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미술관 2 : 한국 -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한국 현대미술 방구석 미술관 2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2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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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적, 피아노보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미술입니다. 아마 "색"이 아이들에게 주는 그 영향, 때문에 많이들 미술부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잘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보는 건 좋아했습니다. 그림이 뜻하는 게 뭔지는 몰라도 말이죠. 그리고, 그 그림 앞에서 아주 긴 시간을 서 있었습니다. 바로 항아리였습니다. 책에서는 그걸 "달 항아리"라고 하던데 끄덕여졌습니다. 달과 항아리, 아니, 그 항아리 안에 우주를 품고 있는 그 불빛.. 이란 표현이 너무 거창할지는 몰라도 누군가의 세계가 그곳에 있고 그걸 만난 순간이었습니다

.

그날, 만난 화가 중 한 명은 또 이 중섭이었습니다. 은지화를 만났습니다. 은지화가 궁금해 검색해 보니, 바로 담뱃갑 속의 은박지라고 나오더군요.



그땐, 그가 새로운 독창적인 방법으로 그린 건 줄로만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그림을 그릴 종이가 없어서, 그걸 살 돈이 없어서였던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그의 그림은, 사실 은지화도 유명하지만 "소"로 가장 유명합니다. 실상, 이 그림들은 그냥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더라고요. 책보다 그림을 직접 만나는 순간, 그들의 선 하나하나까지 몰라도 그 그림에 압도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중섭의 이 그림은, 상감청자의 아름다운 기법, 그리고 더 나아가 고구려의 무용총 수렵도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도원>이기도 합니다. 재미있게도, 이 중섭이 고려와 고구려라면 김 환기의 경우, 제가 반한 그 그림은 "조선의 미, 조선백자"였던 것이죠. 그래서 이 중섭의 선이 좀 날렵하다면 김 환기의 항아리들(조선백자들)은 살짝 울퉁불퉁합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각기 세계는 달라, 너무나 매력이 있었습니다.



이응노의 그림, 그가 그린 그림은 진화했습니다. 처음의 대나무 그림과 나중 그가 그린 대나무는 같은 사람이 그렸다기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가 고정관념을 타파하면서, 하나의 세계를 깨면서 그려지고 있었고 그 역시 이 중섭처럼 가난해서, 쓰레기로 작품을 그려내고 만들었습니다. 일종의 콜라주죠. 박수근은, 이들 중 아마 거의 유일하게 국내파로 독학을 했고, 그의 그림이 조금 거친데? 하는 느낌은, 그가 판화로 미술을 접하면서 그림 안으로 그 판화를 우리에게 선사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장욱진의 작품들은 이 정도는 나도..? 하는 느낌이 있었으나, 그의 단선의 구도는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함을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예술을 하려고 마음먹기보단, 또 부잣집 아들들도 있었죠. 김환기, 유영국, 그리고 한국 최초의 재벌?의 아들인 백남준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유영국도 김환기도 어쩌면 그 돈이 있었다면 적당히 예술을 하면서 잘 살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들은 굳이 그러지 않더군요. 자신들의 삶에 먹고 살 만큼만을 남겨두고 예술을 했으니, 고스란히 그 몫은 부인들..에게로 향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의 김환기가 있을 수 있는 이유, 그건 그 부인 김 향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녀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김환기는 절대로 없었을 겁니다. 김 향안? 했는데 바로, 변동림이란 이름은 알겠더군요. 우리가 이야기하는, 그들 한국 화가들은 천재이기도 했지만, 또한

그들은, 끊임없이 그림에 대한 갈망으로 붓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영감을 얻기 위해서 하루에 10시간, 15시간을 그림만 그렸으니까요. 그들이 그림으로 도피했다고도 볼 순 있지만, 그들은 그만큼 자신들의 세계를 그림으로 옮기고 싶어 했고 나만의 세계를 찾고 싶어 했습니다.


백남준은 비디오 아티스트라는 건 알았으나 그의 시작은 미술이 아니라 음악이었습니다. 그가 그런 특이한 미술을 할 수 있었던 것은,세상의 모든 관념이란 세상 ""나를 둘러싼 세상"과 싸워온 것입니다. 데미안의 "알을 깨고 나오기"처럼요. 나혜석, 천경자 중, 천경자의 그림은 알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그녀의 눈이 슬프다고만 생각했는데 그녀는 스스로를 "고독, 그리고 지독한 연민"에 가뒀더군요. 그렇게 살아야만 했을까 싶었는데 그것 역시 그녀가 그리는 예술이었던 것이죠.






작가는 자주 추사 김정희를 언급합니다.

추사 김정희의 필체를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작은 종이여 선 뭐지..? 하고 봤다가, 아 글에 힘이 있단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삶만큼이나 또 이 책의 미술가들 역시 순탄치 않으면서도 끝까지 처참하게 무너지면서도 이겨내는 그 소처럼, 이랄까, 싶었습니다. 이 시대가, 일제 강점기를 지나자마자 6.25 전쟁을 겪은 우리나라에 있어서 참으로 암흑기여선 더더욱 작가가 조심스러워선, 1편처럼의 재미가 전 좀 덜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미술가들을 다뤄서 조심스러운 면도 있었고요.


또한, 그림이 조금 더 컸더라면, 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물론, qr코드로 볼 수 있게 돼 있긴 했지만 그림이란 것이 직접 이 종이란 화폭에 있는 것을 작게 보는 것과 핸드폰으로 보는 것은 좀 달라, 그 면은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마지막 이 우환을 제외하곤 다 들어본 화가들이고 그들의 에피소드 중 알지 못했던 것들이 다가오면서 그들이 저리 처참히 무너져 가면서도 찾았던 것이 캔버스였고 그 옆의 조력자들, 그것은 인복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그리 만들어 간 것입니다.





그들의 그림,

작가가 김 환기를 언급하면서 "그냥 좋습니다. 보세요"라고 했습니다. 네, 그냥 이건 봐야만 알 수 있습니다 그냥, 책으로만, qr코드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작품으로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우리의 미를 제대로 기억하고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이 예술가들의 순수한 혼과 열정 덕분이지 않을까요? 그들이 한민족의 끊겼던 미의 맥(脈)을 "땅속 깊이 묻혀 있는 유물을 찾아 소생시키듯" 시각예술에 담아 우리에게 영원토록 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문 190-191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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