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평양 - 아웃케이스 없음
양영희 감독 / 와이드미디어 / 200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대세 때문이었는지 急 '우리학교'가 보고 싶었지만. 아직 못 본 영화도 썩고 있는데 몇 번이나 본 걸 또 꺼내자니 글코. 뭣보다 어디 넣어뒀는지 생각도 안 나서 사두고 아직 못 본 '디어 평양'을 보기로 했다.

조선학교 교사를 하다 연극에 관심을 갖게 되고 영화를 공부하고 뭐 그런 양영희 씨의 다큐다. 아들 셋을 만경봉호에 태워 평양으로 보낼 때 영희 씨의 부모는 지금과 같은 결과를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겨울이 되면 일회용 손난로를 한 박스 준비해서 보내는 걸 비롯해 수시로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들을 위해 이런 저런 물건과 돈을 보낼 때마다 영희 씨 부모는 어떤 마음이 들까.

몇 년에 한 번씩 평양에서 가족이 모일 때 반가움 뒤로 반드시 따라붙을 그 복잡하고 어려운 감정들을 차마 상상하지 못하겠다. 옥류관에서 늦은 환갑 잔치를 할 때도 영희 씨의 아버지는 여전히 김일성 수령과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외치고 당부했다. 그러나 영희 씨의 국적에 대해 전혀 타협이 없던 그도 한국으로의 국적 변경을 허락한다. 평양으로 보낸 오빠들에 대한 영희 씨의 물음에 당시 자신들의 지나친 낙관과 너무 이른 판단에 대한 후회도 보였다. 조총련 활동가로 살아온 영희 씨의 부모, 특히 그 아버지에게 어찌 후회와 회한이 없을까만 그걸 결코 드러낼 순 없겠지. 평양에서 살고 있는 아들 손자 며느리를 생각한다면.

병상에 누워있는 아버지에게 영희 씨는 평양에 가게 힘을 내라는 얘길한다. 영희 씨의 손을 잡고 그래 평양에 가야지라고 답하는 영희 씨의 아버지. 그에게 '평양'이 어떤 의미를 지닌 존재인지를 생각하니 한편으론 그가 부럽기도 하다.

뜬금없이 '너의 가슴엔 '그런 평양'이 존재하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