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사람들 - 제임스 조이스 단편소설집
제임스 조이스 지음, 김종건 옮김 / 어문학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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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까지 참 힘들었다. 택배사에서 택배를 잃어버린 건지 책이 도착하지 않아서 문의했지만, 택배 아주머니는 집 앞에 뒀다고 누가 집어갔나 보다, 하실 뿐이었다. 안 되는구나 싶어 포기한 다음날 택배가 다시 출발했다는 메시지가 오고 택배를 받았다. 택배 아주머니 말씀으로는 출판사에 문의해서 다시 구입했다고. 나는 잘못한 건 없는데 뭔가 죄송했고, 고맙고, 괜히 미안한 내가 불편했지만 그래도 찜찜한 이상한 기분이었다. 뭔가 매끄럽게 납득이 되게 처리되지 않은 기분.

이 책을 읽은 기분이 그렇다. [댈러웨이 부인]을 읽었을 때의 뭔가 줄거리가 잡히는 기분은 없는데 좀 다르면서 비슷하다. [나나]를 읽었을 때의 섬뜩함은 없는데 그래도 비슷하다. 어려운 것 하나 없는 내용이고 지루할 것 없는 단편의 모음인데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기승전결이 뚜렷한 서사 중심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불친절한 구조지만 뭔가 아슴푸레한 그때의 어느 순간이 분명히 공감가는 대목이 많다. 주인공에 동화되거나 친절하게 전후사정을 설명해주지는 않지만 그 장면장면이 오래된 흑백엽서 들여다보는 것 처럼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역자가 이 작품에 애정이 많다는 것도 부분부분에 숨김없이 드러난다. 출판사가 공들여 만든 책이다. 아껴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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