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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조류의 중국 - 현대중국, 그 저항과 모색의 역사
마크 블레처 지음, 전병곤 외 옮김 / 돌베개 / 2001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건 KBS1 TV에서 목요일마다 하는 ''TV책을 말하다''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였다. 그때 조너던 스펜스의 <현대중국을 찾아서>가 소개되었는데, 기타 중국에 대한 책으로 몇가지 더 소개된 책 중에 같은 저자의 <천안문>과 <반조류의 중국>이 기억에 남는다.그리고 다른 것에 신경쓰느라 한참 잊어버리고 있다가, 학교에서 중국 관련 수업을 듣게되었다. 수업의 주교재가 로이드 이스트만의 <중국의 지속과 변화>와 바로 이 <반조류의 중국>이었다.그런데 이 책을 두 번이나 읽었지만, 무엇보다 이 책은 너무 '재미'가 없다. 물론 학술서가 항상 재밌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책이 재미있다는 것은, 글쓴이가 자신의 글을 많이 팔아먹기 위해 책에 첨가한 양념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연구 대상에 대해 글쓴이가 어느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있느냐 - 어느정도 자신의연구에 몰입해있느냐 - 얼마나 스스로 재미있어하고 있느냐를 반영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나는 이 책이 20세기 중국사회를 체계적으로, 그것도 중국의 역사, 정치, 경제, 국가제도, 사회 등등의 굵직한 항목을 세워놓고 매우 체계적으로 서술해 놓은 것은 높이 사지만 그 ''체계성''에도 불구하고 왠지 말끔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저자는 ''반조류'', 즉 중국이 20세기 들어 스스로가 만들어 낸 조류에(1차 5개년 계획에서 대약진운동으로, 문화대혁명으로, 개혁개방으로), 세기 공산주의 국가의 반적인 경향에, 혹은 자본주의화의 길을 걸었던 동아시아 국가들이 방향에, 모두 역행하는 노선을 택했다고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것은 책 속에서 20세기 중국을 보는 패러다임으로 구축되어 있다기보다는 (상당부분 그 반조류라는 것이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상황상황에 따라 이용하는 레토릭에 불과하다.
이 책은 사회과학 방법론과 연구시각의 여러가지 새로운 점을 의욕적으로 제시하는데, 과연 이 책이 나온 1997년의 시점에 제시된 것들이 사회과학의 연구방법에 있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또 책 전체에 걸쳐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도 명쾌하게 들어오지 않는 것이 단점이다.그리고 눈에 띄는 것으로, 중국 전통사회에 대한 지나친 단순화, 고대사에 대한 무지 내지는 무관심, 지배(국가)의 측면에서 주로 서술한 점 등도 문제로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몇몇 부분은 중국사회 전체의 메커니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도와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