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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도살장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 아이필드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디서 추천 받았는지.
핸드폰 메모장의 읽어볼 책 목록에 있었다.
제목 때문에 포기할뻔 했었지만,
목록에 적었던 때의 나를 믿고 빌려보았다.
신판을 빌리고 싶었으나, 당장 빌릴 수 있는 구판의 유혹으로..
읽는 동안 이게 번역의 문제일까, 원래 이런 느낌인걸까 고민했다.
다 읽은 지금은,
원래 이런 문체 인 것 같다는 쪽으로 기울어 있는 상태인데,
이 분의 다른 책들을 더 읽어보고, 결론을 내야겠다.
나는 처음 읽은 작가였지만,
굉장히 유명한 분이었다.
2007년에 계단에서 넘어진 후 돌아가셨다고 하니,
(그렇게 가는거지)
동시대를 살기도 했다.
부끄럽지만, 이 책으로 드레스덴 폭격에 대해 처음 알았다.
여행을 갔을 때, 독일 도시들은 다른 유럽도시들과 달리 건물들이 별로라는 생각을하며,
전쟁의 영향일까 라는 생각을 잠깐 하기는 했었는데,
그 당시 그 곳에 있었던 사람의 이야기를 보니,
한층 무겁게 다가온다.
이 책에서 사람들의 감정은 자세히 묘사되지 않는다.
그래서 감정을 마구 이입당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서술이 더 전쟁이 인간을 얼마나 하찮은 존재로 만들어버리는지,
그 극한 상황과 아이러니들을 더 부각하는 것 같다.
빌리의 결혼기념일 행사중, 남성 사중창단에서 회상되는
폭격후의 드레스덴과, 독일 경비병들에 대한 서술은
정말 담담한데, 마음이 미어진다.
빌리의 시간여행으로
평화로운 시기와 전쟁 시기의 서술이
병행되면서 그 대비가 더 마음에 와 박힌다.
아마 참혹한 시기를 살았던 사람들이
평화로운 시기를 살면서 과거를 회상할 때
이러한 느낌일 것 같다.
그 느낌을 이렇게 담담하게 적어낼 수 있는 작가가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