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를 위한 자장가 비룡소의 그림동화 272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지음, 이지원 옮김 / 비룡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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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할머니를 위한 자장가]라는 책을 보았다. 할머니를 위한 자장가라고 해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코코]를 떠올렸는데 아주 다르지는 않다. 이 책은 조금 다른 형태의 전기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너무 예쁜 책이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뭐랄까, 할머니의 다락방에서 찾아낸 고운 헝겊들과 단추, 할머니가 아기일 때 찍은 예쁜 눈망울과 좀 더 커서 세상의 어른이 되기 전에 찍은 수줍고 예쁜 시절의 사진 몇 장. 많은 사람들이 몇 조각의 편린을 찾은 적이 있고 그  감상에 젖기도 하지만 '훌다'처럼 헌사가 근사한 책을 증정 받지는 못한다.

그 시절의 예쁜 천들과 손뜨개로 만든 옷들만 봐도, 이 책은 소장하고 싶은 욕구를 너무나도 불러일으키는데 할머니에 대한 작가의 애정을 보면 기특하고 부럽고 그렇다. 참 신기하게도 남의 나라 이름 없는 할머니인데도 마음이 뭉클한 것은 신기하다. 가끔 아이를 데리러 기관에 가면 할머니가 데리러 오시는 걸 볼 때가 있는데, 아이들이 신기하게 할머니를 닮은 모습을 발견한다. 당장 우리 아이도 어머님을 닮아서 엄마가 안아주면서 "사부인, 분유 드릴까요?"하고 농담을 한 적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아 저 아이의 미래는 저렇게 나이 들겠구나, 하는 생각보다는 아 저 할머니의 어린 시절도 저렇게 방글방글 웃고 안아달라고 조르는 시절이 길었겠구나 한다. 내가 할머니 편에 더 가까운 나이가 되어서 이런 걸까? 우리 엄마는 내 아이에게 어떤 할머니로 기억될까? 나는 내 아이의 아이에게 할머니로 존재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에 조금 울적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책에 나오는 재봉 용품들이 너무 예뻐서 좋아하며 자꾸 보게 된다. 좀 무겁지만 내용이 어둡지 않고, 좀 비싸지만 가격에 수긍이 가는 책은 오래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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