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8
아시하라 히나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10권 완결 예정인 작품이지만, 본 편의 이야기는 8권으로 끝이라고...책 안에서 작가가 말했던 것 같다. 얼마 전 출시된 9권은 주인공 '안'의 엄마 이야기와 '안'과 약혼했던 상사맨의 이야기인 외전이었으므로 8권을 이야기의 마무리로 보는 데에 무리가 없을 것이다.

안이 12살이던 어느 겨울, 엄마는 산책을 다녀오마고 나서고 안은 '잘 다녀오라'고 말한다. 그리고 엄마는 산 정상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안이 받은 상처야 말해서 무얼할까, 이 때의 안을 구렁에서 건져준 손은 이웃의 다이고. '괜찮다, 네 잘못이 아니다'고 말해주는 다이고에 의지해 그녀는 살아간다. [모래시계]는 이 두 사람의 사랑의 이야기다.

이런 상처를 지닌 불안정한 아이(?)가 주인공인지라 이야기는 불안하고 가끔 긴장되고 대체로 어둡거나 혹은 진지하며 때때로 유쾌하다. 다른 순정만화들처럼 우리의 주인공들도 만남과 헤어짐, 밀고 당김을 주고 받지만 그것들이 상당히 수긍할 만한 상황들로 다가오는 '썩 괜찮은 이야기'다. 눈이 이마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봐도 후회 없을 것이라는 추천을...  

이 책을 읽으면 '사랑과 강함'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안은 자신의 나약함이 어머니를, 자신을, 남자 친구를, 나아가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특히 연애 감정으로 얽힌 상대들에게 상처를 준다고 생각한다. 다이고는 다이고대로 자신이 더 강하지 못하여 안을 죄책감과 불안 속에서 꺼내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다이고는 아무 것도 없는 모래밭에 서서,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야할지 무엇을 해야할지 모를 막막함을 맛보고 안의 고통을 이해한다. 그래서 손을 뻗어 그 고통의 짐을 덜어주고 싶지만 그건 결국 스스로 감당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안에게 강해지라고 말한다.
이야기는 12살의 두 사람이 26살(부정확하지만 어쨌든)이 될 때까지 이어지는데,  과연 이들은 그들이 바라는,  사랑하는 사람을 제 손으로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그 강함을 손에 넣었을지.^^

이 책을 보며 사랑이 인간을 강하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련이 인간을 성장시킨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순한 시간의 흘려버림으로는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나이가 칠십 팔십이 되어도 '어른이 아닌' 인간은 많다. (사실 많이 보진 못했다. 그만큼 굴곡 없이 산다는 것이 힘든, 불가능에 가깝다는 이야기겠지.) 사랑이든, 일이든, 공부든, 숨쉬기든 뭐가 됐든 살아가면서 겪는 그 시련이 인간을 강하게 만든다. 우리가 성장할수록, 더 강한 마음을 가질수록, 남에게 쉽게 상처 받지 않고 또 상처도 주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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