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설계자들

[eBook] 설계자들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3월

존 르 카레로 시작해서 킬러들의 수다로 끝난다.
생각이 많은 킬러로 시작한 기대는 1/2지점쯤을 지나면서 클리셰가 난무하는..
딱 절반 분량으로 깔끔하게 끝냈으면 어땠을까

[마이리뷰] 하나만의 선택 (반양장)

하나만의 선택 (반양장) - 우리 시대 인문학 최고의 마에스트로 ㅣ 박이문 인문학 전집 특별판 1
박이문 지음 / 미다스북스 / 2017년 2월

내 대학시절 넘사벽의 세계중 하나였던 선생님
시와 과학으로 만나 내내 존경하는 인물로 꼽아왔던 선생님의 부고를 들었던 2017년 3월
선생님의 저서 전집을 구입하고는 제일 먼저 읽었던 책이다.
그냥 좋은 사람의 삶!

엄마는 작년인가부터 속을 알 수 없는 오묘한 태도로 ...

엄마는 작년인가부터 속을 알 수 없는 오묘한 태도로 멀지도 가감지도 않은 허공을 바라본다. 정신이 다른 곳에 가 있는 듯한 아득한 표정 속에 홀로 머문다. 그러나 이번의 혼자는 내게 무척 익숙한 그 혼자, 얼굴을 냉소적이고 불행한 가면으로
만들어 그 뒤에 숨거나 당신의 아픔과 실망을 하염없이 헤아리고 있을 때의 혼자와는 다르다. 이 혼자에는 슬픔이 아닌 온화함이 깃들어 있다. 호기심과 흥미는 있어도 자기연민은 없다. 엄마의 눈이 가늘어진다는 건 엄마가 이미 아는 것을 조금 더 명확히 보고 싶어한다는 것. 이제껏 살아온 삶에 집중하고 싶어한다는 의미다. 엄마는 진실을 알려준 꿈에서 깬 것처럼 몸을 흔들면서 말한다.
"사람들은 각자 자기 삶을 살 권리가 있지." 엄마는 나직하게 말한다. - P95

시티칼리지도 포위엔 일가견이 있었다. 다만 그 대상은 지성이 아닌 무지였다. 순수한 의도로 보면 약속의 땅으로 통하는 유일한 여권처럼 보였던
‘시티칼리지‘는 알고 보면 진정한 침략자였다. 그곳은 엄마와 네티가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한 방식으로 격동을 불러일으켰고 나를 두 사람 모두에게서 떼어놓았으며 내 머리에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삶을 심고 영양분을 주어 나를 반역자로 길러냈다. 나는 내 사람들 사이에서 살았으나 더 이상 거기에 속한 사람이 아니었다. 시티칼리지에 다니는 학생 대부분이 그랬을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지하철을 타고 공강 시간이면 익히 아는 거리를 걷고 매일 저녁 익히 아는 동네로 돌아가 고등학교때 친구와 만난 다음 자던 침대로 들어가서 잔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도 모르게 머릿속 세상 안에서 살아가기 시작했다. 머리가 읽고 말하고 생각하는 방식은 부모나 집에서의 생활, 그 익숙한 거리의 삶과 철저하게 멀어지고 있었다. 우리는 속으로 숨기는 생각과 겉으로 표현하는 생각의 차이를 처음 소개받았고 하나씩 익혀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각자의 집안에서 불순분자가 되어갔다. - P162

생각이 많은 킬러라니..ㅋ 퇴직 전에 내가 제일 잘...

생각이 많은 킬러라니..ㅋ

퇴직 전에 내가 제일 잘한 일이라 인정하는 것이 책을-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많이 사서 쌓아두었다는 것이다.
요즘 아침 산책 전에 오늘 TTS의 책을 고르는 일이 새로운 재미가 된 것이다.
장강명의 소설은 내일 산책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다 읽어 버렸다..짧기도 했지만..산책 후에도 계속 읽고 싶어질 만큼 재미가 있는 선택을 한 나자신에게 박수를..
설계자들 또한..그런 욕망을 자극한다.
하지만 도서관에서 빌려다놓은 책부터!

[마이리뷰] 마크 로스코

마크 로스코 ㅣ 베이식 아트 2.0
제이콥 발테슈바 지음, 윤채영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3년 1월

결국 다시 읽었다. 기괴한 돈지랄, 공치사들로 도배되었던 코바나컨텐츠의 전시회 도록에 소름돋은 후..결국 읽고 싶었던 차분한 화집을 찾았다. 해설과 작품의 배치, 예술 작품에 대한 최대한의 경의가느껴져 분이 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