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4강 본능'은 어디로... 

두꺼운 이불로 바꾸고 긴 옷을 꺼내 입고 한다. 어제까지는 아이스티 혹은 에이드믹스를 얼음물에 빙글빙글 저어 마셨구만 오늘은 따끈한 생강차가 아니면 뜨신 유자차를 마신다. 

얼마 전부터 쓰는 면생리대가 괜찮아 몇 개를 더 살까 알아보느라 웹서핑...이란 걸 하고 댕겼다. 언제부터였을까? 이런 물건을 사기 전에 반드시 따르는 생각, 이거 혹시 다음 달부터 필요없는 물건이 되는 거 아닐까. 지금도 여전히 그런 불안(?)이 어딘가에 둥둥 떠 있을 것이다. 다음 달부터 나는 이런 물건이 필요없는 사람이 되어버리지 않을까. 

운전대만 잡으면 몰려오는 우울의 기운을 어찌하면 좋을까. 너무 싫은데 도저히 어쩔 수가 없구나. 쿵작작~♪ 두구두구♬ 음악 소리를 높여봐도 소용없지. 혹시 나만 이런 게 아니라 혼자 달릴 때는 누구나 그런 걸까. 

꽤 얼마 전(꽤 얼마 전은 뭐니)에 야동을 보면서, 거기 나오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안쓰럽다? 안타깝다? 뭐 그런 생각이 잠깐(정말 잠깐) 들었었지. 그 생각이 정말 잠깐이었던 건 금방 내가 부끄러워졌기(그나마 다행이지 뭐니) 때문이었다. '강가에서'의 마지막 연이 자꾸 목구멍으로 올라오던, 참 서글프고 갑갑한 날이었다.
그렇지만 뭐 어떠랴. 나는 그 때뿐인 놈이니 또 금새 낄낄거리며 야동도 보고 남도 씹고 때때로 내 팔뚝도 질겅거리며 잘 살 테니. I'm a Bitch~~(내가 아니라, 메레디스브룩스가 지금 스피커에서 불러 제끼네) 
 

저이는 나보다 여유가 있다
저이는 나보다도 가난하게 보이는데
저이는 우리집을 찾아와서 산보를 청한다
강가에 가서 돌아갈 차비만 남겨놓고 술을 사준다
아니 돌아갈 차비까지 다 마셨나보다
식구가 나보다도 일곱 식구나 더 많다는데
일요일이면 빼지 않고 강으로 투망을 하러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반드시 4킬로 가량을 걷는다고 한다

죽은 고기처럼 혈색없는 나를 보고
얼마전에는 애 업은 여자하고 오입을 했다고 한다
초저녁에 두번 새벽에 한번
그러니 아직도 늙지 않지 않았느냐고 한다
그래도 추탕을 먹으면서 나보다도 더 땀을 흘리더라만
신문지로 얼굴을 씻으면서 나보고도
산보를 하라고 자꾸 권한다

그는 나보다도 가난해 보이는데
남방셔츠 밑에는 바지에 혁대도 매지 않았는데
그는 나보다도 가난해 보이고
그는 나보다도 짐이 무거워 보이는데
그는 나보다도 훨씬 늙었는데
그는 나보다도 눈이 들어갔는데
그는 나보다도 여유가 있고
그는 나에게 공포를 준다

이런 사람을 보면 세상사람들이 다 그처럼 살고 있는 것같다
나같이 사는 것은 나밖에 없는 것같다
나는 이렇게도 가련한 놈 어느 사이에
자꾸자꾸 소심해져만간다
동요도 없이 반성도 없이
자꾸자꾸 小人이 돼간다
俗돼간다 俗돼간다
끝없이 끝없이 동요도 없이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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