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말해요
조지 섀넌 지음, 유태은 그림, 루시드 폴 옮김 / 미디어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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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는 노래와도 같아서 음표를 붙인 듯 흥얼거려지기도 한다. 또 어떤 노래는 시와 같아서 가만히 읊조려도 그 의미가 마음에 사무친다. "…가을은 저물고 겨울은 찾아들지만 나는 봄빛을 잊지 않으니."라고 노래하던 루시드폴도 그래서 오래 마음에 남는 음유시인이다. 미선이 시절의 [송시]도 처절했지만 나는 그 후에 나온 겨울 한낮의 볕처럼 느껴지는 그 글들이 좋았다. 단순한 단어들과 평이한 문장으로 만들어내는 감성. 그렇다. 옮긴이가 바로 그 '루시드 폴'이 아니었다면 이 책은 조금 더 평범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다. 출판사도 그래서 이 번역가에게 손을 내민 것일까? 출판사도 옮긴이의 유명세를 십분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게 보인다. 무려 책 앞날개에 루시드폴의 안내가 적혀있다!

내용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 '사랑한다'라는 오글거리며 오남용이 심각한 단어 대신, 손으로 그 감정을 표현하는 순간들의 모음이다. 내가 다른 이에게, 다른 이가 나에게, 또 다른 이가 또 다른 이에게. 만지고, 끌어주고, 대신해주고, 인사하고, 도와주고, 위로해주고, 자랑스럽다는 것을 드러내준다. 나의 손은 엄마와 아빠와 언니, 할머니와 할아버지부터 강아지와 풀, 땅까지 모두를 쓰다듬고 스친다. 그 모든 행위에 깃들어 있는 사랑을 느끼려면 아무래도 우리 도시에 사는 분주한 인간들에게는 어렵다. 그래서 이 책은 숨 고르고 나서 간접적으로라도 그 모든 것을 느껴보라고, 손으로 나누는 온기를 헤아려보라고 알려준다.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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