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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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여자는 지루했다. 하지만 지유씨와는 그렇게 오래 알아왔는데도 단 한순간도 무료함을 느낀 적이 없었다. 그녀와는 말이 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태껏 그 어떤 관계에서도 감각하지 못했던경험이었다. 지유씨와 이야기를 나눌 때면 그녀가 내뱉는 말의 호흡과 나의 호흡이 잘 어우러져 특유의 리듬감 같은 게 생겼다. 우리는 존대와 반말, 유쾌와 재치, 다정함과 짓궂음을 카드 패처럼 번갈아 내놓으며 놀았다. 그녀는 잘 웃었고 또 잘 놀렸다. 공수에 모두 강했다. 정말이지 지루할 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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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영혼 Dear 그림책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올가 토카르추크 글,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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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얀은 그의 영혼이 따라올 수 없는 속도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조그드은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제 안은 그의 여호이 다시하어요. 또 다른 이도 했습니다. 정원에 구덩이를 파고 시계와 트렁크 따위를 전부 파묻어 버린 거예요. 시계에서는 조 모양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식물이 자라났습니다. 꽃은 모두 다른 색깔이었지요. 트렁크에서는 커다란 호 박들이 얼려, 몇 해 겨울을 조용히 지내기에 충분한 식량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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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 - 1994년, 닫히지 않은 기억의 기록
김보라 쓰고 엮음, 김원영, 남다은, 정희진, 최은영, 앨리슨 벡델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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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먼저 읽었다. 시나리오도 비평과 인터뷰도 매력적이네. 영상의 채도나 배우의 눈빛, 영지의 노래 같은 건 내가 그린 이미지와 어떻게 다를까 궁금. 카메라 워크나 씬의 길이도 궁금해졌다. 감독 스스로 경험을 영화화하며 겪은 변화를 이야기하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그 마법이 책의 에필로그 내지는 엔딩 크레딧처럼 한참 남았다. 이해는 화해랑 다른 일이고 그렇게 알아차리는 일, 시간, 시선이 드러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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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타의 일
박서련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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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련 장편소설, <마르타의 일>, 한겨레출판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체공녀 강주룡>에서 매력적이면서 힘있는 캐릭터를 그려냈던 박서련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로 이번엔 연년생 자매를 주인공으로 동시대 한국사회 속 여성들의 일상에 스며든 폭력과 살인, 추리와 복수를 그리고 있습니다. 교사임용시험과 면접을 준비하며 스스로 정한 삶의 루틴을 지켜가는 언니 수아는 동시에 자살로 꾸며진 동생의 살인 사건을 파헤치며 복수를 준비하고 실행합니다. 하드보일드한 문체로 두 가지 일을 번갈아 실행에 옮기는 주인공의 모습은 마지막 장까지 한달음에 독자를 몰아갑니다.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취업의 고단함과 사건의 추악함은 드라마나 영화 속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뉴스나 인터넷을 통해 자주 마주하던 일이라는 점에서 결코 현실과 무관하지 앉아 보입니다. 박서련 작가의 매력적인 인물과 대사들은 독자들이 그 속에서 함께 호흡하고 긴장하게 만듭니다. 흥미롭고 매력적인 이 소설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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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들뢰즈와 경험론' 노트

들뢰즈 읽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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