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스 VOL. 1] 서평단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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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스 VOL. 1 ㅣ 팝툰 컬렉션 3
고영훈 지음 / 씨네21북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트레이스』의 무대가 되는 세계는 우리의 현실과 다를 것이 없다. 단지 '트러블'과 '트레이스'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 말고는.
30여 년 전 갑자기 나타난 트러블은 인간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때론 괴물의 모습으로, 때론 인간의 모습으로 세계를 유린하는 그들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트레이스다.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특수한 능력을 지니게 된 이들은 트러블로부터 인간을 지키지만 인간과는 분명 다른 존재인 만큼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데 문제가 없을 수 없다.
『트레이스』의 첫 권은 트러블과 트레이스의 대결보다, 사회 속에서 인간과 살아가야 하는 트레이스의 고민을 주로 다룬다. 주인공 사강권은 선천적 트레이스다. 그리고 그 때문에 부모에게 버림받는다. 지금은 자신을 거둬준 태은이의 가족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 그의 삶은 매일이 전쟁이다. 사회적으로 트레이스는 양날의 검처럼 위험한 존재로 취급받기 때문에 한가족으로 대접해주는 태은이 가족에게도, 학교의 친구들에게도, 누구에게도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없다는 고민을 안은 채 밤마다 트러블과 대결해야 한다.
이 작품은 작가의 역량에 따라 얼마든지 흡인력 있게 끌어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개개의 트레이스와 트러블은 다양한 능력을 지닌 캐릭터로 분화할 수 있을 것이고, '남과 다른 존재'인 트러블의 필연적 고민은 스토리에 무게를 더할 거다. 그러나 아직은 그런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 시작이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연출에 더 신경을 쓰면 더 재밌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야기의 처음은 당연히 이런 저런 설명이 필요할 거다. 그렇지만 그 부분이 너무 설명조가 아니면 좋겠다. 트러블과 트레이스의 소개도 그렇고, 사강권이나 한태은의 회상 장면도 매번 같은 패턴이라 좀 지루했다.
이 작품을 보며 미국티비시리즈 '히어로즈'를 떠올렸다. 『트레이스』도 다양한 능력자를 등장시켜 흥미도 유발하면서, 괴물과 영웅 사이에서 고민하는 트레이스의 이야기도 깊이 있게 다뤄 탄탄하면서도 재밌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