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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곧 쉬게 될거야
비프케 로렌츠 지음, 서유리 옮김 / 고요한숨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야기는 시작부터 강렬합니다. 나의 사랑하는 딸의 생사도 모릅니다. 그런데 메시지는 말합니다. 3시간 후 너의 목숨과 그리고 딸의 목숨 중 하나를 택하라는 아주 잔인한 명령을 합니다. 이것이 악몽이라면 싶기만 한 레나는 그 자리에서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녀에게 내려진 벌만 같을 뿐일 것입니다. 아마도요. 조금 더 사랑을 했고 조금 더 유심히 돌봤더라면, 하고 자책하고 있지만 과연 그런 시간이 있을까요...?
그녀의 아이 엠마, 그토록이나 바라고 또 바라던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그 사랑스러운 딸을 돌보 여력이 없습니다. 그것은, 그녀에게 갑자기 불어닥친 불행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남편이자 아이의 아빠인 다니엘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달리했으나, 아이 때문에 죽을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그녀였습니다. 강해져야 하니까요. 이야기의 시작은 어쩌면 그렇게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스포일러입니다.

이야기의 시점은 레나의 시점으로 시점으로 현재와 과거를 보여줍니다. 그녀가 사랑한 남편 다니엘은 자산가였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그를 만났을 때는 그는 마흔 초 중반으로 알코올중독에 시달리고 있던 한 환자였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가정까지 있단 걸 알았을 때 레나는 관뒀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그에 대한 사랑과 그가 주는 사랑은 그가 이혼을 하고, 그와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만듭니다. 그리고 결국 몇 년간의 시간은 있었지만 딸 엠마까지 임신하면서 드디어 그녀가 꿈꾼 "완벽한 가족"이 눈앞에 와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바로 그 일, 집 문제 때문에 벌어졌던 그저 단순한 소동극이라 여겼던 일이 다니엘의 목숨을 앗아가고, 레나에게는 딸 엠마가 사라지고 날아든 메세지는
-자정까지 네가 죽지 않는다면 네 딸이 죽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사건 속에서 레나는 제정신일 수가 없습니다.
이야기는 레나의 시점에서보다는 좀 더 객관적으로 그녀를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주인공 레나에게는 몰입되진 못했습니다. 그녀의 어딘가 모를 철없음이 저는 느껴졌었고 처음엔 도대체 이 종잡을 수없음이 뭐지? 싶을 정도였는데 만약, 엄마라면 그렇게 마냥 차분하게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할 수 없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러자 조금씩 몰입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산만한 듯하지만 또 결코 그리 지루하진 않은 초반을 지나면서, 점점 이야기는 뭔가 좀 물음표를 띠게 하면서 사건의 중심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사건은 물음표의 연속이면서 도대체 왜? 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사실 범인이 누구였으면, 하는 것을 갖게 합니다. 레나 역시 마찬가집니다 그녀가 가질 동기가 분명 충분하지만 어쩌면 가장 부럽고 그래서 미워지는 사람을 또 무의식중에서 범인으로 지목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바로 그녀와 한집에서 살 뻔했던 다니엘의 가족, 조시를요. 다니엘이 가장 사랑했던 딸이었으니까요 그만큼 그 딸의 자신에 대한 증오도 짐작해, 그 미묘한 애증과 장례식에서의 일등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사건이 진행될수록 조금 고작 십 대의 소녀가 감당하기엔 힘든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아니 결정적으로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말이죠. 결국 사건은 계속 레나의 주변으로 들어오고 그녀가 행동 하나하나에 메세지는 계속해서 그녀를 마리오네트처럼 조종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정말, 이 사건의 진짜 결말이 밝혀진 순간 조금은 예상했지 않았나 싶으면서도 전개 과정에서의 그 답답함이 많이 누그러질 수도 있을 테고 어쩌면 또 더 고구마야, 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잠깐 전 그 "어머니"라는 이름을 봤습니다. 각기 다른 모습의 엄마들이 있었고 그것은 한 명이 아니라 또 같은 사람 안의 다른 모습의 엄마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전의 인간이란 이름들도 함께 말입니다. 그리고 <너도 곧 쉬게 될 거야>는 제목이 어쩌면 그렇게나 결말과 맞아떨어질까, 하면서 그 미묘한 씁쓸함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