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를 봤을 때도 '힐러'가 살짝 보였는데 읽고 나니 더 선명해진다. 인간형 수호석을 자신의 욕망을 위해 소비하는 행태가 힐러들의 노래에 매달리던 군상들을 연상케 한다. 특히나 석류와 노을 그리고 현씨 형제의 관계는 예의 전작에 등장한 인물들과 일대일 매치가 될 정도다. 그러나 캐럿을 창의성 없는 자가복제작이라고 할 순 없는 것이, 원념이 담긴 원석을 인간과 흡사한 수호석으로 탄생시킨다는 이 발상부터가 메카니스트다운 상상이라서다.그럼에도 힐러를 좋아했던 독자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기대가 컸고 설정도 좋았지만 갈등전개가 전작과 유사하게 흘러가 그 부분이 속도감 없이 지지부진하게 읽혔고, 세심한 설정은 신경을 쓰지 않아 힐러의 아류작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래도 매일 수십 편이 나오는 이 장르에서 손에 꼽힐 글을 써주는 작가임은 분명하여 차기작도 기대를 갖게 된다그나저나 3권이면 충분할 분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