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를 담아 애정을 고백하는 법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 / 살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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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길기도 한 제목, <적의를 담아 애정을 고백하는 법>은 <편의점 인간>으로 알려진 작가, 무라타 사야카의 작품으로 그녀의 신간은 그것이 호, 불호를 떠나 어떨지가 궁금해 읽어보았다. 나, 다나자와 유카는 아주 평범하기 그지 없다 게다가 자존감까지 바닥이다. 그나마 그녀를 지켜내는 것은 유카의 말을 빌어, "관찰하는것" 일 뿐이다. 그 관찰이란 것은 제3자의 눈으로 나를 비롯 친구들의 등급도 내 나름대로 매기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된 그것이 중학교에 와선 각각의 친구의 달라진 소위 등급, 그리고 그 안에서의 보이지 않는 폭력을 묘사하고 있다.

마을이 죽어버렸기 때문일까. 내 뼈도 성장을 멈췄다. 초경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성장이 뚝 멈췄다.

본문 127p






하지만, 내가 원했던 것은 무라타 사야카의 이런 작품이 아니었다. 아니, 성장과 함께 멈춘 마을_ 이라니, 그녀답지 않다 게다가, 초반만 해도 흥미롭게 끌던 이들의 계급도 묘하게 무한 도돌이 되는 것이었다. 물론, 그렇다 우리의 삶이 어찌 그리 바뀌겠는가? 하지만, 그렇다고 변화가 없지도 않으나 그걸 잔잔히 .. 라니, "크레이지"가 도저히 어디 있는지 궁금해져 조금 후면, 하는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

출구가 없다. 검은 세상에 잠겨도, 바깥세상으로달려가려 해도, 우리는 이 하얀 세상으로다시 끌려오고 만다. 308p, 유카

정말, 출구가 없다, 무라타 사야카 무슨 이런 중2병스러운 그녀의 내숭이라니! 도대체, 그렇게 파격적이기까지 하던 그녀는 어디에 있는가? 이러다 다시 태어나기 위한 이들의 성장통, 지금은 번데기인 그들이라 나비까지 나와도 안 이상할 따름...이라는데 나비가 정말 나왔다. (...)


소설은,

서예를 통해서, 흑백으로 실은 우리가 보는 흑과 백이 어쩌면 다를 수도 있단 것을 유카와 이부키와 그 학교 작게는 그 학급만으로도.

성장이 멈춘 도시, 그리고 성장을 하고 있는데도 모르고 성장이 스스로 멈췄다고 생각하는 유카의 눈을 통해서 아이들의 작지만 큰 폭력에 각기의 방법을 통해 나타내는 것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말하고자 했다. 그들 사이의 계급, 그것은 어쩌면 그 세계를 지나쳐 온 사람들이라면 끄덕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장난이 누군가에겐 폭력이 될 수 있음도 안다.

성장이란 그런 것이다. 그리고, 도시가 멈췄고 그에 따라 마치 나도 그랬던 것과 같았던 이 도시는 과연 어떻게 됐을까?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계속 자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부키가 그랬고 유카가 그랬듯 도시 또한 그랬다. 그들의 눈으로 통한 성장의 이야기, 는 아주 조금은 색다르지만 또 여전히 색다르지 않은 평범함이다. 그것이 또 모두가 자라는 중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어둠 속으로 숨어도,안경으로 얼굴을 가려도, 검은 세상이 끝나고 다시 아침이 오면 우리는하얀 세상으로 끌려 나온다. 어둠에 숨어 있던 잔혹한 현실이 햇살 아래서 선명하게 드라나고 만다.

본문 259p,유카


종점이 된 도시, 그리고 다시 성장하기 시작한 도시에서 유카와 이부키는 그 예전의 신도시에 서 있는 느낌으로 서 있다. _ 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편의점 인간이 평범함과 기묘함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였고, 소멸세계는 이 무슨, 이라는 느낌을 확실히 주면서 다가와서 쇼킹하게 하던 그녀가, "멀리 갈 수 있는 배"를 통해선 세 명의 다른 성(姓)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소리를 내고자 했는데 그녀의 그러한 색깔이 아주 옅어진 느낌이었다.

그녀가 성이 아니라, 성장통을 통해서 말할 수는 있다 그러나, 무라타 사야카답지 않은 이야기였다. 너무나도 얌전한 이야기를 써서가 아니라, 어딘가 그녀답지 않았다. 게다가 되풀이되는 유카의 관찰이야기는 초반에만 빛을 발했다. 그것 또한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성장은 소설 속에선 했는데 읽는 나는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아쉬웠다. 만약, 이 소설이 그냥 일본 소설로서 읽었더라면 또 하나의 성장통이구나,로 넘어갈 수 있을텐데 그렇지 못함이 너무나 아쉬웠다. 작가에게 거는 기대치란 것은 분명 존재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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