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한 과학책 간략소감]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우리가 함께 사는 사회를 향합니다. 과학 기술의 방향성이 중요한 이유는 사회 구성원의 안위를 염두에 두고 사회 공동체의 목표를 찾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소수 몇몇이 혜택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행복해야 하니까요. 이 책을 통해 과학의 개념이 스며들고, 시대와 사회가 요구하는 과학 기술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정인경 지음, 사계절 출판사 <통통한 과학책> 서문 중에서.
처음엔 <통통한 과학책>이라길래 책이 두꺼운 것인가 착각했습니다. 알고 보니 통합하고 통찰하는 단어를 축약한 것이더군요. 이 책의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바로 목차의 구성에 있습니다. 1권에서 질문, 물질, 에너지, 진화를 다루고 2권에서는 원자, 빅뱅, 유전자, 지능을 다룹니다. 제목이 의미하는 통합과 통찰의 의미가 목차의 구성에서 온전히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중고등학생 시절 장차 직업을 위해서는 이과와 문과로 나누어져 있으니 장래 진로를 한 분야로 선택하라고 강요한(!) 시절은 조금 과장하자면 공부하는 시간보다 어디로 갈지를 더 많이 고민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은 덜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산업화시대의 관성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고 기능주의적인 관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직까지는 현실일 겁니다.
수학과 과학처럼 시험성적을 위해 억지로 배워야 하던 과목에서 벗어나 교양이자 기본 상식이자 지식의 기초적인 토대로서 배우고 즐기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어느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만은 아닐 겁니다. 즐기고 배우는 환경은 그런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서 후배와 학생들에게 이어지는 것인데 정작 가르치는 이들이 산업화시대의 암기위주 공식위주의 환경에서 배출되었기 때문이겠죠. 아마도 하고 싶어하는 것, 즐기고 싶어하는 것, 호기심과 열정에 몰두하는 지금의 학생들이나 젊은이들이 더 어른이 되면 이런 환경이 점차 바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어른들은 분명히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이런 책처럼 과학의 일반 안내서(General Guide of Science)를 지속적으로 내고 쇄를 거듭하며 진화를 시켜가는 것입니다. 그 방향이 구체적으로는 학생을 위한 것이든(for Studetns), 선생을 위한 것이든(for Teacher), 일반인을 위한 것이든(for People), 이런 책이 진화를 거듭하다 보면 아름다운 전통은 남을 것이고 구태의연한 가치들은 점차 사라질 겁니다. 훌륭한 선배들은 철학과 교양의 전통을 남길 것이고 열정의 후배들은 새로운 가치를 보탤 겁니다.
고등학교 과학사 교과서 집필에도 참여하셨고 <뉴튼의 무정한 세계>를 통해서 이 시대 우리 상황에서 과학을 한다는 것, <과학을 읽다>를 통해 인문학적 사고의 조화를 통한 과학의 시선을 일깨우는 내용에 인상을 남긴 정인경 선생이 중고등학생을 위해서 대화체로 낸 <통통한 과학책>은 비단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학부모와 과학전반을 살피고 싶은 일반인들의 교양서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시대적으로 내용적으로 에피소드가 적절히 가미된 방식으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책을 내고 가르침을 전수받던 시절에서 토론과 소통을 통해 서로간의 대화가 자유롭고 유연해진 시대라곤 하지만 전통과 가치의 중요성과 소통의 장점이 잘 발휘된 저작으로 앞으로도 더욱 진화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