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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담그는 아버지 - 한국사 속 두 사람 이야기 ㅣ 10살부터 읽는 어린이 교양 역사
윤희진 지음, 이강훈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09년 10월
평점 :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지만, 인간(人間)이라는 말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의미고, 사람은 더불어 사는 존재다. 그렇다면 누구와, 어떻게 더불어 사는 것이 바람직한 인간의 삶일까?
[고추장 담그는 아버지]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조선시대에서 찾아본다. 참으로 놀라운 발상이 아닌가 싶다. 남존여비와 장유유서의 꽉막힌 신분사회라고 암기했던 조선시대에 오늘날보다 인간적인 삶이 존재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좋은 책이다.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들은 종종 너무 많은 것을 전달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지나치게 친절한 '큰언니병'에 가깝다고나 할까? 그러나 그런 직품들은 산만한 구성과 주제가 불분명한 결과물로 아이들이 오히려 역사를 싫어하도록 만드는데 공헌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책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선택했고, 그 집중도는 놀랍다. 욕심내지 않고,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쉽게 읽히는 책이 탄생한 것이다. 아들에게 조곤조곤 말하듯 쓰인 앞 뒤의 엄마 코멘트는 마치 우리 엄마나 내 이웃 아줌마가 말해주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교훈을 주입하려 하지 않는 것도 이 책의 덕목이다. 박지원에 대한 짧은 이야기는 아이에게 박지원에 대한 호기심과 그의 글을 더 찾아보고싶게 만드는 소임을 충실히 해 낸다.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로 짧고 재미있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라도 한 꼭지씩 읽는데는 무리가 없을 분량과 내용이다. 초등학교 중학년을 대상으로 하면 적당하지만, 독서력이 깊은 저학년이나, 책을 오래 읽지 못하는 고학년에게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