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시외버스를 장시간 타게 될 일이 있어서

오랜만에 팟캐스트를 잔뜩 다운받았다.

'책 이게뭐라고'에서 최근에 출간된 '굿라이프'라는 책으로 저자인 최인철 작가님이 출현하셨는데,

이번에도.. 읽어보고 싶어져서 책을 찾아보았다.

신간은 역시나 도서관에서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방송에서도 소개되었던 12년전 출간된 이 '프레임'을 읽게되었다.


사실, 저 방송을 들은게 9월 1일의 일이라,

어떤 마음으로 저 분의 글을 읽어봐야겠다고 결심했는지 명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책도 다 읽은지 일주일 정도 지나서 내용이 선명하지는 않다.

각각 들을 때와 읽을 때는, 이거 꼭 기억해두어야지, 하면서 읽었는데,

매번 그렇지만 참 허망한 기분이다.

그래서 책을 읽자마자 리뷰를 적어두자고 결심했었던 것인데,

사실 한동안 리뷰를 썼었다는 사실 조차 잊고 있었다..

(그래서 읽으면서 태그도 안 붙였다ㅠㅠ)


망각이 축복이라지만,

그건 이미 망각을 받아버린 다음에 나온 위안이 아닐까.


이렇게 싸그리 싹 까먹은 걸 깨닫는 순간에는,

당장 사용할 수 없는 종류의 공부와 독서가 그 순간의 만족 외에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서글퍼진다.

이런 열악한 하드웨어를 가지고도,

위대한 일들을 이루어낸 학자분들이 존경스럽다.



여하튼,

책 이야기를 하자.


아마, 저 팟캐스트에서 소개받지 않았다면,

내가 이 책을 읽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싶다.

표지에 있는 글자들을 읽기 전까지는 하늘 사진도 예쁘고,

구성도 평범하게 단순해서 괜찮다.


다만,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라던지,

'삼성경제연구소 SERI 북리뷰 추천도서' 라던지,

"프레임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라는 글들이,

이 책을 들고다니면서 읽기 힘들게 했다.

얼마나 속물아니라고 자신을 자각하기에,

자기개발서 같아보이는 책을 들고있는 것만으로, 남사스러워하는지 스스로도 우습지만.

난 좀 그랬다.


그리고 아마, 다음 책도 제목이 '굿 라이프' 인 것으로 보아 비슷하지 않을까. ㅠㅠ


이러한 표지에 한번 포기할까 하다가,

내가 뽑은 책이 59쇄인 것에 한번 더 놀랐다.

판쇄가 이정도로 많으면, 일단 읽어볼까 라는 마음과,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이유로 불안감도 싹튼다.

그래도, 내사랑 '책이게뭐라고'를 믿고 빌렸다.

(얇아서 가볍기도 하고..)


내용은 기대대로였다.

심리학 책을 읽을 때, 내가 기대하는 것은 주로 실험 결과부분이다.

살면서 어떤 판단을 내릴 때, 왜 자꾸 이상한 결정을 하는지, 피하는 방법은 없는지,

그 도움을 얻고 싶은 것이다.

이렇게 저렇게 결정하며 살아라, 라는 말들은 살아보고있는 모든 사람들이 할 수 있지만.

다들 한번씩만 살아보고 있으니..

좀 더 객관적인 조언을 찾아, 하다못해 내가 멍청한 이유라도 알기위해 심리학 책을 읽는다.

그런데 또 이렇게 기억이 싹 휘발되어 버렸으니..

내일 또 멍청하겠지..ㅠㅠ


그래도

파도치는 바닷가에 모래성을 짓는 기분으로,

목차를 보며 기억나는 부분 한두줄씩만 적어두자.

자꾸 보면 장기기억으로 전환된다는 이야기도 어디서 들은 것 같으니..


-------------------------------------------------

프롤로그. 핑크대왕 퍼시

    - 세상을 핑크로 바꾸고 싶으면 핑크색 안경을 써라.

1. 나를 바꾸는 프레임

    - 최후통첩게임 : '비지니스 게임' vs. '커뮤니티 게임'

        : 같은 게임을 무엇으로 명명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졌다.

    - 비만 해결책 : 그릇을 반으로 줄여라

2. 세상, 그 참을 수 없는 애매함

    - 잘 구조화 되지 않은 문제

    - 질문의 위력 : '나는 외향적인가?' vs '나는 내성적인가?'

        : 질문에 따라 외향적인 근거 / 내성적인 근거를 중심으로 생각하게 된다.

3. 자기 프레임, 세상의 중심은 나 : 자기중심성

    - (아래 발췌 참고)

4. 현재 프레임, 과거와 미래가 왜곡되는 이유

    - 후견지명(hindsight), 내 그럴 줄 알았지 : 사후 과잉 확신 (hindsight bias)

    - 우리 땐 안그랬는데 : 회상한 자신의 모습은 실제보다 현재 자기 모습을 더 닮는다.

    - 과거 죽이기 : 과거를 비하하거나 영광을 부풀려서 현재의 자신을 보호한다.

    - 예측하기 힘든 내일의 감정 : 점심마다 된장찌개 선택하기

    - 선물세트가 잘 팔리는 이유 :  똑같은 물건을 반복해서 사용할 경우,

        자신보다 타인에게서 '물리는 현상'이 더 빨리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한다.

5. 이름 프레임, 지혜로운 소비의 훼방꾼

    - 공돈, 푼돈, 원래가격

    - 100만원짜리에서든 5만원짜리에서든 할인된 3만원의 가치는 동일하다.

6. 변화 프레임, 경제적 선택을 좌우하는 힘 (cf. 상태 프레임)

    - 손실 프레임과 이득 프레임 : 손실 혐오 (loss aversion)

    - 현상유지에 대한 집착

    - 소유 효과 (Endowment Effect) : 내 소유가 되고 나면, 

        그 물건은 나에겐 현재상태가 되기 때문에 그것의 심리적 가치는 상승하게 된다.

    - 후불제의 위력 

        : '꼭 구입할 가치가 있느냐?' → '굳이 돌려보낼 하자가 있느냐?'

7. 지혜로은 사람의 10가지 프레임

    - (아래 발췌 참고)    


프롤로그의 원래 제목은 저게 아닌데, 차마 적지 못했다.

프롤로그부터 1~3,7장의 제목은 너무 오글오글합니다..ㅠ

이 책은 읽으면서 사서 곁에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한 책인데,

여기저기가 책꽂에 꽂아두기에 오글오글하다...엉엉


예시들 중에 어딘가에서 들어본 듯한 이야기들이 종종 있었다.

이 책 자체가 12년전에 나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혹시 이 책을 인용한 걸 내가 들었던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59쇄나 되니까..)


내용을 정리하다가 엄청 옮겨 적다보니,

예전에 들었던 그 기분이 다시 든다.

이번에는 좀 더 현명한 사람이 될 것 같은 위안.




3장. 자기중심성

-79페이지 : 자기중심성

자기라는 프레임에 갇힌 우리는 우리의 의사 전달이 항상 정확하고 객관적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우리가 전달한 말과 메모,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은 

오직 우리 자신의 프레임 속에서만 자명한 것일 뿐,

다른 사람의 프레임에서 보자면 지극히 애매하게 여겨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의사불통으로 인해 생겨나는 오해와 갈등에 대해 

사람들은 서로 상대방의 무감각과 무능력, 배려 없음을 탓한다.

-82페이지 : 허위 합의 효과 (false consensus effect)

이런 자기 중심적 프레임 때문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그것이 '사실'이라고 착각한다.

이런 현생을 '허위합의 효과'라고 하는데 자신의 의견이나 선호, 신념, 행동이 

실제보다 보편적이라고 착각하는 자기중심성을 나타내는 개념이다.

허위합의 효과에 사로잡힌 우리가 깨달아야 할 사실은, 

이 세상에는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83페이지 : 이미지 투사

심리학자 레비츠키(Lewicki)의 연구에 따르면 

타인을 능력 차원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평가할 때도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기 자신을 정의할 때 능력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도 동일한 차원에서 평가하게 된다.

~ 결과적으로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말하는 평가나 내용들을 보면,

다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정보를 준다기보다 

우리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더 많이 드러낸다.

-91-92페이지 : 너는 나를 모르지만 나는 너를 알고 있다

자기 프레임을 과도하게 쓰다 보면 ~ 

자신은 결코 치우침 없이 객관적으로 다른 사람을 바라보지만,

다른 사람들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끊임없이 오해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타인에 의해 끊임없이 오해받고 왜곡당하고 있지만 '나는 너를 잘 알고있다'고 믿는다.


이런 오해는 집단 수준으로 확대된다.

~ 우리가 다른 문화에 대해 얼마나 오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다.


~ 평균적으로 사람들은 상대방이 자신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시간보다,

자신이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적게 걸린다고 보고했다.

다시 말해 '나'의 입장에서, 타인은 짧은 시간에도 파악할 수 있는 '단순한 존재'이지만

나 자신은 그 누구에 의해서도 쉽게 파악될 수 없는,

그래서 오랜 시간을 들여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복잡한 존재'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94페이지 : 내가 사는 이유, 네가 사는 이유

자기 자신이 정직한가, 부지런한가, 외향적인가라고 물었을 때 나오는 가장 빈번한 대답은

'그때그때 다르다'이다. ~

그러나 다른 사람의 성격에 대해 같은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 자신있게 '하나의 답'을 내놓는다.

~ 하나의 성향을 선택해서 상대방을 표현한다.

다른 사람의 행동은 그 사람의 성격이나 신념 같은 내적인 요소들로 설명하지만,

우리 자신의 행동은 상황적인 요인들로 설명한다.

네가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은 것은 무책임하기 때문이고,

내가 늦은 것은 차가 막혔기 때문이다. ~

'넌 원래 그런 사람이라서' 그런 실수를 하는 것이고 '난 어쩌다 보니' 그런 실수를 한 것이 된다.

네 마음속에는 진짜 그런 마음이 있기 때문에 심한 말도 서슴지 않는 것이고,

나는 단지 실수로 말이 잘못 나온 것일 뿐이라고 합리화시킨다.


6장. 변화

-163-164페이지

행복과 불행에 대한 예측이 이처럼 실제와 다른 이유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놀라운 적응 능력에서 기인한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어떤 '상태'에 신속하게 적응한다.

~ 우리는 어떤 '상태'에 쉽게 적응하는 탓에 '변화'에 무척 예민하다.

이것이 우리의 경제적 선택과 판단을 움직이는 또 다른 핵심 원리다.


7. 추천 프레임 10선

한 인간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는 있지만, 한 가지 자유는 빼앗아 갈 수 없다.

바로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삶에 대한 태도만큼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이다.

-185페이지 : 아우슈비츠에 갔었던 정신과의사 Victor Frankl-

1) 의미 중심의 프레임을 가져라

어떤 일을 의미 중심의 상위 수준으로 프레임하느냐, 구체적인 절차 중심의 하위 수준으로 프레임하느냐는 그 일을 언제 할 것인지에 의해 결정된다.

~ 막연한 먼 미래가 아닌 내일 당장의 삶을 의미 중심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람.

2) 접근 프레임을 견지하라

접근함으로 인한 후회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안주함으로 인한 후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진다

3) '지금 여기' 프레임을 가져라

4) 비교 프레임을 버려라

과거의 자신보다 현재의 자신이 얼마나 향상되어 가고 있는지,

자신이 꿈꾸고 있는 미래의 모습에 얼마나 근접해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상의 비교가,

남들과 비교하는 것보다 훨씬 더 생산적이라는 결론이다.

5) 긍정의 언어로 말하라

누군가 이런 체념적 말을 던졌을 때, 우리 마음속에서 얼마나 순식간에 탁월함에 대한 추구가 사라지는지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이런 표현들이 갖고 있는 무서운 전염성의 위력을 공감할 것이다.

6) 닮고 싶은 사람을 찾아라

7) 주변의 물건들을 바꿔라

비지니스와 관련된 물건들이 있는 곳에서 '게임'을 하게 되면

훨씬 더 경쟁적으로 행동하게 된다는 연구를 소개한 바 있다.

8) 체험 프레임으로 소비하라

9) '누구와'의 프레임을 가져라 (vs. '어디서')

10) 위대한 반복 프레임을 연마하라

"습관은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도스토예프스키)

~ 성인기의 성취라는 것은 그것이 어떤 영역이든 

'중단 없는 노력'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5도살장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 아이필드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디서 추천 받았는지.

핸드폰 메모장의 읽어볼 책 목록에 있었다.

제목 때문에 포기할뻔 했었지만,

목록에 적었던 때의 나를 믿고 빌려보았다.


신판을 빌리고 싶었으나, 당장 빌릴 수 있는 구판의 유혹으로..

읽는 동안 이게 번역의 문제일까, 원래 이런 느낌인걸까 고민했다.

다 읽은 지금은,

원래 이런 문체 인 것 같다는 쪽으로 기울어 있는 상태인데,

이 분의 다른 책들을 더 읽어보고, 결론을 내야겠다.


나는 처음 읽은 작가였지만,

굉장히 유명한 분이었다.

2007년에 계단에서 넘어진 후 돌아가셨다고 하니,

(그렇게 가는거지)

동시대를 살기도 했다.


부끄럽지만, 이 책으로 드레스덴 폭격에 대해 처음 알았다.

여행을 갔을 때, 독일 도시들은 다른 유럽도시들과 달리 건물들이 별로라는 생각을하며,

전쟁의 영향일까 라는 생각을 잠깐 하기는 했었는데,

그 당시 그 곳에 있었던 사람의 이야기를 보니,

한층 무겁게 다가온다.


이 책에서 사람들의 감정은 자세히 묘사되지 않는다.

그래서 감정을 마구 이입당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서술이 더 전쟁이 인간을 얼마나 하찮은 존재로 만들어버리는지,

그 극한 상황과 아이러니들을 더 부각하는 것 같다.


빌리의 결혼기념일 행사중, 남성 사중창단에서 회상되는

폭격후의 드레스덴과, 독일 경비병들에 대한 서술은

정말 담담한데, 마음이 미어진다.


빌리의 시간여행으로

평화로운 시기와 전쟁 시기의 서술이

병행되면서 그 대비가 더 마음에 와 박힌다.


아마 참혹한 시기를 살았던 사람들이

평화로운 시기를 살면서 과거를 회상할 때

이러한 느낌일 것 같다.

그 느낌을 이렇게 담담하게 적어낼 수 있는 작가가 대단하다.



짹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든 것이 되는 법 - 꿈이 너무 많은 당신을 위한 새로운 삶의 방식
에밀리 와프닉 지음, 김보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에서부터 후련했던 건 사실이다.

종종 느끼던 불안감을 거울로 보고, 진단명을 받은 듯한 후련함.

자신을 무언가로 유형화 시킨 후 느끼는 안도감.

하지만, 그것만으로 문제가 해결 되는 것은 아니다.


다능인이라는 이름이 붙기 전에도

학제간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

여러 직업을 동시에 가지는 사람,

전문직업에 더불어서 취미를 가지는 사람,

연달아 창업을 하는 사람은 있었다.


아니, 보다 오래전으로 돌아가면,

전인적 교육을 지향하고, 문학과 예술은 기본 소양이었던,

수학, 과학, 철학은 분리조차 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한가지만 잘 하는 사람이 일반적이고 바람직하다고 여겨지게 된 건 오히려

분업이 생활화 된 현대사회의 일일 것이다.


그러나 한 시대에 밖에 살 수 없는 우리는

과거의 기준이 어찌되었든 간에, 이 시대의 바람직한 상을 의식할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의기소침해지는 사람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장점을 찾아주고,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제시했다.


자신의 개성을 묻어두고 시대의 상을 따를 수도 있지만,

다른 방식의 롤모델을 제시하였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또한, 많은 경우, 어떤 능력이 강하게 권장되면,

다른 능력은 상대적으로 희소하게 되어, 그 가치가 올라가게 된다.

그런 면에서, 한 분야의 전문가를 권장하는 이 시대에

학제간 능력의 가치가 조금씩 부각되는 요즈음에 적절한 조언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나의 개인적인 문제는,

다양한 방면에 관심은 있지만, 게으름을 극복하지 못하고,

'대기 중인 프로젝트'에만 묻혀 있다는 것.

다양한 '능력'을 가진 '다능인'이 되지 못하고,

다양한 '관심'만을 가진 '다관인'이 라는 것.

이것 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가 요원하다는 것.



060
[일을 하는 의미]
나와 이야기를 나눈 행복하고 성공적인 다능인들에게,
괜찮은 수입이란 그 자체만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자신들이 중요한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도 필요했다.
우리의 목표는 당신이 별로 관심 없는 다수의 잡다한 일들을 찾아주고 생계를 유지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매 순간, 다양성을 있는 그대로)을 지지하는 건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당신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의식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

178 주석40
나는 좋아하는 것들을 위해서 직장을 관둔 많은 친구들 사이에서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직장을 관두기 전에 그들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 모든 가능한 시간을 활용했다.
하지만 직장을 그만둔 후 그들은 자유 시간의 바다에서 길을 잃은 자신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은 하루 전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결국 시간을 낭비하게 되었으며 훨씬 덜 생산적으로 행동했다.
그리고 나서야 친구들은 자신들을 위한 경계선을 만드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이는 하나의 흥미로운 교훈이다.

214
속담에서 말하듯이,
당신의 내면을 다른 사람의 외면과 비교하지 말자.

229
‘당신을 유일하게 만드는 것을 강조하라‘ 는
나만의 만트라 그리고 나만의 ‘왜‘들 중에 하나가 되어 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8 - 정유정 장편소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딘가에서 김진애라는 분이 쓴 글에서 추천받아 읽게 된 글이다.

책 읽는 여자는 힘이 세다 中 - 김진애

내가 정유정 작가를 좋아하는데 못 읽고 있던 『28』을 드디어 읽었다. 

토요일부터 일요일 아침까지 다섯 번을 울어가면서 읽었다. 

정유정 작가는 괴물 같다. 난 이런 독한 여자가 좋더라(웃음).


정유정 작가님의 책을 처음 접한건

"종의 기원"의 ebook으로, 출퇴근 길에 오디오로 들었었다.

그 때도 참 캐릭터와 상황이 무서웠었는데

이번 "28"은 규모도 커지고, 여전히 가차없다.

(28이 먼저 나온 책이다.)


가혹한 현실에서 눈돌리지 않고,

눈돌렸던 사람들도 다시한번 생각하도록,

다시봐도 무섭지만 책덮고 도망가지 못하게 뒤가 궁금한,

눈돌렸던 현실과, 무심하게 혜택만 누리던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책 뒤의 작품 해설은 

문제집 뒤의 정답 해설 같아서, 다시한번 책을 정리해주는 후련함과 더불어,

나는 절대 이렇게 잘 정리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좌절감을 안겨주었다ㅠ


제목인 28이 무슨 의미인지 검색해보다가,

작가님의 인터뷰를 읽어보았다.

(제목의 의미 중 하나가 스포일러라서 이건 넘어가고,)

거기서 작가님에게 간호사 경력이 있고,

남편분이 119구조대 라고 하셔서, 놀랍고,

그 자세한 묘사들이 납득이 되었다.


이길 수 없는 싸움 앞에서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존경스럽다.

193
"풍랑은 풍랑에 맡겨두고 우리는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해야 하는 거다."
-만호공파의 가훈 중 하나-

480 작품해설(정여울)
우리는 더 이상 나아가는 것이 의미가 없고 희망도 없을 때
비로소 우리의 최상에 도달한다.
-마크 롤랜즈, <철학자와 늑대> 중에서-

493 작가의 말
"도덕과 무관한 특성에 따라 차별하지 않는다."
-평등의 정의, 마크 롤랜즈 <동물의 역습>-

495 작가의 말
호시노 미치오가 쓴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에는
알래스카 인디언들의 고래사냥 이야기가 나온다.
고래를 잡으면 고기를 취한 후
"내년에도 또 오너라."라고 외치면서 턱뼈를 바다에 돌려준다는 것이다.
세상의 온갖 생명체, 물과 바람까지도 영혼을 가지고 존재하며
인간을 지켜보고 있다는 세계관과
자신들을 먹여 살려주는 자연에 대한 외경심에서 비롯된 풍습이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말의 품격 - 말과 사람과 품격에 대한 생각들
이기주 지음 / 황소북스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고양시에서 광진구까지

지하철로 왕복할 생각에 얼마 남지 않은 읽던 소설 대신에,

아직 한 장도 읽지 않은 이 책을 들고 길을 나섰었다.


그런데 너무 훌훌훌 읽어지는 바람에,

편도로 가는 중에 이미 거의 다 읽어 버려서

돌아오는 길은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며 읽어나갔다.

(다행히 버스로 귀가하여 어처피 더이상 읽지 못하였다.)


일러두기에서 작가님이

이 책을 단숨에 내달리기보다, 산책하듯 찬찬히 거닐어 달라고 일러두셨는데,

그만 내달리고 말아서, 죄송하다.


소설과 만화에 길들여진 내 독서는

뒷 이야기가 궁금하여 빨리빨리 읽어버리고만다.


또, 이 책은 줄간격도 여백도 넓다.

아마 그곳이 생각을 위한 공간인 것 같다.

이렇게 훌훌 읽어지는 책이라면,

34쇄나 팔린 김에.

시집들처럼 미니 버전으로 출판해서

다독을 권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표지와 제목도 예뻐서 미니버전이 나오면 잘 팔릴 것 같다.


시작이 반이라듯이,

이 책은 제목과 그 존재가 반 인 것 같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이런저런 주의사항들을 다 외우지 못한다고 하여도,

발화 전에 '말의 품격'이란 단어를 한번 생각하기만 한다면,

훨씬 향상된 언어생활을 하게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면에서 다시한번, 미니버전이 출판되어

사회 여기저기에서 표지를 보여주기를 희망해본다.


내용은 사실 그렇게 감격적이지는 않았는데,

사실, 품격이라는 것이 몰라서 없는 게 아니기 때문인가 싶다.

인용문들이 좋았고,

다시한번 조금더 자세히

언어생활에 대해 배우고 반성해보는 시간이 되어서 유익했다.


물론,

그렇게 이 책을 읽다가 도착한 모임에서도

1도 실천하지 못해서 돌아오는 길에 자괴감이 들었지만 말이다ㅎㅎ


012 목차
"삶의 지혜는 종종 듣는 데서 비롯되고
삶의 후회는 대개 말하는 데서 비롯된다."

092
"설교가 20분을 넘으면 죄인도 구원받기를 포기한다"
-마크 트웨인

092-093
얼핏 맞는 얘기 같지만, 자세히 보면 쓸모없는 말만 늘어놓는 태도와 경향을
‘TBU(true but useless)‘라고 한다.
사실인 것 같기도 하고 또 그럴싸하지만, 언어의 분량에 비해 견질 것이 없다는 얘기다.

099-100
말에 두려움이 담겨 있으면 불현듯 공포가 엄습하고
재미가 있으면 눈길을 끌어당긴다.
그뿐이랴.
꿈이 가득하면 종종 가능성이 뒤따라오고
말 한마디에 사랑이 녹아 있으면 언젠가 사람이 다가온다.

137
이덕무, 박제가와 함께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문인 성대중이 당대의 풍속을 엮은 잡록집인 <청성잡기>에 이런 글귀가 나온다.
"내부족자 기사번 심무주자 기사황".
"내면의 수양이 부족한 자는 말이 번잡하며 마음에 주관이 없는 자는 말이 거칠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말과 글에는 사람의 됨됨이가 서려 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사람의 품성이 드러난다.
말은 품성이다. 품성이 말하고 품성이 듣는 것이다.

192
편견의 감옥이 높고 넓을수록 남을 가르치려 하거나 상대의 생각을 교정하려 든다.
이미 정해져 있는 사실과 진실을 본인이 쥐락펴락할 수 있다고 믿는다.
상대의 입장과 감정은 편견의 감옥 바깥쪽에 있으므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