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고양이 봄이 그림책은 내 친구 37
이호백 글, 정경진 그림 / 논장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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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보여주는 그림책을 읽다보면 머릿속에서는 가지가 사방팔방 쭉쭉 뻗어나가. 원숭이 이야기를 읽다가도 원숭이 엉덩이는 빨갛지, 빨간 것은 사과야, 사과는 맛이 새콤달콤 아주 군침돌게 맛있지, 그런데 맛있는 건 바나나인데, 바나나는 되게 길거든, 길면 기차가 생각나네. 어머나, 원숭이는 어디가고 기차가 머릿속에 가득하게 되었어.

[우리집 고양이 봄이]도 그래. 봄이가 부루퉁해 있는 얼굴이 가득한 표지만 보고 지레짐작하면 안 돼. 봄이가 겪는 여러 가지 모험이나 봄이의 생활이 계속되는 뻔한 이야기가 아니야. 봄이는 호랑이를 닮았고, 호랑이의 눈은 부엉이만큼이나 크고 무섭지, 부엉이는 눈만 큰 게 아니고 깃털 하나하나 멋진 큰 날개를 가졌단다. 그 날개를 펴고 펄럭펄럭 날아가려면 밤하늘이 있어야 하고, 그 밤하늘을 더욱 멋지게 보여주는 건 역시 반짝이는 별들이지.

그런데 신통방통하게도 우리는 마지막에 봄이를 다시 찾았어! 어떤 방법으로 찾은 것인지는 책을 다 보고나면 저절로 알게 될 거야. 그러니까, 다 말해주면 재미없으니까, 우리는 여기서 입 꼭꼭 다물고 싱글싱글 웃고 있자. 앗, 너도 알고 있었어? 알고 봐도 또 봐도 재미있지?

다만, 책에 사용된 글꼴은 조금 마음에 안 들어. ‘ㄹ' 글자가 더 반듯하게 쓰여져 있으면 좋겠어. 사실, 엄마나 아빠가 쓴 것처럼 친숙한 글씨체는 그림과 잘 어우러져서 좋거든. 그런데 글씨 배우는 친구들에게는 ‘ㄹ'이나 ‘ㅂ ’ 혹은 ‘ㅎ’ 을 자연스럽게 바로 알려주는 것도 그림책이 잊지 말아야 할 몫이 아닐까? 그리고 그림이 워낙 화려해서 글자의 색이나 글의 위치가 좀더 통일감이 있어도 좋을 것 같네.

이 책은 엄마가 생기있게 읽어주는 것처럼 글을 써 주어서 술술 잘 넘어가. 그리고, 여러 가지 감정 표현도 적절하게 들어있지. 알록달록하고도 섬세한 그림은 글의 내용과 잘 어우러져서 상상력에 아직 문턱이 생기지 않은 유아들이 밤마다 읽어달라고 조르는 책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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