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반양장) -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89
이희영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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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가 좋았고, 아몬드가 슬펐는데 페인트는 조금 다르다. 아니 같은 구석도 많다. 열예닐곱살의 남자아이가 주인공인데 다들 주류 아이들과 좀 다르다. 피부색이 다르거나, 편도체가 다르거나, 양육주체가 다르다. 다들 생각이 없는 척 하지만 생각이 있고 편견과 현실에 순순히 순응하지 않고 나름의 방식으로 부딪혀본다. 그래서 주인공이겠지만! 전작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그런지 담백한 글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거슬리지 않고 읽힌다. 작가가 끌어가는 느낌의 서사가 대부분이었는데, 이 작품은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주인공 제누301의 목소리를 따라 읽힌다. 작가가 공들인 거겠지. 아이가 부모에게 실망할 무렵에 읽을만한 책이지만, 양육자가 된다는 것에 두려움이 있는 사람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다. 제누가 만나는 해오름이 하는 말들이 위로가 된다. 엄마인 작가의 목소리가 느껴진 부분이기도 하고. 부모의 자격을 묻는다면, 부모의 가장 큰 역할을 묻는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할까? 아이를 낳기 전에 다짐했던, 안아달라고 하면 언제라도 안아줄게,가 내가 생각하는 부모의 역할이라면 제누는 뭐라고 할까. 2차 페인트를 해줄까?

 

 

창비의 청소년문학상 수상작들은 언제나 B+ 이상의 기대치 충족을 가져온다. 예전에 수업시간에 몰래 읽던 모 문학상의 수상작 모음집에는 '이 상의 권위와 공정성을 독자에게 묻는다'라는 당당한 문구가 있었다. 그 시절에는 정말 그랬는데 그 문구가 사라진 어느 시기부터 그 수상작을 찾아서 읽지 않게되었다. 아쉽다. 그래도 괜찮다. 썩 괜찮은 상을 찾았으니까. 창비는 이 책에 걸맞는 상을 수여했고, 이 책은 창비문학상의 권위를 단단히 만들어주는 결과를 가져왔으니 작가와 출판사는 둘 다 좋겠다. 좋은 책 읽은 나도 좋고!

그런데, 책에 나오는 가디 박, 영화화 하면 강동원이 어떨까. 이미지가 너무 딱인데. 사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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