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류학의 역사
가바리노 / 일조각 / 199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머윈 가바리노라는 미국 여성 인류학자가 쓴 책이다. 원제는 Sociocultural Theory in Anthropology: A Short History로, 직역하면 '인류학에서의 사회문화이론: 간략한 역사' 정도가 될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말마따가 설명의 간결성에 있다. 다루는 범위는 15,6세기 지리상의 발견에서부터 계몽주의 시대, 제국주의 시대, 그리고 현대(1970년대 전반까지)의 인류학까지 자못 광범하면서도, 꼭 짚어야 할 사건, 이론적 흐름, 학자 등을 핵심적으로, 또 깔끔하게 짚어 주는 매력이 있다.

또 '인류학'이라는 독립적인 분과제도 안에서의 역사만 다룬 것이 아니라 인류학 이론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 사회사상의 조류를 설명하고 있는 것도 좋은 점이다. 어느 정도 사회과학, 서구현대지성사 등에 익숙하나 인류학에 대해서는 그다지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문화인류학 개론서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분량도 150여 페이지 정도밖에 안된다.

하나 불만이 있다면 번역에 대한 것이다. 물론 이해하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는 좋은 번역이지만, 독자에 대한 지나친 배려 때문인지 불필요한 역주가 과잉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왜 하나의 영어 단어가 여려가지 방식으로 번역될 수 있다는 것을 번역이론서가 아닌 문화인류학 교과서에 실어야 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또 번역을 함에 있어서 굳이 한자를 노출시킬 필요가 있는가? 인류학을 공부하는 학부생들을 위해서 이 책을 번역했다고 한다면 가독성도 배려를 해 줘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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