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름을 갖고 싶었다
김지우 지음 / 홍익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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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이 어떤 책인지 알아 볼 생각이 없었어. 이미 제목에 꽂혔고, 표지에 적힌 이 글이 너무나 와 닿았으니까. 어쩐지 이 책을 단순히 읽고 싶은 게 아니라 읽어야만 할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어.


나는 이름을 갖고 싶었다 - 삶은 내게 상상 이상으로 무관심했고, 누구도 내 이름을 책임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상처받았다.


프롤로그를 읽고 조금 놀랐어. 나는 당연히 에세이라고 생각했는데 소설이었어. 그것도 단편 소설집. 무려 8개의 단편.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다 다른 이야기인데도 다 똑같은 이야기같은 건 어째서 일까. 글을 쓰는 작가의 상황이 감정이 늘 똑같았던 것만 같은. 한 번 앉은 자리에서 8개의 단편을 모조리 해치워버린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어.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어째서 프롤로그일까. 책이 아쉬웠던 건 제목과 표지의 글과 소설의 연관성을 내가 찾아내지 못해서 그런거겠지. 나는 왜 찾지 못했을까.

작가는 작가라는 이름이 아니라 소설가라는 이름을 갖고 싶어했어. 나는 어떤 이름을 갖고 싶어 했더라 이제는 기억도 안나는데 문득 고용센터에서 들은 수업에서 이작가라는 별칭를 내가 나에게 지어주었던 게 생각났어. 나는 어떤 글이든 내가 쓰고 싶은 글은 언제든 어떤 주제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었지. 작가라는 이름을 갖고 싶었지하고 잊고 있던 내 이름을 찾아냈어.

8개의 단편소설 중에 완벽한 미역국을 끓이는 방법은 조금 말하고 싶어. 남편의 생일상을 차리기 위해 요리라고는 할 줄 모르는 아내가 미역국을 끓이는데 친구가 알려준 레시피는 무용지물이 되었어. 다 터버렸거든. 그게 어찌나 안타까운지, 옆에 당장 달려가서 아니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라며 알려주고 싶더라. (물론 나도 요리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망쳐버린 요리와는 달리 남편은 참 따뜻했어. 이런 남편이라니 좋네, 부럽네 라는 생각이 들었지.

소설가 말고 작가는 어떠신가요? 라고 묻고 싶어. 에세이를 쓴다면 좋을 것 같은데 라는 나의 희망. 김지우 소설가의 또 다른 책이 있는지 찾아보고 싶어. 뭔가 나한테 와닿는 나를 위한 글 같은 그런 책이 있을 것만 같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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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을 해도 나 혼자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
무레 요코 지음, 장인주 옮김 / 경향BP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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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책이었어. 작가가 고양이랑 함께 사는 이야기인데 고양이를 키우지 않아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고양이를 너무나도 키우고 싶었는데, 이 책을 읽고 조금 부담스러워졌어. 자는데 자꾸 깨우면, 으아아 너무 괴로울 거 같아.

나는 어른이 되고나서 온전히 내가 책임져야 하는 반려동물은 지금 키우고 있는 햄스터 치치가 처음인데, 이렇게 작은 아이라도 나에게 기쁨을 줘. 요즘 나의 활력소라지. 근데 내 맘도 몰라주고 앙 깨물어서 피가 줄줄 흐르면 화가 나기도 해. 작가가 사랑하면 미움도 생기는 거랬으니 내 감정도 정상이겠지.

작가의 고양이가 새벽에 자꾸 깨워서 화를 냈어. 나는 치치가 나를 물어서 화를 냈지. 근데 고양이도 햄스터도 사람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데 사람 말로 화를 내고 혼을 내고. 그래도 고양이는 조금 더 알아 들으려나.

고양이의 삶이 호화로워. 비싼 캔 사료를 먹는데 그마저도 다 먹지 않고 남기고, 으이구 편식쟁이. 우리 치치도 편식 장난 아닌데 싶어서 웃음이 났지.

천둥소리는 무서워하지만 태풍이 오면 기분이 좋아지는 고양이, 주인을 자지 못하게 계속 깨우는 고양이, 빼애애액 하고 크게 우는, 발톱을 스스로 관리하지 않아 주인을 걱정하게 하는, 집에서와는 다르게 동물 병원에서 진료볼 때는 세상 착한 고양이.

집에는 고양이랑 주인밖에 없는데 침입자가 있지는 않은지 경계하는 고양이였어. 그 내용을 읽으면서 나는 또 치치 생각이 났지. 치치도 늘 경계를 하는데, 그 대상이 나야. 내가 아직도 무서운 가 봐. 내가 얼마나 잘 해주는데! 흥 속상해.

책을 읽으면서 고양이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었고, 고양이와 함께 사는 게 쉽지 않다는 것도 알았고. 나는 고양이는 못 키울 거 같아. 그치만 고양이가 너무 좋아. 여전히 길을 걷다가도 고양이만 보면 멈추고 웃으면서 바라본다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아니어도 반려동물을 키우거나 키운적이 있다면 이 책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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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해줄게
소재원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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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 행복하게 해줄게 ]

소재원
네오픽션


어떤 이야기부터 꺼내야 할까 한참을 생각했어. 비스티 보이즈는 책이 아닌 영화로 봤어. 그 영화를 영화관에 가서 무려 5번을 봤어. 오래전이라서 잘 기억이 안났어. 뭐 때문에 자꾸만 봤던 걸까. 내 감정이 무엇이었을까. 근데 행복하게 해줄게 이 책을 읽고 나 그때 그 영화, 이런 마음으로 봤던 거 같아.

어려운 생활을 하는 부부가 나와. 첫째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고, 둘째는 아직 뱃속에 있어. 남편은 다니던 회사에서 임금을 받지 못했지만 계속 다니기 위해 신고하지 못했어. 대리운전을 하며 겨우 사는데, 교통사고를 당했어. 처음은 쇄골이 부러져 8주를 쉬었고, 그 다음은 몇개월은 쉬어야하는 큰 사고였어. 수술도 해야했어. 절망. 그렇지 누구나 이런 상황이면 절망을 느끼겠지. 그리고 다 포기하고 싶어질텐데 부부는 그러지 않았어.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잖아. 미련한걸까 나는 잘 모르겠어. 남편은 매일 힘든데도 희망이 있어. 내 가족 내가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그것도 미련한 걸까.

세상 사는 게 참 어려워. 나는 여기 있는데, 앞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어쩐지 자꾸만 뒷걸음질 치는 기분. 부부도 그랬을까. 불평 불만 대신, 그래도 행복했다 생각하고 말라는 그들을 보고 있자니 내가 조금 더 힘차게 걸어야겠다 싶었어. 억울해하는 거 나도 그만해야겠다 싶었어. 책은 우울하고 무거울 수도 있는데, 그래도 읽어봤으면 해. 지금 힘든 사람도, 힘들었던 사람도, 힘들지 않은 사람도, 힘들었던 적이 없었던 사람도.

행복해지고 싶다. 나를 행복하게 해줄 사람이 나밖에 없으니, 내가 나를 행복하게 해줘야지. 나도 행복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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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셋, 지금부터 혼자 삽니다
슛뚜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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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일상, 어쩐지 SNS를 들여다 보고 있는 기분이 드는 책이었어. 어떤 느낌인지 전해지려나.

나는 집순이이고, 어디보다 집을 좋아하고 사람 먾은 외부를 좋아하지 않아. 단절된(벽으로 막힌) 내 집이 좋아. (물론 지금내가 사는 집이 오롯이 좋은 건 아니지만) 집에만 있다보면 단절된 느낌에 아주 가끔이 숨이 막히고 불안해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창문을 열어서 외부의 공기, 외부의 소음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면 다시 괜찮아지고는 해.

어쨌든 나는 집순이이니까, 집을 좋아하는 것 같은 슛뚜의 이 책이 눈에 들어왔어. 내가 좋아하는 21세기북스 책이기도 하고. 그런데 음 알쏭달쏭했어. 슛뚜는 반려묘를 자기와는 상의도 없이 다른 집에 보내버린 가족과 몸싸움까지 할 정도로 크게 싸우고 집을 나서 친구 집에서 지내다 집을 알아보고 이사를 하고 그렇게 독립을 했대. 그렇게 싸우고 집을 나섰음에도 역시 가족인가 봐. 인연을 쉽게 끊을 수는 없나 봐. 혼자 살면서도 엄마 집밥을 생각하고, 먹고. 돈이 급해지니 엄마에게 빌리고. 조금은 닮은 부분도 있어서 웃음이 나왔지. 역시 가족이라는 건 아주 오묘하고도 신기한(신비로운) 관계같아.

아참 집을 나오면서 베베라는 강아지도 데리고 나왔는데, 대학교 강의도 함께 듣고, 반려견 출입 가능 카페를 찾아 늘 데려다니고. 강아지를 정말 너무 좋아하는구나 싶었어. 나도 치치를 데려다닐 수만 있다면 어디든 데려가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서 조금 안타깝네.

슛뚜는 세번의 이사를 하고 여전히 월세를 내며 살고 있자면 나중에 자신만의 집을 꿈꿔. 나도 그런데! 내 집 오롯이 내 집을 꿈꾸지. 슛뚜도 나도 내 집을 가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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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병동
가키야 미우 지음, 송경원 옮김 / 왼쪽주머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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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다는 것에 대해 자꾸만 생각하게 되어서 그런가, 자꾸 이런 책을 읽게 되네. 환자들의 죽음을 보면서도 울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죽음 자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책이 아니어서 였을까.

후회병동은 시한부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병동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의사 루미코가 병원 화단에서 줍게 된 청진기를 통해 환자들의 마음을 읽고 그 환자들의 후회를 없애주는 책이라고 할까. 루미코는 조심성이 없어서 이상한 말로 환자나 환자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는데, 주운 청진기가 환자의 속마음을 들려주니까, 환자를 더이상 상처주지 않을 수 있겠다고 안심하는 모습을 보면서 루미코는 그런 청진기 없이도 좋은 의사가 될 것 같았어.

살면서 수없이 많은 결정을 하잖아. 그리고 그 뒤에 늘 후회가 따라 오고. 그때 그러지말걸, 그런 선택 하지 말 걸. 후회는 선택에 의해 계속 생겨나고 그렇게 후회가 쌓이고 죽기 직전에 돌아보면 유난히 더 마음을 짓누르는 후회가 있겠지.

네명의 환자를 보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계속 생각해봤어. 죽음을 앞 둔 사람의 마음을. 아 청진기는 단순히 속마음만 들려주는 게 아니라 환자를 과거로 보내주기도 하거든. 커다란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곳은 내가 가장 후회했던 순간으로 갈 수 있어. 그 과거 속에서 현실과는 다른 선택을 하는데, 더 나은 선택은 없었어.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하게 되는거겠지. 그러니까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은 거겠지. 과거가 아닌 오롯이 현재에 살 수 있으면 좋겠어.

그나저나 새로운 의사가 한명오는데 루미코처럼 환자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나 봐. 그 의사는 마슈코. 일본에서 가장 투명하고 아름다운 호수이름 그대로 마슈코래. 나도 그 호수 봤는데 안개의 호수라고도 불리고 그 호수의 맑게 된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 평생 자기에게 올 운을 다 끌어 써버린 거라고도 하더라. 아 이게 아닌데, 어쨌든 청진기는 마슈코의 손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럼 마슈코의 이야기로 2편이 만들어 지는 걸까. 그렇다면 또 읽고 싶어. 어쩐지 따뜻한 책이었으니까. 그리고 루미코와 이와시미즈의 이야기기 궁금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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