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쓰게 된다 - 소설가 김중혁의 창작의 비밀
김중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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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킥킥" 으로 시작했던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상자에서 집어들고 손에 닿는 감촉이 좋아서 한 번 스윽 훑어보고는 "뭐야 이게~!" (이동진평론가의 소리로 읽어주길 바란다.) 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난데 없는 창작의 비밀인데 아주 쏙쏙 들어온다. 세상에 그림책이 따로 없다. 다시한번 김중혁 작가에게 적잖이 놀라는 책이었다. 빨간책방의 김중혁이 말하는 소설의 창작비밀이라니 솔깃해서 장바구니에 넣었는데 예스 24는 총알 배송을 했고, 나는 새해의 글쓰기를 위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2-3일의 출퇴근하는 시간동안 버스에서 킥킥거리다가 버스에서 관종이 되기도 했더랬다.

분명히 무엇이든 쓰게된다고 하더니만 무엇이든 그리게되는 기분은 뭘까. 오늘부터 글과 그림을 한꺼번에 하는 그림일기라도 써야하나 하고 고민했다. 그림도 그리고 싶어지고 글도 쓰고 싶어진다. 무엇보다 아이패드를 굉장히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불끈 !! 했다. (리뷰를 쓰다말고 아이패드 가격을 뒤적거리기도 했다.) 과거에 갤럭시 탭 10.1이 한참 나왔던 시절에, 한글 2007이었던가.. 어쨌든 그 프로그램을 가지고 카페에서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메모리상의 이유로 페이지가 10페이지 정도 넘어가면 애써 적어둔 파일이 켜지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블로그 리뷰를 쓰다가도 멈추기 일쑤였고, 탭이 가진 메모리의 한계는 극복되지 않는건가 싶었는데 이쯤되면 아이패드를 사용해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디까지나 그림을 그리는 쪽에서만 생각했을 때다.

무엇이든 쓰고는 있는데, 막상 이 책을 읽을 당시에는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었다. 아주 호기롭게 오늘은 무엇인가 써야한다는 생각과 강박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1월 한달간을 서점리스본과 함께 글을 쓰고 있는데, 매일 써야할 주제에 대해서 뭔가 심오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있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글을 한달쓰면 30개니까 그걸 어떻게 지지고 볶아서 책한권 내보자가 목적이었는데, 점점 쓰다보니 아직 그럴 짬은 안되는 것 같다. 그저 열심히 적어놓고, 나중에 끄집어내서 한데 모아보고는 싶어졌다. 그런의미의 투고라면 좀 재미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소설을 쓰고 싶었을때 역시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있었다. 나는 곧잘 쓰니까 소설도 쓸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건만 소설쓰기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얼마전 들은 팟캐스트 빨간책방의 최은영 작가가 내가 쓰는게 아니라 몸이 쓰는게 소설이라는 말을 듣고나서 "아." 라고 했다. 내가 쓴 글을 보고 다른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해주고 있었다는 말에 소설은 그냥 진득하니 쓰는 것임을 받아들였다.


그러니까 무조건 쓰는게, 무엇이든 쓰는게, 그게 거지같던 아니던간에 쓰는게 최선이다. 최고로 좋은 문장보다 최선을 다하면 언젠간 출판하지 않을까. 김중혁 작가가 어디서 한번도 글을 배운적이 없다는 말에 좀 위안이 된다. 꾸준히 노력하면 될게다.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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