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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검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최고은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금은 일지도 혹은, 멀게만 느껴지는 에도시대의 이야기를 펼쳐보았습니다. 네 편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오하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길 잃은 비둘기"를 시작으로, 그녀의 이야기로 끝을 맺은 "말하는 검"까지, 특별하다면 특별하고, 또 별것 아니라면 아닌 이야기들입니다.
특별하지 않은 이유는 그냥 지나칠 수도 있기 때문이며,
특별한 이유는, 오하쓰의 그 기묘한 능력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해와 진실이라는 아주 흔한 소재일 수도 있는 그것들이었습니다.

에도시대.
고풍스러울 것 같지만, 그 시대에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소설화된다는 것은 또 그만큼의 혼란의 시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오하쓰에게 그런 에도시대가 시작된 것만 같은 그 날, 남들에게 보지 않는 "피"를 보게 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남들은 아니라면 거기에서 멈췄더라면, 어쩌면 진실은 결국 묻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누군가의 죽음도 그냥 그렇게 말입니다. 오하쓰는 그래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발짝, 나왔습니다.
"까르페 디엠"
지금을 즐겨라. 네, 지금 잡아야 하는 것은 또 다른 희생이 나타나기 전 그녀 나름대로의 카르페 디엠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
이 책의 표지는 분명 말하는 검,인데 표지에 적혀 있는 일본어 제목은 가마이타치입니다. 가마이타치란,
갑자기 피부에 베인 것 같은 상처가 나는 현상. 공기 중에 일시적으로 생기는 진공 때문에 일어난다고 한다. 옛날에는 족제비나 요괴의 소행으로 여겼다._라는 것이 바로 이 스다초의 연쇄살인이면서, 그 칼 솜씨가 사람의 솜씨를 넘고 잔인하기 그지없는 지금으로 치자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가 나타난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도 한 여자가 있습니다. 아버지는 꽤 괜찮은 의원으로 그의 외동딸인 오요의 이야기 입니다. 그녀가 가마이타치, 즉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만에게 당할 뻔한 고비를 넘겼습니다. 보통이라면, 겁이 나서 그대로 고마움과 두려움의 마음만 들 것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시신이 사라졌을까.' (....)
'그리고 왜 날 살려 뒀을까.'
90p 가마이타치, 오요
딱 그 두가지의 의문. 그 "왜"가 오요를 위험으로 혹은 그 사건으로 들어가게 만들면서, 냉미남인 신카치의 등장,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은 동전의 앞뒷면처럼 현명하나 그렇지 못했고, 또 무식하나 용감했던 그녀의 이야기로 끝을 맺습니다. 물론, 남녀의 등장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로맨스(...)이니 과연, 그 끝은 어찌 됐을지는 모릅니다

섣달의 손님은, 어쩌면 아주 짧지만 여전히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마음들입니다. 탐욕이라 여길 지 모르지만 아님에도 그래도 그의 말처럼, 또 그가 손에 넣기 벅찬 것을 탐했던 것 _ 그것은 바로 표제인 <말하는 검>으로도 이어집니다. 네, 그 검은 말을 합니다. "와키자시"라 불리는 그 검은요. 이 검은,
원래 누가 주인인지 모릅니다. 다만, 이 검은 전당포에서 그 자신이 맡긴 검이 기간이 지나 처분되면 대신 받아왔다는데 말을 한다는 것..인데 정말일까요? 네, 그가 말하길 뭔가 우우웅..거리는 소리란 것이죠. 그리고 그 검의 말을 오하쓰는 들었습니다. 첫날은 아주 희미하게 그리고선, 그 검의 누군가에게 전해달라는 말, "호랑이가 날뛰고 있다" 라고.
어떻게 검이 말을 하겠습니까?
네, 그런데 검이 하는 말을 그리고 여동생이 하는 말을 믿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가지지 못해 욕심을 낸 그 탐욕,집념이 그것이 불러온 참사였습니다.
"진짜 요도란 닿은 사람을 모두 베어 버리는 게 아니라, 이즈쓰야 같은 녀석을을 교묘하게 이용해 이 사람, 저 사람 손으로 건너다니는 건지도 몰라."240p,말하는 검,로쿠조에게 마쓰키치

그렇게 이야기의 끝으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니노부만의 잘못이었을까요? 그의 검에 대한 평가에 그는 화가 났던 건지도 모릅니다. 그도
결국, 장인이 되기를 바랬고 그 재능을 누구보다 알고 있었던 그 자만심을 왜, 그렇게 몰아쳤는지, 그가 그래서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라면서요.
지금도, 그렇게 이야기들은 시작되고 있고 또 누군가는 모른척 하는 일들을 기어이 알아내던 여인들의 이야기, 그리고 기묘하게 씁쓸하게 느껴진 에도시대의 거리를 거닐다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