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질병이라면 난 이미 죽었을 텐데
김제인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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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말한다. 우울감이나 슬픔은 혼자 고스란히 떠안고, 티내지 않음을 원칙으로 한다는 듯 항상 행복해야만 하고, 항상 아닌척 괜찮은척 해야하는 대상이 되어야 했다. 우울이란 그러했다. 사람에겐 별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기 때문일까. 사실 우리의 모든 감정들은 다 귀하고 아름다운것인데도 유독 우울하고 슬픈 감정들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가져다댄 것이 사실이었다. 슬픔이 질병이라면, 나도 아마 죽었을 것이다. 짝사랑에 상처받은 마음이 비일비재했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나를 좋아해주지 않는 건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때도 있었으며, 슬픔으로 가득채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은 날들을 살아갔기 때문이겠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애틋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슬픔을 온전히 슬픔으로 느끼도록 하는 글들. 그 슬픔이 결코 나쁜게 아니란걸 알려주기라도 하는듯 차곡차곡 쌓아둔 감정들이 주는 글의 위로들이 편안하고 평안했다. 삶이란 자고로 이 모든걸 잘 이겨내는 것이 아니던가. 물론 이겨내기까지도 철저하게 많이 노력해야하는 것을 잘 알지만, 어째서인지 그 노력의 결과가 이 책인것 같아서, 마음이 자꾸 애잔해졌다.

내 믿음을 가져가는 모든 것들이 싫어 - P87

사랑이 손에 잡히는 형태를 갖추고
마음이 눈에 보였으면 좋겠어
우리는 잡히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에
너무도 쉽게 흔들리니까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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