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있던 시간은 소중함이 귓가에 닿는 시간

우리가 있던 시간
스웨덴세탁소 저자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1년 4월

아무래도 그녀들이 말하고자 했던 음악은, 사람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음악으로 치유받았으면 했던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차곡차곡 쌓아올린 10여년의 시간동안 여러가지 일들도 많이 일어났을텐데, 알게 모르게 일어난 일들을 차분한 음색으로 풀어내기까지 겹겹의 시간들을 보내고나서 적어내려간 글처럼 느껴져서 진심이 가득했다.

언제나 그랬듯, 마음이 힘들어지는 날엔 꼭 스웨덴세탁소의 음악을 들으며 위로를 받곤 했는데, 곡제목과도 같은 이 책은 어딘가 꾹꾹 눌러담은 편지처럼 느껴져서 유독 더 와닿았더랬다.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스트리밍서비스 같은 글이 아닌, 두고두고 또 듣고 싶은 CD의 감성을 담아 카세트테이프의 감성을 담아 차분한 음색으로 읽은 오디오북이 듣고싶어질만한 예쁜 책이었다. 표지도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한강에서 돗자리펼쳐놓고 가만히 누워 볕을 받으며 읽고싶었던 책이랄까.

그저 바라기는, 팬으로서, 아프지않고 건강했으면, 오래오래 함꼐 늙어갔으면,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목소리에도 담겨있어서 예쁘고 아름다운 목소리도 좋고, 할머니가 되어 중후해진 그 목소리도 좋아요 라고 말할 순간이 왔으면 좋겠다. 그쯤되면 아마, 우리가 보내온 시간 쯤으로 출간되지 않을까. 어딘가 귀엽고 새침한척하는 순수한 할머니가 되어 있을것 같은 스웨덴세탁소의 인영과 세윤으로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비슷한 나이때니까 ! 같이 늙어가길 :-)

[100자평] 우리가 있던 시간

우리가 있던 시간
스웨덴세탁소 저자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1년 4월

마냥 여리고 예쁠줄만 알았던 그 목소리의 이면에는 어딘가 따뜻할 수 밖에 없는 진중한 모습이 많았구나 하고 새삼 느끼게 만드는 책. 예쁘고 청아함이 오래토록 함께하면 좋겠으나, 팬으로서 그저 사랑하는 뮤지션이 몸도 마음도 아프지 않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 꼭 노래와 닮은 책.

한 사람의 슬픔이 주는 단단함이란 이런것

슬픔이 질병이라면 난 이미 죽었을 텐데
김제인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1년 3월

사람들이 말한다. 우울감이나 슬픔은 혼자 고스란히 떠안고, 티내지 않음을 원칙으로 한다는 듯 항상 행복해야만 하고, 항상 아닌척 괜찮은척 해야하는 대상이 되어야 했다. 우울이란 그러했다. 사람에겐 별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기 때문일까. 사실 우리의 모든 감정들은 다 귀하고 아름다운것인데도 유독 우울하고 슬픈 감정들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가져다댄 것이 사실이었다. 슬픔이 질병이라면, 나도 아마 죽었을 것이다. 짝사랑에 상처받은 마음이 비일비재했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나를 좋아해주지 않는 건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때도 있었으며, 슬픔으로 가득채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은 날들을 살아갔기 때문이겠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애틋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슬픔을 온전히 슬픔으로 느끼도록 하는 글들. 그 슬픔이 결코 나쁜게 아니란걸 알려주기라도 하는듯 차곡차곡 쌓아둔 감정들이 주는 글의 위로들이 편안하고 평안했다. 삶이란 자고로 이 모든걸 잘 이겨내는 것이 아니던가. 물론 이겨내기까지도 철저하게 많이 노력해야하는 것을 잘 알지만, 어째서인지 그 노력의 결과가 이 책인것 같아서, 마음이 자꾸 애잔해졌다.

내 믿음을 가져가는 모든 것들이 싫어 - P87

사랑이 손에 잡히는 형태를 갖추고
마음이 눈에 보였으면 좋겠어
우리는 잡히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에
너무도 쉽게 흔들리니까 - P74

K축제를 이렇게나 잘 설명하다니!!

전국축제자랑 - 이상한데 진심인 K-축제 탐험기
김혼비.박태하 지음 / 민음사 / 2021년 2월

일단은.. 만세를 부르고 시작해야할 것 같다. 이 책을 내준 민음사도 만세고, 누가 축제를 자랑하려고나 했을까 싶을 정도인데, 그 어려운걸 김혼비 작가님이 해내신다. 그것도 옹골찬 개그로 이렇게 승화하시다니 더할 말이 없다. 지역 행사를 굳이 찾아가는 발품만 해도 어마무시한데, 그걸 또 책으로 쓴게 너무 좋았다랄까. 처음에 읽기 시작할땐 아무리 김혼비여도 이건 못살릴것이다 였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다. K스러움을 가장 잘찾아내고, K컬쳐 특유의 무언가를 이야기하는데, 애매한 이야기인데 애매하게 받아들이지만, 그 애매함이 K스러움이니까 라고 결론이 나버린다. (이렇게 쓰는 리뷰도 아마 K스러움이 되겠지)

블로그 리뷰처럼 좋은점만 가득했다면 아마 이책이 이렇게까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지는 못햇을 것이다. 적절한 보완점들이 같이 설명되어있는게 이 책의 장점이라면 장점인데, 최대한 가볍지만 쉬이 넘어갈 수 없는 문제들을 지적했다는 것을 분명히 안다. 12개의 축제였지만, 그중에 가보고싶다 한 축제는 겨우 2개. 단오제와 곶감축제. 취향을 타서 일 수도 있겠으나, 개선되어야 할 여지가 너무 많이 느껴져서겠다. 수많은 축제중 12개를 추리는 것도 일이었을것 같다. 부디 좀 개선되어, 작년에 가본 축제 또 가봅니다 하고 전국축제자랑2탄이 나오면 좋겠다.

비단 책에 실린 축제들만의 문제는 아닐테니까, 각 해당 구청 도청 시청 공무원님들 보시고 개선좀 해주시면 좋겠다... 에헤헤헤..

그토록 사람들이 말하는 메타버스란건,

메타버스 - 디지털 지구, 뜨는 것들의 세상 ㅣ 메타버스 1
김상균 지음 / 플랜비디자인 / 2020년 12월

요즘 읽는 책들에 대부분 부쩍 메타버스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도대체 그놈의 메타가 뭐길래!! 하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아예 명시되어진 책이 나와서 읽을 수 있었다. 가상공간의 세계, 우리가 이미 은연중 사용하고 있는 그 모든것들이었다. 신기하게도 우리는 이미 메타버스 안에 살아가고 있다. 급변하고 있는 이 시대를 잘 적응하기만 해도 충분히 바쁜 삶인데 다들 어디선가 라이프로깅을 하고, 대신 먹어보고 하면 신나게 소비의 사회를 살아간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면서 자신의 시대를 이끄는 사람이 될 것인가, 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뒤처져 남이 원하는 대로 소비하고 내가 소비했다 자랑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게 된다. 그럴때, 읽게된 메타버스라 마음에 쏙 들었고, 우리의 소비에 대해, 살아가고 있는 환경에 대해 다시금 재정비할 수 있는 어떤 문제를 제기해주는 듯 해서 읽고나서의 이후의 독서들에도 또다른 관점의 독서들로 이어질 수 있어서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