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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울적아
안나 워커 글.그림, 신수진 옮김 / 모래알(키다리) / 2019년 2월
평점 :
울적함이 어울리는 계절이 어디 있으랴. 봄에는 화사한 꽃이 초라한 내 위에 내려앉아서. 여름에는 적나라하게 주룩주룩 흐르는 땀이 버거워서. 가을에는 갑자기 다가오는 센치함에, 겨울에는 머무르지도 않고 사라지는 한 해의 아쉬움에. 울적함은 곳곳에 있고, 사이사이에 끼어든다. 주인없는 빈 집에 소리없이 내려 쌓이는 먼지처럼! 작가도 나와 같은 생각임에 틀림없다!! 그러니까 울적이가 먼지로 나오지. 아무렇게나 뭉쳐놓은 것 처럼 보이는 회색먼지모양이지만 뭉쳐진 울적함은 물로도 씻기 어렵고 후~ 불어 날리기도 힘들다. 어떻게 울적이를 달래고 토닥여서 조그맣게 만들까. 작가의 역량이 기대된다. 곧 다가오는 봄, 내 안의 울적함이 더 커지기 전에 이 책을 만나서 그 방법을 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