등장합니다. 4명의 프랑스 왕의 의사였기도 했으니까요. 그와 함께, 의학자들은 특히 "포도주"를 조심하라고 했습니다. 다름 아닌 바로 "향"과 "색"을 말입니다. 그 때문에 둔해질 수 있다고요 하지만, 그보단 전 그것이 "알코올"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도수가 높을수록 치명적인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향과 색"을 조심하란 것은 어쩌면, 지금도 쓰이는 말, "아름다운 것을 조심하라. 그것엔 분명 독이 감춰져 있다"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것 바로 호화로운 궁전의 이면과 유럽 왕실의 그 왕관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결론은,


독살로 의심되는 사건 중 사실로 판명되는 사례는 극소수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본문 235p



사실, 더 정확한 검시를 위해서 영국의 왕실에는 조상들의 시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짐작하신 바일 겁니다. 바로, 정통성의 문제인 것이죠. 이미 몇몇 시신들에서 그런 것들이 나오고 있으니, 왕실로서도 내놓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죠. 또한, 이 왕실의 이야기 말고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도 조금은 낯선 인물들의 독살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케플러의 이야기 때문에 이런 면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유명한 수학자인 케플러가 이랬다고?라는 것, 그건 책의 어딘가에 있습니다.(사실 놀라웠습니다..)

그들의 증상을 보고, 검시를 한 뒤, 당시에 유행하던 병들, 검시 후 알아낸 가장 객관적인 진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물론, 그것들이 다 정답을 아닐지라도 현대의 진단과도 그리 많이 동떨어져 있지는 않았습니다. 독이라 판명되는 것들- 수은, 비소 등-이 검출됐다 하더라도, 그 인물의 식생활부터, 여성이라면 화장법까지 고려해 내린 검시였습니다. 이런 당시의 검시와 더불어 현대의 검시까지 나오는데, 그렇게 많이 다르지 않았음에도 의외였습니다.




그리고 현재인 현대,

중세부터 정적의 제거에 누군가를 죽이기 위한 것에 쓰여진 것이 독이라면, 현대는 조금 다르기도 합니다. 더 정교해지고 더 정확해진 것이기 때문이죠. 사실 푸틴의 이야기는 살짝 더 가깝지만 먼 느낌이었다면, 2017년 2월 김정남의 독살 사건은 영상으로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이유가 제겐 좀 두려웠습니다. 자신의 반쪽이지만 핏줄이고 아무런 정치적으로 힘이 없음에도 그리 죽였던 이유가 말입니다. 어쩌면, 그 과거부터 현대의 독은 여전히 인간의 욕망, 그 자체인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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