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싫어! 푸른숲 작은 나무 15
라셸 코랑블리 글, 쥘리 콜롱베 그림, 이세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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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은 가깝게 느껴지다가도 어느 순간엔 멀리 느껴지곤 한다. 어느 때는 책상 가득 책을 쌓아 놓고 그 사이에 얼굴을 콕 쳐박고 책을 읽고 싶을 때도 있고, 어느 때는 '닥치는 대로 책을 잡아서 허공이나 벽으로 내던지'(11쪽)고 싶을 정도로 꼴도 보기 싫을 때가 있다. 개인에게 있어서 책을 읽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원인과 그 반대의 욕망을 불러 일으키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가만 생각해보면 이는 뇌가 스스로 지적필요성을 갈망하고 있기 때문에 책이 미치도록 보고 싶을 때도 있고, 반대로 쉬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였을 때에는 읽으려해도 읽히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가정에서 교육을 받는 그 순간부터 책 읽기를 요구 받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것은 하나의 '요구'라기 보다 '활동'에 가까웠을 것이다. 흔히 엄마들은 자녀들이 어렸을 적에 '밤마다 침대 머리맡에 앉아 책 속의 그림도 보여 주며 다정한 목소리로 읽어 주었'(19쪽)을 것이다. 그것은 부모가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교육임과 동시에 아이의 마음을 달래고 어루만지며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동일 경험을 교류하는 시간이자 무의식이 확장되어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을 것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혼자 책을 읽으라고' 한다. '말도 없고, 정도 없고, 단어들만 끝없이 나열돼 있는 책을 혼자서 읽으'(19쪽)라고 말이다. 바로 그 순간, 아이들은 책에 반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와 반대로 부모들은 책을 읽지 않는 아이에게 책 읽기를 강요하며 '교양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19쪽)다는 마음을 주변 사람들에게 시끄럽게 내비치기 시작한다. 부모들에게는 당연한 바람이었을 것이고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되어진 방법이었을테지만 사실상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오히려 더욱 나쁜 쪽으로만 영향을 끼쳐 책을 더욱 멀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여기, 독서를 강요하는 부모를 피해 도서관에 모인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의 모임이 있다.

 




 

사실 여기에는 모순이 존재한다. 책을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도서관 구석에 자리 잡고 앉아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의 모임'을 갖는 것은 모순이다. 비록 부모에 의해 강제로 도서관에 다니게 되었다 하더라도 자신들이 그토록 읽기 싫어하는 책이 가득히 쌓여 있는 공간에 '시합에 뛰어드는 럭비 선수들처럼 머리를 맞대고'(45쪽) 서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의논을 한다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밖에 없다. 책을 적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오히려 '도서관의 키 큰 책장들이 요새의 성벽처럼' 아이들을 보호하게 된 것도 아이러니하다.

 

사실 아이들은 책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책이 읽기 싫어졌을 뿐이다. 사무엘은 엄마가 주변 사람들에게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아이는 책과 원수를 졌다는 말을 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품고 있었고 어린 시절 엄마가 책을 읽어 주던 정다운 분위기를 다시금 느끼고 싶어 한다. 유세프는 반에서 1등이고 책도 잘 읽는 아이였지만 부모의 기대감이 나날로 커지면서 독서에 대한 부담과 거부감이 생겼을 것으로 보인다. 잔은 어떤가? 만화책만 읽고 싶은데 엄마가 글이 있는 책을 권하는 것도 모자라 책의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 책을 덮 무섭게 꼬치꼬치 캐묻기까지 한다. 어떻게 보면 아이들은 책 읽기를 스스로 놓은 것이 아니라 부모에 의해 놓을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아이들의 니즈(Needs)와 부모들의 원츠(Wants)가 만나는 지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아이들은 결국 '책과 원수 진 여덟 명'(46쪽)이 되어 도서관 문을 꼭꼭 닫고, 커튼도 치고 '책들이 무너지고 넘어지면서 항복을 외'(66쪽)칠 때까지 도서관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허나 이 난장판 속에서 사무엘은 책의 산을 만들어 그 안으로 기어 들어간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산 속에서 길을 찾'으며 '이야기들을 헤치고 나갔지만, 그 이야기들을 망가뜨리거나 구기지는 않았'(67쪽)던 이유는 아이 스스로가 책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그것이 자신에게 끼칠 영향. 책 속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성격과 중요성 등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들의 산 속에서 사무엘은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며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할'(68쪽) 수 있을 거라고  깨닫는다. 사무엘은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야기가 본디 가지는 의미를. 이야기는 원래 옛날부터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 나침반과 같았고, 지식을 나누어 줌으로써 보다 지혜롭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사무엘 자신도 이야기의 산 속에서 몸을 웅크린 채 자신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꿈꾼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부모님께 자신들의 손으로 어지럽혀 놓은 도서관을 정리하는 벌을 받았을 때 사무엘은 '언젠가 저 책들 중에서 한 권을 펼쳐 보고 싶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많은 사서와 선생님이 말해 왔던 '책의 마법'에 걸려 '단어들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게 될 날이 올지도 모'(78쪽)른다고 사무엘은 생각했는데 이는 사무엘이 향후에 책을 읽게 될 것이라는 예언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엄마들은 뜨끔할 것이다. 지금껏 자기가 자녀들에게 어떻게 대했으며 독서 지도를 어떻게 해왔는지 생각해보면 <책 읽기 싫어!>에서 아이들이 말하는 부모들의 모습 중에 자신의 모습이 끼어 있을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책을 멀리하게 만드는 일순위는 아이가 책의 내용을 제대로 숙지했는지 되묻는 것이다. 아이가 스스로 책의 내용이 어떠했는지 말하거나 그림과 같은 것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게 마땅할텐데 굳이 아이에게 '이 책의 내용은 어땠고 너는 뭘 느꼈니?'라고 물었다가 아이가 "다신 책 안 읽을거야!"라고 말하면 엄마들은 할 말이 없는게 당연하다. 책의 내용을 확인하는 것은 아이에게 가장 큰 부담을 안겨줄뿐만 아니라 기계적 독서 습관을 들이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명창순 독서 치료 전문가는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아이가 책 읽는 순간을 존중하교, 아이에게 책 읽을 시간을 만들어주며, 아이의 책 읽는 모습을 격려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독서의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해야 한다. 그러면 어느새 책은 아이에게 가장 든든한 평생의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83쪽)라고 말한다. 확실히 이 말이 맞다. 어떤 방식으로 읽으며 어떤 형식으로 된 책을 읽든 아이가 무언가를 읽는 다는 것에 칭찬을 아끼지 말고, 그 순간을 존중한다면 아이는 필시 책을 더욱 가깝게 할 것이다.

 

어떤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 "우와, 왜 저 생각을 못 했지? 나도 저렇게 해 봐야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고, 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따라하면 어쩌면 좋지?"하는 걱정이 앞설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동화책, <책 읽기 싫어!>는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이 동화 속에 등장하는 여덟 명의 악동들을 통해 대리 체험을 경험함으로써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될 것이다. 대리 체험에서 오는 통쾌함을 통해 아이들은 책 읽기를 더욱 좋아하게 될지도 모른다. 더불어 아이들이 스스로 이 책을 집어 들고 펼치는 순간, 결국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의 책 읽기는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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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게임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신유희 옮김 / 예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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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의 생활은 어떤지 돌아보게 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 인생이 지금 콜드게임이냐, 아니냐를 돌이켜 보는 기회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콜드게임(Called Game)이란야구에서 경기 도중 심판에 의해 경기 종료 결정이 내려진 경기이며 대회에 따라서 경기시간의 제한이나 '몇 회까지에 몇 점 이상 차이가 있을 경우에는 경기를 그 횟수까지로 끝낸다'는 등의 대회 규정이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미츠야는 콜드게임은 더 이상 싫다고 말한다. 나로써도 콜드게임은 사양하고 싶다. 솔직히 지금까지의 내 인생이나 사람을 다뤄오는 방식, 주어진 상황 속에서의 행동 패턴 따위가 콜드게임을 선언한 심판과 다를 바가 없었다. <콜드게임> 안에서 서사가 흘러가는 내내 미츠야가 이야기했듯이 나 역시 더 이상의 콜드게임은 싫다.

 

누군가가 말 했듯이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는 것, 보고 있으면서 보지 않았던 것은 이제 그만 해야 할 때이다.



 





콜드게임


작가

오기와라 히로시

출판

예담

발매

201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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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손에 쥔 순간 다 읽어버렸다. 단숨에 책장을 넘기는 재미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그래도 한 번 책을 들면 쉽게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긴 하다. 하지만 뭔가가 부족했다. 어떤 음료의 이름처럼 2%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20%가 부족하게 느껴졌다. 그렇다. 이 책은 보여질 듯 말 듯 단서가 주어졌을 때 독자가 느낄 수 있는 짜릿함이랄지 스릴감이 부족하다. 하지만 스토리 자체는 탄탄했다. 어색한 문장이 독자의 몰입을 방해하는 듯했지만 이야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자력과 같은 것으로 독자를 끝까지 끌고 갈 수 있었다. 나는 미츠야가 콜드게임을 하지 않기 위해 엎치락 뒤치락하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지켜보았다.

 

일본의 범죄 중 가장 무서운 것은 이지메다. 이것은 언제나 언급되어 왔던 것이고, 드라마나 영화, 심지어 책에서도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이다. 그렇기에 더욱 무섭게 느껴진다. 우리나라에도 이지메가 존재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사람들은 왕따를 없애야 한다고 말하지만 학교에서든 사회에서든 왕따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완전한 무시. 또는 고립. 그것이 바로 왕따의 또 다른 이름이다. 학교에서는 직접적으로 왕따의 대상이 된 아이를 괴롭히고, 그 아이를 괴롭히지 않으면 설 자리가 사라져버린다. 누구도 괴롭히는 쪽을 말리려 들지도 않고, 괴롭힘을 당하는 쪽을 말리려고 하지도 않는다. 오직 자신만 괴롭히지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며 그러한 행위들을 방관해버린다. 그것이 왕따가 사라지지 않는 원인 중 하나다. 미츠야가 말하고 싶은 것도 이것이었으리라.

 

그렇다면 나는 어느 쪽이었을까? 나는 언제나 중립이었다. 이것을 중립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말이다. 괴롭히는 쪽도 아니었고, 괴롭힘을 당하는 쪽도 아닌 어중간한 자리에서 특별한 행동을 취하지 않고 방관하는 쪽이었다. 차라리 누가 보더라도 나쁜쪽이었더라면 찝찝하고 꺼림칙한 느낌은 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토로요시가 복수를 하러 왔을 때 미츠야가 느꼈던 그 감정을 나 역시 느끼고 있었다. 토로요시가 출석번호 순서대로 자신을 괴롭힌 아이들에게 복수를 해 나갈 때, 나는 괴롭히지 않았으니까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다. 제일 나쁜 쪽은 아무래도 나나 미츠야 같은 쪽일게 분명하다. 나쁜 쪽은 어디일까?하는 상투적인 질문은 <콜드게임> 앞에서는 무의미해진다. 괴롭히는 쪽은 나쁘다.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반항하지 않고, 변하려고도 하지 않은 쪽은 더욱 나쁘다. 하지만 그 모든걸 보면서도 외면한 쪽은 최악이다. 학교에서도 사회에서 이지메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아마 모두가 나쁘기 때문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미츠야는 싸우고 있었다. 처음엔 관계하고 싶지 않았지만 친구인 료타 때문에 시작된 기타 중학 방위대. 도중에 몇 번이라도 그만둘 수 있었지만 확 그만둬 버릴까? 하고 생각하면서도 그만두지 않았던 것은 깨달았기 때문이다. 정말로 자신에게 죄가 없는 것일까? 하고. 그리고 미츠야는 답을 알아버렸기에 순서대로 사고를 당하는 친구들의 소식을 접하면서 필사적으로 싸울 수 밖에 없게 되어버렸다. 토로요시는 변했고, 복수를 시작했다. 그것도 이지메를 당한 이후인 4년 뒤에. 4년이란 시간을 모든 것을 바꿔버렸다. 마지막의 반전은 그렇게 극적이지도, 충격적이지도 않았지만 토로요시의 아버지가 보여준 광적인 모습이 마음에 들었으니 애교로 넘어가자. 이미 판이 벌어진 게임을 자신의 손이 아닌 누군가에 의해 억지로 끝나는 것은 사양이다. 그렇기에 미츠야는 더 이상의 콜드게임은 싫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리라.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쉽게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사소하고 유치한 이유로 상대를 괴롭히고 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방관할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무엇이 잘못 됐는지 파악도 하지 않고 상대를 원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모든 세상에서 이지메가 사라지기 위해선 우리 모두가 콜드게임을 그만 두는 수 밖에 없다. 콜드게임을 하지 않기 위해 페어플레이를 선언하고 진지하게 게임에 임하는 방법 밖에 없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가 변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당당하고 떳떳하게, 누군가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만!"이라고 외칠 수 있는 사람으로.

 

지독하게 맥주가 생각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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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아, 너만의 꿈의 지도를 그려라 - 가슴 뛰는 삶을 실현시켜 주는 꿈의 보물지도
김태광 지음 / 베이직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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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뭘 해도 기운이 없고, 의욕이 생기질 않는다. 예전엔 목표가 있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각종 대회와 공모전을 쫓아다니기도 하고, 리뷰 활동에 열을 올리며 포스팅을 하기도 하고, 책을 탐독하기도 하고, 글도 미친듯이 쓰기도 했는데 요즘엔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무 것도 하기 싫고 손에 제대로 잡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서야 알았다. 내게 목표가 없다는 사실을. 지금 가지고 있는 꿈도 '정말로 이루고 싶은 것인가?'에 대해 확신이 가지 않기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저자, 김태광은 말한다. '진짜 인생'을 위해 '진짜 꿈'을 찾으라고. 그래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게 무엇이고, 끊임 없이 이어 나갈 수 있는게 무엇인지.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봐도 답은 딱 하나 밖에 나오지 않는다.

 

글쓰기.

 

나는 글쓰기가 좋다. 그냥 글을 쓴다는 행위 자체가 좋다. 상상하던 것을 글로 완벽하게 옮겨냈을 때의 쾌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경험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것은 만족을 넘어 행복을 넘어 짜릿한 쾌감을 안겨준다. 누군가가 내 글을 읽는 것도 좋고, 내가 글을 쓰는 것도 좋다. 그런데 나는 왜 요즘 흔들리고 있는 것일까? 그건 아마 '글쓰기'라는 행위 자체를 너무 깊게 파고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냥 글을 쓰는게 좋은 것이지 소설, 시, 시나리오, 희곡, 평론 등 여러 분야 중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말하긴 어렵다. 무엇을 쓰든 나는 즐거워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나는 글과 관련해서 되고 싶은 것이 꽤나 많다. 소설가도 되고 싶고, 시나리오 작가도 되고 싶고, 패션 에디터도 되고 싶고, 신문 기자도 되고 싶고, 대기업에 칼럼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기도 하고, 책을 읽고 전문적으로 서평을 남기는 평론가가 되고 싶기도 하다. 즉, 나는 글을 쓰는 직업이면 그게 무엇이든 상관이 없는 것이다. 결국 내가 되고 싶은 것은 스토리텔러다.

 



 

이루고 싶은 꿈이 있으면 그걸로 끝인 것일까? 아니다.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 그 일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나는 책장을 넘긴다. 꿈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성공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범하는 오류를 깨닫게 해주기 위해 자기계발서들이 하는 이야기는 모두 같다. 솔직히 말하자면 김태광 작가가 <청춘아, 너만의 꿈의 지도를 그려라>에서 7부에 걸쳐 말한 이야기는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고 한 번쯤 어떤 책에서든 읽었을 법한 이야기다. 한 마디로,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을 하지 않는 것 뿐이라는 말이다. 이와 똑같은 내용의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리셋>에서도 그랬고 <시크릿>에서도 그랬으며 <노트 3권의 비밀>에서도 언급된 내용이 이 책에도 고스라니 담겨 있다. 그 유사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여러권의 자기계발서에서 동일한 성공법칙을 제시한다면, 그 법칙은 믿을 수 있을 것이다. 김태광 작가가 제시한 성공법칙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꿈'을 확실히 정해라.

2. 꿈의 목록을 적되, 함께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분류해서 적어라.

3. 미래일기와 감사일기를 써라.

4. 자신의 꿈이 이루어진 상황을 상상하며 그 순간의 감정을 생생하게 느껴라.

5. 꿈을 종이에 적어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며 읽어라.

6.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 자체를 포기하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라.

 

<청춘아, 너만의 꿈의 지도를 그려라>를 읽으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수 많은 사례들이 7부 내내 반복된다는 사실이었다. 앞에서 소개되었던 사례가 그 다음 장에서도, 또 그 다음 장에서도 끊임 없이 반복되는 것을 보며 나중엔 신물이 날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 사례들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있다. 탐험가 존 고다드의 이야기다. 대학교 강의 시간 중에 교수님이 존 고다드의 영상을 보여주시면서 꿈의 목록을 작성해 오라는 과제를 내 주신 적이 있다. 그 과제를 해갔던 날에는 인생계획표를 만들어 오라는 과제를 내주셨었다. <청춘아, 너만의 꿈의 지도를 그려라>을 읽다가 존 고다드의 이름이 보이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꿈의 목록을 작성하라는 책의 내용을 보고 짐작을 하긴 하긴 했지만, 존 고다드의 사례를 읽자 더 확실히 내가 무엇부터 시작해야하는지 감이 잡혔다. 과제로 이미 한 번 해 보았던 일. 내가 지금 시작해야 하는 것은 꿈의 목록을 적으며 해야 하는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것이다.

 

나는 언제나 상상을 하곤 한다. 잡지사의 개인 사무용 책상 앞에 앉아 파일을 뒤적이며 서류를 찾다가, 노트북을 두드려가며 기사를 작성하는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바쁜 사무실의 모습이 떠오르지만 자판을 두드리는 손가락 끝의 느낌이 너무나도 생생해서 그게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 될 때가 있다. 스타일리스트와 상의해 이것저것을 매치해 보기도 하고, 화보 촬영 현장에 직접 가서 촬영을 돕는다거나 디자이너들의 패션쇼에 초청장을 받아 참석하러 가는 모습 등을 상상하곤했다. 요즘엔 내가 작가가 되었을 때를 상상하곤 한다. 지금 쓰고 있는 글로 등단을 하고, 전장을 받아 학교를 다니고, 응원을 해 주었던 주변 사람들에게 책을 보내주고, 기쁨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 상상하기도 하고 작업실에서 글을 쓰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기도 한다.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나 우울할 때, 불안할 때면 나는 종종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상이 꿈을 이룰 수 있게 하는 방법 중 하나였다니! 그건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로 결심한다. 돌이켜보면 나는 대부분의 조건을 만족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불평불만 뿐이었다. 성경 구절 중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 '범사에 감사하라'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대신 내가 처한 상황을 항상 불평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행해본다. 곧바로 바뀌진 않을테지만 <청춘아, 너만의 꿈의 지도를 그려라>에서 김태광 작가가 말한 것을 그대로 지킨다면 빠르면 5년 뒤, 늦으면 몇 십년 이후에 나의 꿈은 이루어질 것이다. 이러한 성공의 비법들을 30대가 아닌 20대에 알게 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여긴다. 청춘은 흔들려도 괜찮다는 말에 어느 정도 동감을 하는 바이지만 이젠 휘청거리지 않고 몸을 곧게 펴고 앞으로 달려 나가야 할 때다. 운동화 끈에 걸려 넘어지지 않게 끈도 다시 묶고, 몸이 굳지 않게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자, 이제 달릴 차례다.

스토리텔러라는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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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넘버 포 

모킹제이 

소년을 위로해줘 

은교  

브리다 

그냥:) 

정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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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넘버 포 1- 로리언에서 온 그와의 운명적 만남
피타커스 로어 지음, 이수영 옮김 / 세계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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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Just Stories
박칼린 지음 / 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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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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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 3권의 비밀 - 일 잘하는 사람은 노트에 무엇을 적을까?
미사키 에이치로 지음, 김현영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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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평단 이벤트를 검색하다가 눈이 가는 책을 발견했다. 일 잘하는 사람들의 성공 노하우가 담긴 <노트 3권의 비밀>. 20살의 문턱을 갓 넘은 나에게 있어서 이 책은 당장에 필요 없을 수도 있지만 미리 배워두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이 좋게도 서평단에 당첨이 되었고, 나는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기분으로 책을 펼쳐보았다.

 

이 책의 저자인 미사키 에이치로는 각 챕터마다 같은 말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었다. 노트를 사용해라. 노트에 기록해라. 그것이 너에게 아이디어를 줄 것이며, 회사 생활을 하는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학생 때는 기억하기 위해 기록을 했지만 회사원이 되어서는 잊기 위해 기록을 한다. 등등. 미사키 에이치로는 12년의 회사생활에서 자신이 터득한 노하우를 공개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메모의 힘. 기록의 힘. 하지만 쉽게 습관화 하지 못하는 기록. 미사키 에이치로는 어쩌면 독자인 나를, 그리고 우리를 시험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12년에 거쳐 이것을 터득했다. 당신은 어떻지?

 

아직 '학생의 신분'인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한 것은 딱 한가지. '내가 회사원이 되어서 이 책을 읽었다면 이제와서?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였다. 오히려 사회초년생이자 예비대학생인 지금 이 시기에 읽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미사키 에이치로의 말처럼 학생들은 기억하기 위해 노트에 필기를 한다.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오답노트를 만들고, 선생님의 말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판서한 것 위에 부가적인 설명을 추가해 놓으며, 나중에 내가 알게된 사실까지도 추가로 집어 넣는다. 노트는 기록을 할 수 있는 아날로그 도구이자 훌륭한 저장매체인 샘이다. 그런 노트를 회사원들은 잊기 위해 사용한다고?

 

처음엔 이해를 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고등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중에 갑자기 소설의 소재가 떠오른 적이 있었다. 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 머리로 계속 되뇌이다보니 선생님의 설명도 모두 놓쳐버리고, 나중에는 그 소재마저도 잊어버려 답답해 한 적이 있었다. 문득 떠오른 어떤 아이디어를 메모지에 적어 두었더라면 훨씬 편했을텐데. 후회를 하더라도 이미 늦다. 이런 상황은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겪어 보았을 것이다. 그 당시에 내가 어떤 생각을 기록을 해 두었다면 마음 편히 하고 있던 일에 집중할 수 있지 않았을까? 저자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알고는 있지만 습관화하려 하지 않는 '메모의 기술'에 대해. 일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로 하는 메모. 그것이 비밀의 시작이었다.

 

나는 지금 2권의 노트를 사용하고 있다. 정확하게는 다이어리 한 권과 알바노트 한 권이다. <노트 3권의 비밀>을 읽기 시작하면서 함께 하기 시작한 이 두권의 노트는 아직도 내 곁을 지키고 있다. 거기다 컴퓨터 앞에 상항 비치되어 있는 작은 탁상용 달력까지. 다이어리는 내게 있어서 '스케줄 노트'임과 동시에 '모함노트'이기도 하다. 먼슬리에는 일정을 적어 놓고, 위클리에는 그 날의 기록을 적어 놓는 격이다. 알바노트는 따로 설명하겠지만 내게 '모함노트'와도 같다. 저자는 아이디어를 적어 놓는 '메모노트',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일의 과정과 결과를 기록하는 '모함노트', 일정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스케줄노트'를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나는 한 권에 집약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일에 쫓기는 회사원에게도 필요하지만 사회생활을 앞둔 대학생들에게도 꼭 필요한 책인 것 같다. 자신의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따라 작업의 효율이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한다. 앞으로 파란만장해질 나의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조금씩 익혀나가는게 좋을 것 같다. 재수를 준비하는 나의 친구에게도 이 책을 소개해줘야지. 만약 당신이 시간을 알뜰하게 사용하고 싶다면 다른 노트는 치차하더라도 스케줄 노트만큼은 반드시 가지고 다니길 바란다. 일정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 만으로도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일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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