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ristmas Alphabet (Cards, Pop-Up)
로버트 사부다 지음 / Penguin Books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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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파스텔 색지의 바탕에 흰색의 팝업은 단순하고 깔끔하고, 그래서 더 아름답고 인상적이다. 하여튼 예쁘다, 무지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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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졌거나 알려지지 않은 공주백과사전> 서평단 알림
잊혀졌거나 알려지지 않은 공주백과사전
필립 르쉐르메이에르 지음, 김희정 옮김, 레베카 도트르메르 그림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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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세계 각국의 공주들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백설공주, 잠 자는 숲 속의 미녀 등 공주史에 한 자리를 차지한 유명한 공주들의 이야기도 아니다. 『잊혀졌거나 알려지지 않은 공주 백과사전』은 세상이 넓은 만큼 많기도 많은 공주들 중에서 당신과 내가 모르는, 혹은 우리에게 잊혀진 공주들을 이야기 한다.

이 책을 아직 만나지 못한 당신을 위해 잠시 공주들을 소개하면,
나태가 규범인 게으름뱅이 왕가의 몰랑 공주, 음악의 거장 '보통 빠르기'씨의 아내인 파솔라 공주, 착용하면 아무리 읽어도 눈이 피곤해지는 법 없는 안경을 간절히 찾고 있는 또또 공주, 평화로울 땐 왕따였다가 전쟁이 나면 상대의 고막을 괴롭히는 비밀병기로 인기가 급상승하는 왕수다 공주, 늦은 나이에 속터져 남작과 결혼한 거만 공주, 머릿속 기억의 장소에 거대 블랙홀을 담고 있는 깜빡 공주까지. 헉, 손가락이 바빠 도저히 다 소개할 수 없는 많은 공주님들. 그녀들의 비밀, 그녀들의 첨탑, 그녀들의 예절과 온갖 필수품들. 이 모든 것이 책 안에서 재치 있는 문장으로 풍자되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기억된다. 자, 그녀들은 뭘 먹고, 뭘 입고, 어떻게 살아갈까?

이야기는 공주들의 요람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녀들의 탄생에 얽힌 씨앗 이야기와 더불어 축하 파티에서는 절대로!! 한 사람도!! 빠뜨리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한다. 이 이유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들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요람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공주 테스트와 공주에 관한 속담으로 끝을 맺는다.

공주들의 소개에서 살짝 보이듯이 이 책은 슬쩍 비꼬고 조금은 뻔뻔하게 밀어붙이며 공주들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을 보여주기도 하고, 우리가 갖고 있는 궁금증에 답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내용에서 빛나는 재치나 풍자의 멋은 때때로 보일 뿐이다. 알록달록 예쁜 그림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빛이 나지만. 독자층을 어디에 두고 만들어진 책인지 모르겠는데 아이들이 보기엔 눈높이가 좀 안 맞을 거 같고 어른들이 보기엔 내용이 모자란다. 예쁜 그림에 환장하는 사람이라면 만족할지도 모르겠지만, 예쁜 그림에 환장하는 나도 이 책값은 좀 부담스럽다. 그래도 책은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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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든 씨의 사탕가게 - '이해의 선물' 완전판 수록
폴 빌리어드 지음, 류해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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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지치지도 않는 기운으로 끊임없이 재잘거리고 움직인다. 극장에서는 통로를 달리거나 울어대고, 식당에서는 접시를 엎고 꺄르르 웃어댄다. 나는 이런 아이들에게 여유나 친절이나 아량이나 배려 따위를 보일 수 없다. 그렇지만 아이들이란 원래가 그렇게 기운이 좋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게 생겨먹었다. 세상이 온통 신기한 것들 천지니까. 이런 아이들의 생김을 마음으로 이해하고 받아주어야 아이들은 밝고 건강하게 자랄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폴은 다행스럽게도 그의 철없는 모든 행동을 마음으로부터 이해하고 받아들여준 어른들을 많이 만났다. 그래서 힘든 성장과정을 이겨내고 따뜻한 사람으로-그의 가게에 열대어를 사러 온 아이들에게 보인 그의 행동은 그가 따뜻한 사람임을 알려준다-자랄 수 있었다. '성장통'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이야기는 그런 어른들과의 추억을 모은 것이다.

 

은박지에 싼 버찌 씨앗을 들고 가서 사탕을 잔뜩 살 수 있었던 것은, 돈은 모르지만 달콤한 사탕의 맛은 알고 있었던 아이의 그 초롱초롱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할아버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이를 성가셔하는 내가 보기에 폴은 유난히 사건과 사고를 많이 일으키는 아이였다. 공원에 불을 내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나중에 이모 댁에 가서도 감자를 구워먹느라 소방차가 출동할 일을 만든다. 총을 잘못 만져 고양이를 죽이고 집을 물바다로 만들었으면서도 또 소총을 가지고 기차 칸의 등을 맞춘다. 깜짝 놀라거나 혼이 나는 것은 잠시 뿐이다. 아무것도 그의 호기심을 막을 수가 없었다.

 

폴이 만난 수많은 이해심 많은 어른들 중에서도 안내를 부탁합니다씨와 베커아저씨가 가장 인상 깊었다. 전화가 흔치 않던 시절에 폴은 자신의 집에 있는 전화로 안내를 부탁합니다씨와 만났다. 어려운 일, 걱정스러운 일, 모르는 일이 생기면 언제나 수화기를 들고 안내를 부탁합니다를 찾았다. 그런 폴에게 안내를 부탁합니다씨는 성의를 다해 응해주었다. 갑자기 이사를 가고 새 집에서 만난 검은 전화기를 보며 이런 흉측한 물건 속에 안내를 부탁합니다씨가 있을 수 없다며 반짝반짝 빛나던 참나무 통으로 만들어진 전화기를 생각하던 폴은 결국 미운 새 전화기를 바닥으로 밀어 떨어뜨린다. 이런 모습들이 아이의 심리와 그에 따르는 행동을 정말 잘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베커아저씨의 동네를 떠날 때, 아저씨가 마지막으로 폴에게 주었던 선물은 품평회에 출품하여 최우수상을 노리던 큰 양배추였다. 아저씨가 싫어하는 것을 알면서도 밭으로 찾아가 몰래 양배추를 뽑아 먹던 행동은 아저씨를 귀찮게 만드는 것이었지만 외로운 아저씨에게는 고마운 친구가 생긴 것이기도 했다. 그래서 아저씨는 품평회에 출품하는 대신 폴에게 작별 선물로 양배추를 준 것이다.

 

아이들은 천사가 아니다. 언제나 말썽을 달고 다니는 작은 악마에 가깝다. 그렇지만 그들의 말썽은 순수함에서 오는 것이다. 지켜주지 않을 수 없다. 그래야 그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남을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는 건강한 어른이 될 것이다. 작가의 추억담은 성인인 독자에게는 함께 추억할 수 있는 아련함을, 어린 독자에게는 자신들도 당장 시도하고 싶은 모험을 선사한다. 누가 읽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기분이 좋아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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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1
미우라 시온 지음, 윤성원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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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감상을 끄적이기 전에, 이 책의 구매를 고려 중인 분께는 가능한 한 초판을 피하라는 말을 미리 해두고 싶다. 나는 북폴리오의 책이 좋다. 한손에 들어오는 단출한 장정이 맘에 들어 좋고, 가네시로 가츠키나 온다 리쿠같은 작가를 만나게 해주어 고맙다. 생소한 작가라도 북폴리오의 선택을 받은 작가라면 어느 정도는 신뢰한다. 미우라 시온의 책을 들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책을 읽게 되어 나는 좀더 행복해졌다. 그런데… 오탈자가 너무 많았다. 근래 구매한 책 가운데 초판은 거의 전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오탈자가 있었지만, 이 책은 진정 그 분야에서 최고였다.

 
단거리 달리기는 화려하다. 천분의 일초를 다투는 선수들의 폭발적인 힘과 리드미컬하게 오르내리는 온몸의 근육. 특히 결승선을 향해 가슴을 내미는 그들의 흔들리는 얼굴은 달리기神에게 선택받지 않고서는 결코 닿을 수 없는 세계가 있음을 알려준다. 그에 비해 장거리 달리기는 관중들의 눈을 붙잡아두기 힘들다. 운동장에서 여러 경기가 진행될 때 장거리 주자들은 조용히, 마치 고립된 섬처럼 경기장의 모든 것에서 등을 돌리고 자기만의 세계에 들어 앉아 고통과 싸운다. 내 눈이 그들을 떠나 필드의 화려한 경기에 매료된 사이 그들은 어느새 몸의 한계를 넘어서고 정신의 한계 위에 올라서서 상체를 흔들며 턱을 치켜들고 마지막 호흡을 쥐어짜며 결승선을 향한다. 단거리 선수의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자세와는 달리 장거리 선수들의 마지막은 거의 언제나 괴로움이 함께 한다. 그들의 달리기에는 화려함이 없지만 결승선을 향해 힘겹게 몸을 옮기는 모습은 보는 이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무엇이 있다. 한계점을 넘어서서까지 다리를 멈추지 못하게 만드는 달리기의 매력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간세 대학 육상부 기숙사인 지쿠세이소에 드디어 10명의 인원이 모였다. 주장이자 대학 4년 동안 하코네 역전 경주만을 꿈꿔왔던 기요세를 제외한 나머지 주민들은 그곳이 육상부 기숙사인지도, 자신들이 육상부원인지도 모른 체 방세가 싸다는 이유만으로 이 낡은 아파트에 모여들었다. 열 번째이자 마지막 주민인, 달리기신에게 선택받은 가케루가 지쿠세이소에 들어온 순간, 기요세의 꿈은 잠을 벗고 현실이 되었다. 난데없는 역전 경주 출전 소식에 주민들은 당황하지만 기요세의 설득에 그들은 어느 새 달리고 있었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는 두 가지 멋진 세계를 독자에게 선사한다. 그 하나는 달리기의 세계다. 직접 달려보지 않고서는 결코 알 수 없는 영역까지 책을 통해 맛볼 수는 없겠지만, 달리기라는 움직임이 가진 매력만은 넘치도록 깨닫게 된다. 달리기가 아름다운 것은 결벽하게 보이기까지 하는 그 단순함 때문이다. 달리기 선수의 몸이 아름다운 것은 그 몸에 고독하게 달려온 그의 달리기가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기요세, 유키, 가케루, 니코짱, 쌍둥이, 킹, 무사, 왕자, 그리고 신동이 여느 달리기 선수들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하코네 역전경주를 통해 홀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달리기라는 세계에서 손 내밀 수 있는 유대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이것이 독자가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멋진 세계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대신에 고맙다고 말할 수 있는 서로에 대한 믿음의 세계가 따뜻하게 그려지고 있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는 달리기를 보여주지만 속도를 말하지는 않는다. 속도가 아닌 강인함을 말한다. 장거리 선수에 대한 최대의 찬사는 '강하다'이다. 이 강인함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상대와의 유대가 필요하다. 지쿠세이소의 주민들이 모두 빠른 선수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강한 선수였고 앞으로도 강한 선수로서 세상을 달릴 것이다. '강인함'이라는 찬사는 비단 장거리 선수만을 향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인생이 달리기라면 우리 인생도 홀로 가는 길이다. 고독할 수밖에 없으며, 그 고독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그 안에서 어깨끈을 넘겨받을, 넘겨줄 누군가를 만날 수는 있을 것이다. 고독한 역주를 마음으로 이해하는 동지를 만날 수는 있을 것이다.


인생이 장거리 달리기에 비유되듯 우리를 향한 최대의 찬사도 '강하다'가 될 것이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달리는 내 다리가, 몸이, 강한 바람을 불러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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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콘 근크리트 - 전3권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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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폼을 잡으면서 거하게 얘기를 풀어보자면, 이것은 '순수'에 대한 이야기다. 순수한 아이들, 순수한 폭력, 순수한 피, 순수한 저항과 순수한 추억을 순수하게 그리워하는 이야기다. 뭐, 힘 빼고 얘기하면 지구별 일본국 어느 뒷골목에 있는 타카라쵸 지지리 궁상들의 너저분한 이야기일 뿐일지도 모르겠지만.

언제인지, 지구상 어디쯤인지 알 수 없는-그저 지구별 일본국이라는 것만 확인 된-그곳에 타카라쵸라는 거리가 있다. 기괴한 모양의 건물들, 음산한 문구의 간판들, 신기한 오브제들, 툭툭 불거진 불편한 얼굴의 수많은 사람들로 채워진 이 동네는 생쥐라 불리는 야쿠자 스즈키에게 술, 담배, 여자, 도박, 돈벌이를 가르쳐준 곳이다. 스즈키의 똘마니 키무라에게는 스즈키라는 목표를 세우게 한 곳이다. 이 벅적지근한 동네에 야쿠자만 있을리 만무하다. 자신이 제복 경찰이었을 때는 그래도 따뜻한 동네였는데 지금은 확실히 싸늘해졌다는 낡아빠진 멘트를 심심하면 흘려보내는 형사 후지무라와 그 낡은 멘트에 "함부라비가 세운 바빌로니아 시대부터 동네란 건 냉랭했어요."라는 쿨한 대답을 준비하는 형사 사와다도 있다. 그리고 이 거리의 주인이 있다. 내 동네라고 당당하게 떠벌리는 쿠로와 그의 반쪽 시로다. 부모가 없는 시로와 쿠로는 타카라쵸에서 살아남기 위해 강해져야 했다. 쿠로는 시로를 지키기 위해, 아니 시로와 함께 살아남기 위해 피와 폭력을 신앙으로 삼게 되었고, 시로는 그런 쿠로를 돌보는 것으로 신앙을 삼은 모양이다. 이렇게 고양이와 생쥐와 후줄그레한 형사는 나름 균형을 잡으며 사이좋게 살아가고 있었다, 타카라쵸에서.

그런데 언제부턴가 타카라쵸의 균형이 조금씩 깨지기 시작했다. 경찰의 등쌀에 도시를 떠났던 스즈키가 돌아왔고, 시로는 외지인이 동네에 많이 나타난다고 중얼거린다. 어제까지 경품 초콜릿을 나눠주던 점장이 있던 파칭코는 '어린이의 성'이라는 리조트로 변했고, 리조트와 함께 타카라쵸를 내 도시로 만들겠다는 뱀이 나타났다.

폭력 마니아 쿠로와 시계 마니아 시로는 때려서 빼앗는다. 그걸로 살아가고 있다. 스즈키는 야쿠자다. 싸늘한 동네라면서도 잘만 살고 있는 후지무라와 합법적으로 총질을 하고 싶어 형사가 된 사와다는 정의의 사자가 아니다. 이런 그들이 어찌된 일인지 뱀의 등장 이후 꽤나 그럴싸하게, 사람 냄새 팍팍 풍기며 다가온다. 덧붙여 어설픈 아마추어처럼 보이기도 한다. 뱀이 나타나기 전까지 잔혹하고 뻔뻔하고 차가운 프로처럼 보이던 이들이 말이다. 그것은 이들이 변하는 타카라쵸를 붙잡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변화에 저항하는 그들 앞에 놓인 길은 순탄치가 않았다. 그 길은 피 흘리고 머리가 깨지고 팔다리가 으스러져야 하는 길이었다. 그러나 '나의 타카라쵸'를 지키기 위해 그 길을 가겠다는 그들은 더 이상 잔인하지도 뻔뻔하지도 믿음직스런 프로도 아니었다.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한다는 사실 뿐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그 안에서 살고 있다. 그러니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저항하는 인간은 늘 문제를 떠안게 될 뿐이다. 그러나 그 변화란 것이 언제나 긍정적인 의미로서 기능하는 것은 아니니 가끔은 저항이 필요하다. 당연히 고통이라든가 고뇌라든가 하는 문젯거리가 옵션으로 따른다. 저항은 문제를 낳지만 때때로 새로운 답을 펼치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타카라쵸 지지리 궁상들의 저항이 답을 펼치진 못했다. 그들은 사라지거나 떠나야 했고, 남아있는 자는 그저 지나간 봄날을 노래하게 될 것이다. 그래도 타카라쵸는 건재하다. 그것이 타카라쵸의 색깔이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그리고 또 누군가가 그 타카라쵸를 다시 다른 색으로 물들이려고 나설 것이고. 그렇게 세상은 변해간다. 나쁜 쪽으로든, 좋은 쪽으로든. 생각해보면 변하는 세상은 결국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건지도 모르겠다. 거기 적응해 살다보면 결국 그게 그것인 세상이 되어버리니까. 그럼 결국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일까.

나는 한번도 만화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재주 없음을 빤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만화를 즐겨 읽음에도 그 직업을 동경해본 적은 없다. 지금도 물론 그렇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철콘 근크리트』를 읽으면서 마츠모토 타이요가, 그의 재능이 죽을 만큼-그래그래 과장법 좀 써봤다-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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