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지님 이야기는 '필드 오브 플라워즈'처럼 여러 번 보게 되는 게 있는가하면 다 보지도 못하고 손을 놓게 되는 게 있기도 해서 나오면 냉큼 사는 편은 아닌데 '드롭 바이 드롭'은 키워드와 책소개만 봐도 필드 오브 플라워즈를 떠오르게 해서 바로 구매해봤다시작은 특유의 짝사랑수 이야긴가 싶었는데, 느긋하고 솔직하며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약해지지 않는, 대단히 부드럽고도 강인한 서정운이란 인물의 성격 때문인지 뒤로 가면 무심수와 점잖은 짝사랑공의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덕분에 고즈넉한 한옥을 무대로한 잔잔한 이야기라는 인상을 받았다
작품 소개를 봤을 때도 '힐러'가 살짝 보였는데 읽고 나니 더 선명해진다. 인간형 수호석을 자신의 욕망을 위해 소비하는 행태가 힐러들의 노래에 매달리던 군상들을 연상케 한다. 특히나 석류와 노을 그리고 현씨 형제의 관계는 예의 전작에 등장한 인물들과 일대일 매치가 될 정도다. 그러나 캐럿을 창의성 없는 자가복제작이라고 할 순 없는 것이, 원념이 담긴 원석을 인간과 흡사한 수호석으로 탄생시킨다는 이 발상부터가 메카니스트다운 상상이라서다.그럼에도 힐러를 좋아했던 독자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기대가 컸고 설정도 좋았지만 갈등전개가 전작과 유사하게 흘러가 그 부분이 속도감 없이 지지부진하게 읽혔고, 세심한 설정은 신경을 쓰지 않아 힐러의 아류작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래도 매일 수십 편이 나오는 이 장르에서 손에 꼽힐 글을 써주는 작가임은 분명하여 차기작도 기대를 갖게 된다그나저나 3권이면 충분할 분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