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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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을 목전에 둔 학자가 여전히 세상을 날선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한때 최고의 자리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을 현혹하다가 지금은 알 수 없는 `생명`파로 이 땅의 현실에서 발을 뺀 한 노회한 시인을 비교할 수밖에 없다. 끝까지 정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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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일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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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시아버님의 시간이 멈추고

이 먹먹한 삶의 무게로 매일을 멍하게 버티는 중인 나에게

이 소설은 돌파구를 찾기 위한-무게를 털어내기 위한 마주서기였다.

 

중국의 오늘에 대한 작가 위화 나름의 풍자라고 생각하면서도

유난히 깊이 머릿속에 남는 것은

묻힐 곳 없는 자들의 세계이다.

저승의 빈의관에는 사후 거처가 마련된 자들이 차례를 기다린다.

여기서는 사후 세계 또한 있는 자와 없는 자로 구별된다.

V분류의 죽음과 A분류의 죽음, 소파와 플라스틱 의자로 차별되는 죽음에는

이승과도 같은 계급이 있다. 죽음에도 계급이 있다.

그러나, 죽음 후에도 묻힐 땅 한 평 못 가진 이들이 모인 세계에는

계급이 없다. 원수도 없고, 선악도 없고, 나와 남의 구별도 없다

심지어 시간이 흐르면 형체도 없고 차이도 없는 세상이 된다.

그곳에서는 죽인 자와 죽은 자가 함께 장기,바둑,오목...을 두고

내 옷을 남을 위해 찢어 나누어주며...

울음이 아닌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있다.

 

탐욕을 벗어난 모든 삶이 용서 받고 조화를 이루는...

가진 것이 없는 자들만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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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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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반 백을 넘으니 '지천명'이 아니라 '자천명'이 되는 경향이 있다.

소설 앞 부분 몇 페이지를 읽고...옆자리 동료에게

"김영하가 제법 유명해졌나보다. 신인들의 문장에서 보이는 한 문장 한 문장 힘들이고 공들인 흔적이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좋게 말하면 힘들이지 않고 흘러간다일테고..."

리뷰들을 읽어보면 많은 분들이 뜨악하는 부분에서

나는 이 생각을 접어야했다.

'오, 이래서 김영하 김영하 하는 건가?"

과장하면 '천의무봉'이라

옷을 만드는 사람은 한 땀 한 땀의 바느질에 온 힘을 쏟아 공을 들이나

그 바느질 자국은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고수다.

하수가 만든 옷은 한 땀 한 땀의 바느질에 온 힘을 쏟아 공을 들여

그 공들인 바느질 땀들을 자랑하려 애쓴다.

 

오늘 김영하의 이 소설에서 그 믿음을 확인한다.

첫인상에 거들먹이며 빈정댔던 나의 스스로 천명인체 하는 높은 코가 납작해졌다.

 

해설이나 작자 후기를 꼼꼼하게 읽는 편이다.

역시, 작가의 말에 꽂힌다.

'처음엔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레고 같은 재미난 놀이라 생각했던 소설쓰기가....

이젠 새로운 세계가 문을 열어주어야만 그 세계를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그렇다. 이것은 김영하라는 소설가가 만들어낸 세계가 아니라

김영하가 전하는 '황혼의 나라' 여행기다.

 

황혼의 나라에서 인간의 모든 관계는 교란된다.

없던 존재가 나타나기도 하고, 있던 존재가 사라지기도 한다.

존재A가 존재B로 바뀌기도 하고, 실존적 존재C가 의식적 존재D로 바뀌기도 한다.

그 안에 '나'라는 존재는?

결국 '나' 또한 그 안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김병수가 확실한지?

 

모든 것을 가두어두고, 차단해버리는 철창 만이 안락을 줄 수 있는 것은

그 안에서는 어떤 관계도 없고, 관계가 없으니 교란도 없기 때문

불혹>지천명>이순....

이 인간시간의 흐름을 표현한 단어들은 확정적 절차를 보여준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확고한 정의를 따르는...

하지만, 실제 경험해본 결과....

나이가 들수록 관계는 쌓이고, 그 쌓인 관계들 속에서 길을 잃게 마련이라는 것

'치매'는 그 교란된 관계를 지우고 '無'를 향해가는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

 

김기덕의 영화 '뫼비우스'의 포스터에 찍힌

"I am the father, the mother is I, and the mother is the father."란 문구가 떠나질 않는다.

 

 

**언뜻언뜻, 크리미널마인드의 양식적 차용이....뭐, 크리미널마인드에서 내가 좋아하는 요소니까..집중도up

**루이스 캐롤 오츠의 '좀비'가 여성작가 특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였다면, 여기는 툭툭 내던지는 남성적 시크함이...

**그렇지만 내내 읽으면서 소설 '좀비'를 잊을 수 없었다.

**살인자의 기억법...'기억'만의 문제가 아니다...'사실'에 대한 관찰까지도, 그 '서사'까지도 교란은 존재한다.

**"미안하지만 그건 비유가 아니었네.."라곤 했지만, 그 삶에 대한 서사들 모두가 '메타포'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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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그릇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8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이병진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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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초 월드에 빠지다. 들고나온1권을 다 읽어버리고 미친듯이 서둘러 집에 들어서자마자 2권을 잡고 끝장을 보고야 말았다. 21세기의 추리에 기계처럼 차가운 논리와 기술로 접근하는 명징함이 있다면,60년대의 이마니시에겐 직관(감~)과 손편지로 만들어가는 열정이 만들어내는 따뜻한 논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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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나라는 너무 크다
염승숙 지음 / 현대문학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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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다.오늘은 모든 고3 빙고가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날이다.9월 모의평가..어떤 시크릿에 의해 실시되는 임무인지.7시15분 출근, 아무도 없는 교무실에서 책의 마지막부분을 읽고 1교시 시험감독을 들어간다..생각이 많아졌다.의식의 흐름인데다가 영화 큐브,베르베르의 인간 들이 불쑥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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