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이 함께하면
브리타 테큰트럽 지음, 김경연 옮김 / 미디어창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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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 같이 함께라면]은 왕따 당해서 풀이 죽은 아이보다는, 낯선 곳이나 낯선 시간에 움츠러든 아이에게 더 위로가 될 것이다. 왕따 당하는 친구의 부당함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손 내밀고 싶은 아이에게도 용기를 주는 책이고, 모두가 관행이라고 여기는 것에도  맞설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책이다. 그러나 책은 선동적이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 그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전개는 인디언들의 노래처럼 잔잔하게 흘러간다. 서로를 이끌어주고 함께 노래를 부른다면 여러 가지 색이 모여도 오히려 밝아진다는 것을 알려주는 심오함도 있다. 밤 하늘에서 우리를 하나하나 비춰주는 별에 관한 부분에서는 아이들 하나하나도 밝게 빛난다. 이렇듯 내용은 단편적으로 보이지만 조금씩 연결되어 있고 결국에는 연대로 이끈다. 구멍이 점점 많아질수록 아이들이 늘어나는데 하나같이 개성적이라서 그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주 어린아이는 찢을 가능성도 없지 않으므로 주의해야겠다. 아끼고 싶은 책이라서

  이 책을 처음 본 세 살이 부엉이가 나오는 책하고 비슷하다고 했는데, 찾아보니 [사계절]이라는 책을 만드신 분이었다. 그 책도 부엉이가 구멍에 있는데 구성이 비슷해서인지 색감이 훨씬 다르고 내용도 거리가 많은데도 용케 기억해냈다!  
 작가의 선택이겠지만 각양각색의 아이들 중에 신체가 불편한 아이는 하나도 없다. 마음이 아픈 아이는 더 표시가 안 난다. 아쉽다. 다리가 불편하거나 팔이 불편하거나 눈이 안 보여서 감고 있거나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아이도 함께 연대했으면 좋겠다. 모두가 특별하다고 시작하는 첫머리가 아니라면 마지막에라도. 귀퉁이에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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