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와 나 - 세계 최악의 말썽꾸러기 개와 함께한 삶 그리고 사랑
존 그로건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개가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라고? 너무 맞는 말이다."그렇다. 작가의 이 말처럼 너무 맞는 말이다. [말리와 나]는 이 너무 맞는 말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확인하는 책이다.

말리- 하루 종일 들판을 뛰어다녀야 직성이 풀리는 개,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데다가 나사가 빠져 있고 훈련이나 안정제 개 심리치료로도 해결이 되지 않는 녀석, 전문가도 차라리 안락사 시키는 것이 낫다고 충고하는 개, 13년을 한 가족과 함께하며 개를 사랑하는 경이적인 삶을 주인 가족에게 맛보여준 개의 이름이다.

책은 저널리스트인 신혼 부부가 아메리칸 래브라도 리트리버 한 마리를 데리고 와서 한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함께한 13년이 빚어낸 모든 것들-즐거운 한 때, 함께 나누는 슬픔, 악의 없는 그러나 우리를 독하게 만드는 말썽들-이 유쾌하게 춤을 추는 책이다.

그래서 책은 재미있고, 그래서 조금 지루하다. 400쪽 가량의 책이 중간쯤 가면서 진도가 안 나가고 힘겨워졌던 것은 개를 기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들이 재미를 주면서도 다 아는, 이미 경험한 이야기들이기에 어쩔 수 없는 지루함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그리고 말리를 통해서, 순수하고 진정 행복한 삶의 태도를 배운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큰 것을 얻지 못하더라도 개와 함께하는 삶이 한 번쯤 꿈꿔 볼 만한, 욕심내 볼 만한, 대가를 치를 만한 삶이라는 것 정도는 얻기를 바란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의심할 여지 없이 개가 없는 삶은 훨씬 쉽고 단순했다. 하지만 가족으로서 우리는 뭔가 허전했다.
-개를 키우다 보면 벽이 상하기도 하고, 쿠션이 찢어지기도 하며, 카펫이 망가지기도 한다. 다른 모든 관계와 마찬가지로 개와의 관계에서도 대가가 따른다. 이러한 대가를 우리는 기꺼이 받아들였고, 사실 이것은 말리가 우리에게 주는 기쁨, 만족, 보호, 동반자 역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말리에게 들어간 비용과 말리가 망가뜨린 것을 복구하는 비용을 다 합치면 작은 요트라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문간에서 하루 종일 주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요트가 과연 몇 척이나 되겠는가? ... 말리는 가족으로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작가의 칼럼을 읽고 나쁜 개 클럽이라도 만들어야 할 정도로 쇄도했던 메일의 내용들에 무척 공감했다.
우리 개 케이티는 이제 겨우 두 살인데 저는 항상 이런 생각을 한답니다. '모니카, 어떻게 이 놀라운 강아지가 네 마음을 훔쳐가도록 내버려두었니?'  /  개들이 보여주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떠난 다음에 주인이 겪는 엄청난 슬픔은 개 키우는 사람만이 알 수 있죠.  /  개들이 우리와 함께 보내는 기간은 너무나 짧은데, 그나마 그 기간 중 대부분을 집에서 우리를 기다리며 보내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