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알아야 말을 잘하지 생각을 더하면 2
강승임 글, 허지영 그림 / 책속물고기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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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첫번째 이야기에서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경상도, 특히 부산에서는, 더더군다나 수민이 또래의 초등학생들은 "~예"로 끝나는 사투리는 거의 안씁니다. "~요"라는 표현을 사용하지요.

"우리 방으로 드갈게예."라는 표현은 드라마나 개그 프로그램에서나 볼 수 있는 인사가 되었답니다.  "우야꼬"도 "우짜노" 혹은 "어짜노"로 바꾸는 게 더 공감이 갈 것 같아요. "하모"도 젊은 사람은 잘 사용 안하는 걸로 아는데요. 부산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사투리를 넣고 싶으셨다면 "글나(그렇니?)", 글체(그렇지?)" 등을 추천해요. 요즘은  대중매체의 영향 덕분인지 몰라도 억양 외에는 표준어와 다를 바가 없는 말을 사용합니다. 이 부분이 옥의 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책의 의도에 맞게, 재미도 잘 잡은 구성은 부담없이 읽으면서도 평소에 사용했던 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하네요. 재미있는 일화에 간단한 지식이 첨부된 구성이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의 각 장 마지막에 스스로 생각해 볼 거리들을 조금 더 주었으면 좋겠어요. 읽기에서 끝나지 않고 말을 해 보는 것이 이 책의 진정한 의도일 것 같아서요. 독자에게 질문해보는 형식으로 해서, 뒤죽박죽 사투리 소동에서는 자기가 알고 있는 사투리를 다섯가지 적어본다던지, 사투리는 언제 써도 되고 언제는 쓰면 곤란한지에 대해 간단 토론을 해보거나 하는 것은 어떻까요? 혹은 삼촌 말버릇 고치기에서는 높임말이 바르게 사용되지 않은 문장을 놓고 스스로 교정해 보는 기회를 통해 때와 장소에 어울리는 높임표현을 익히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조금 극단적인지 모르겠지만, 나쁜 말에 대해서는 모두 @#%!!#$^ 처리를 하셨는데, 오히려 아이들이 사용하는 나쁜말을 자기 이름 뒤에 스스로 적어볼 수 있는 페이지를 제공하는 것은 어떨까요?  책에서는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평소에 자기가 아는 욕을 정말 적어보면 얼마나 생각없이 자주 욕을 사용해왔는지 알 수 있을테지요. 입에서 나오던 나쁜 말을 정성스러운 제 글씨로 다시 대한다면 그 말이 얼마나 천한 것인지를 깨닫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아쉬운 점을 많이 적었지만, 이 책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하고 읽어 주세요. 말을 잘 하고, 말을 잘 듣는 사람이 아쉬운 이 시대에, 이 책이 생각할 거리와 말할 거리를 많이 제공하는 책이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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