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죽음을 이토록 담담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내면을 충격한 에너지의 크기가 극한치에 달했다는 뜻이리라.감정 과잉의 세상에서 참으로 ‘반듯한‘ 글을 발견했다.
지혜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푸른색 아이메시지 속에서 나는 내가 사랑했던 모국어의 단어 하나를 영원히 잃었음을 알게 되었다. - P182
책을 읽다가 이건 뭐지? 하는 부분이 나오면 더이상 진도를 뺄수가 없다. 시간 전쟁이란 것이 먼 미래에 시간의 실타래를 엮고 관리하는 에이전시가 있어 시간 가닥이 다른 시간 가닥에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다른 시간 가닥의 동일 시간대 사람들을 없애야 하는 임무를 레드라는 존재에게 맡긴다. 다중우주(시간대)의 패러독스를 막겠다는 뜻이었을까? 뭐 여튼..이 과정에서 나를 막은 단어들이 부패한 시체, 재가 된 편지..이런 단어들이다..테넷의 경우, 원통처럼 돌아버린 시간은 시체의 흔적을, 편지가 타서 남겨진 재를 없앤다. 즉, 존재가 없어지면 시간도 없어지는 것인데..여기선 남는다. n차원의 세계를 상정하고 다중우주의 모습을 그리자는 것이었는지, 하나의 세계속에서 다중시간의 흐름이 존재함을 그리고 싶었던 것인지..이해의 기초가 흔들리니 재미를...알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