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쿵이와 나
프란체스카 산나 지음, 김지은 옮김 / 미디어창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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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쿵이와 나

아주 좋은 그림책을 올해 읽었다. [쿵쿵이와 나]는 분노에 대한 책을 쓰신 스님의 [화가 났어요]에 나오는 비유와 유사하기는 한데, 좀 더 어린 아이들도 읽을 수 있고, 나이 많은 이들도 부담없이 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요약하자면 '두려움'은 떨쳐버려야 할 것이 아니라,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인데 억누르거나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라는 내용이다. 누구에게나 쿵쿵이는 있다는 것!

처음 낯선 환경으로 던져진 모든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위안을 받을 권리가 있다. 내가 대학에 갓 들어가서 너무 많은 자유와 낯선 사람에게 둘러싸여 힘들 때, 첫 직장에서 복사기가 어디 있냐고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 몰라 당황하기 전에, 처음 초등학교와 중학교와 고등학교 정문을 지나 낯선 아이들 사이에 덩그라니 섬으로 느껴졌을 때 이 책이 있었다면 나는 얼마나 위안이 되었을까. 처음에는 다 낯설지 뭐, 라는 무심한 엄마의 말보다 더.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처음 입학하는 날, 아이보다 더 불안하고 초조해하며 움츠러드는 나를 미리 다독여놓을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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