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 - Song Book : Play With Him (2CD) - 초도 2만장 한정 종이박스 케이스
윤상 노래 / 예당엔터테인먼트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항상 마음으로 느꼈던 것들 중 하나가 
이것이 내가 하는 일과 진정 의미 있는 연관이 있단 말인가... 
하는 것이었고
결국은 공부는 공부일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부담스럽기 그지 없는 학위만 덜렁 하나 갖게 되었다 

발전을 위한 혹은 도약을 위한 공부라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닐 테지만... 
그동안의 윤상이 보여준 노력들과 이 앨범의 성과들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뜸했던 윤상을 기다려온 그의 팬들에게는 사실 다소 잔혹한 실험이 아니었던가 싶다
그의 팬들에게는 그의 미래도 소중하지만 그와 함께 해온 그의 과거가 무엇보다 더 소중하고 그립기 때문이다 

그의 음악적 발전-사실 이 부분에 대해선 내가 전문적으론 문외한에 속하는 지라 평가할 수 없는 것이고- 여부는 뒤로 두고 
음악적 동료로서 후배들과의 소통...그 측면에서는 당당해질 수 있으리라 생각은 하지만 
그와의 추억을 공유하고 싶어했던 그의 팬들에게는 다소 모진 짓이었다는 말 밖엔 할 수 없다는 것이
'음악'에 대한 문외한 이며 '윤상'의 팬인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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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센티미터(2disc) - 디지팩
신카이 마코토 감독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7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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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신카이 마코토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길을 지향하는 고독한 천재일 수밖에 없음을
외치고 외치고 또 외치고 있었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의 담백함에 빠져 시작된 신카이 마코토 켈렉션을
계속 떠돌다보면 결국
이 우주 안에서 언제 시작되었는지 모를 다른 이들의 삶과 잠시 교차되었다가 
이내 계속 내길로만 떠돌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언제나 기다리는 사람들...
기다리는 것이 목적인 사람들...
만남이란 잠시 교차되는 우연이며 그것은 영원히 이어지는 혼자의 길에서 추억으로 남고
그리하여 또 다른 기다림의 시작이 되는 것   

목적이 되어버린 기다림의 그 간절함에 가슴이 저린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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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소녀 (3disc) - 3디스크디지팩, 스틸북, 필름컷, PVC케이스
호소다 마모루 감독, 이시다 타쿠야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7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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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돌리고 싶어...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면...
누구나 한번쯤 가져보는 꿈들
그것이 나에게 일어난다면

이와이 슈운지의 4월 이야기에서
내 여고~대학신입생 시절을 재현드라마처럼 보고 한참 그 여운에 빠졌던 적이 있었다.
지금도 4월이야기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리고 혼자 스산해지는 무렵에 몇 번이고 돌려보는 타이틀이다.

그 4월이야기가 여고졸업반의 재현이라면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그 여고시절 꿈의 실현이다.
그래서였을까?
난데없이 가슴이 울렁거리는 멍함을 던져준 치아키가 남같지 않았던 것은
결국 그도 내 꿈 중에 하나였던...

놀랍게도 사실적인 교실..과학실...가사실...

그런 디테일 하나하나에서 까지도 감동이 밀려와
결국 앉은 자리에서 세 번을 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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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 폴 - 3집 국경의 밤
루시드 폴 (Lucid Fall)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
자본이란 이름의,
세계라는 이름의,
정의라는 이름의,
세계라는 이름의,
정의라는 이름의,
개발이란 이름의,

세련된 너의 폭력,
세련된 너의 착취,
세련된 너의 전쟁,
세련된 너의 파괴
//

매일 출퇴근길에 항상 읊조리게 되는 가사와 오버랩되는 내 머릿속 그림 한 장
네슬레...원조를 가장한 임상실험...그리고 배를 앓는 검은 아이들...
서태지가 강렬하게 외치던 "sexual assault" 이후로
내 머리에 오래 남아 도는 노래가 되었다.

루시드폴 2집을 귀에 내내 꽂고 다니던 아들녀석조차
다소 지루하다며...한달 내내 이 음반만 듣느냐며...
그래서 아침 등굣길을 책임지는 이 어미의 차안에서 과감하게 제 MP3를 연결하는 만행을 저지르게 만든 앨범이긴 하였지만

매일매일 새로 듣는 듯 발견하게 되는 가사의 한 구절 한 구절들이 내 하루를 지배하는
의미있는 노래들로 채워져 있다.

고3 담임...수능 성적이 발표되고 그 등급제의 막막,애매함에 마음이 쓰려하던 늦은 퇴근길
//
너를 떠나기전에, 고향 떠나기 전에
독서실 문틈 사이로 밀어넣은 네 결심
바라보는 것만큼 어쩔 수 없던 우리
다같이 무기력했던 우리 고 3의 바다
//
그의 노래들이 그 혼자만의 개인적 감상과 고통의 산물이 아님을

지금의 나와 소통하고
나의 과거와 소통하고
그 고3의 아이들과 소통하고
국경 너머의 세상과 소통하는....

그가 음악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를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았다.

그가 소통을 위해 쓰는 언어들이 세련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가 소통을 위해 쓰는 음악적 분위기가 늘 똑 같다는 이유로
별을 빼고 싶진 않다.
그의 언어들은 그 노래 안에서 매일 새로 살아나고
그의 음악은 내 마음의 현재 모습에 따라 그 분위기를 바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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