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희미하게
정미경 지음 / 창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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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내가, 이 알량한 글 몇자로 평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으나, 많은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결코 대충 쓰여진 문장이란 없었고, 최선의 선택이 아닌 최고의 선택과도 같다고 느껴질만큼 소설의 전반적인 부분들이 무거웠다. 김병종 화가의 추모 산문을 보고나서야 엄마로서의 삶과 소설가로서의 삶을 참 잘지켜내면서도 작품을 써온 그녀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알았다.

두번 읽었을때 그녀가 얼마나 힘있게 정제되어 정돈된 마음으로 그렇게 소설을 썼는지, 새삼 깨닫기도 했다. 생각보다 몰입도가 좋지 않았던터라 꾹꾹 한자한자 눈으로 눌러야 했다. 버스안에서 가볍게 읽기 좋을거라 여겼는데, 바른자세로 책상에 앉아 찬찬히 읽어야 할 책이었다.

 

단편 하나를 보고 다음 단편으로 바로 넘어가지 못했다. 그저 단편일 뿐인데 가지고있는 무게는 한권의 무게였다. 얇은 소설속에 어찌 이런 무게가 감당이 될는지. 어쩌면 그녀의 유작이기 때문에 더 그런 무게감이 묵직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만큼 멋지게 그렇게 항상 꾸준히 써왔다는것. 그것이 그녀가 가진 강점이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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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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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감정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새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고, 뭔가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여러 사회현상들은 다 일편적인 부분들 때문에 일어났던 일이라 생각했는데, 우리의 사회에 여러가지 문제들 중 사람들의 감정이 공감능력이 소통하며 대화하는것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사회의 모든 문제들이 일어났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보지 않았더랬다.

덕분에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생각도 해보게 되기도 하고, 결론이 나지 않을걸 알면서 사회적으로 우리가 어떤 문제를 지니고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는 느낌은 받았다. 그러니 꼭 부디, 인문학을 잘 모른다면, 나처럼 무지하다면, 무지했다면, 오찬호 작가의 책과 강연은 꼭 보길 바란다. 책을 보는 내내 마음이 먹먹해질 만큼 벅차게 무거운 말들을 뼈있게 했다. 그래서 더 마음에 쏙 들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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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쓰게 된다 - 소설가 김중혁의 창작의 비밀
김중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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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킥킥" 으로 시작했던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상자에서 집어들고 손에 닿는 감촉이 좋아서 한 번 스윽 훑어보고는 "뭐야 이게~!" (이동진평론가의 소리로 읽어주길 바란다.) 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난데 없는 창작의 비밀인데 아주 쏙쏙 들어온다. 세상에 그림책이 따로 없다. 다시한번 김중혁 작가에게 적잖이 놀라는 책이었다. 빨간책방의 김중혁이 말하는 소설의 창작비밀이라니 솔깃해서 장바구니에 넣었는데 예스 24는 총알 배송을 했고, 나는 새해의 글쓰기를 위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2-3일의 출퇴근하는 시간동안 버스에서 킥킥거리다가 버스에서 관종이 되기도 했더랬다.

분명히 무엇이든 쓰게된다고 하더니만 무엇이든 그리게되는 기분은 뭘까. 오늘부터 글과 그림을 한꺼번에 하는 그림일기라도 써야하나 하고 고민했다. 그림도 그리고 싶어지고 글도 쓰고 싶어진다. 무엇보다 아이패드를 굉장히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불끈 !! 했다. (리뷰를 쓰다말고 아이패드 가격을 뒤적거리기도 했다.) 과거에 갤럭시 탭 10.1이 한참 나왔던 시절에, 한글 2007이었던가.. 어쨌든 그 프로그램을 가지고 카페에서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메모리상의 이유로 페이지가 10페이지 정도 넘어가면 애써 적어둔 파일이 켜지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블로그 리뷰를 쓰다가도 멈추기 일쑤였고, 탭이 가진 메모리의 한계는 극복되지 않는건가 싶었는데 이쯤되면 아이패드를 사용해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디까지나 그림을 그리는 쪽에서만 생각했을 때다.

무엇이든 쓰고는 있는데, 막상 이 책을 읽을 당시에는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었다. 아주 호기롭게 오늘은 무엇인가 써야한다는 생각과 강박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1월 한달간을 서점리스본과 함께 글을 쓰고 있는데, 매일 써야할 주제에 대해서 뭔가 심오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있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글을 한달쓰면 30개니까 그걸 어떻게 지지고 볶아서 책한권 내보자가 목적이었는데, 점점 쓰다보니 아직 그럴 짬은 안되는 것 같다. 그저 열심히 적어놓고, 나중에 끄집어내서 한데 모아보고는 싶어졌다. 그런의미의 투고라면 좀 재미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소설을 쓰고 싶었을때 역시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있었다. 나는 곧잘 쓰니까 소설도 쓸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건만 소설쓰기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얼마전 들은 팟캐스트 빨간책방의 최은영 작가가 내가 쓰는게 아니라 몸이 쓰는게 소설이라는 말을 듣고나서 "아." 라고 했다. 내가 쓴 글을 보고 다른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해주고 있었다는 말에 소설은 그냥 진득하니 쓰는 것임을 받아들였다.


그러니까 무조건 쓰는게, 무엇이든 쓰는게, 그게 거지같던 아니던간에 쓰는게 최선이다. 최고로 좋은 문장보다 최선을 다하면 언젠간 출판하지 않을까. 김중혁 작가가 어디서 한번도 글을 배운적이 없다는 말에 좀 위안이 된다. 꾸준히 노력하면 될게다.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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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김동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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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김동영 선생님의 글들보다 훨씬 더 따뜻하고 부드러워진 책떄문일까, 책을 읽는 내내 커피를 한잔 마시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작고 여리던 마음에 조금은 살이 붙어서 단단해지되, 부드러움을 지니고 있어서 마음이 더 편했는지도 모르겠다. 행복했었고 또한 행복했다.

지난 날엔 그의 아픔에 공감하며 나도 위로받았다면, 지금의 책은 그의 삶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도전이 되었다. 그 예쁜 문체가 미소같았고, 조금은 괜찮다고 말해주는 듯해서 더 좋았다. 언제나 이사람은 글에 진심이 녹아 있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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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처럼 살기로 했습니다
스테판 가르니에 지음, 김선희 그림, 이소영 옮김 / 이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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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 들어가는 글 부터 난리였지요.

하루동안, 그저 잠시만이라도 코드를 뽑고, 그 모든 연결을 끊고서...... 그저 가만히 숨쉬고 싶을 뿐이다. -p5

 

이 글을 보자마자 취향저격에 심장저격까지 당했네요. 한동안 그렇게 살지 못해서 찔림이 있었고, 고양이가 부비적거리듯 내게도 책이 말을 걸더군요. 이런 글을 어찌 마다할 수 있었을지 싶습니다. 읽다보면 중간중간 인생에 대해 가끔 품었던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해주기도 합니다. 고양이에게 배울것이 참 많다지만, 고양이에게 연애까지 배울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지요. 밀당의 고수인건 알아줘야 합니다. 그리고 요즘은 핸드폰대신 고양이마냥 일어나자마자 기지개 펴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책 자체가 꼭 내마음을 들킨 것 마냥 하루에 하나씩 1일 1지식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더라구요. 저는 하루에 다지식을 요구하는 편인데, 하루에 하나만 기억해도 365일이면 365개임을 자꾸 잊어버리는가봐요.

 

그 외에도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고양이의 맥락은. 환경과 상관없이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기도 하고, 자기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 같았어요. 내가 요구하는 것을 상대방에게도 요구 할 줄 알아야 했구요. 나를 위해 침묵하는 법도 배워야했죠.

뒷부분에 나온 고양이지수 체크하기까지 얼마나 좋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연말에 내년을 준비하는 이맘때에 읽기 좋은 소설이 아닐까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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